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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고급화 전략' vs '가격인상 꼼수'…프리미엄 식품에 엇갈린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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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국물요리·즉석밥·과자·라면 등 프리미엄 앞세워 비싼 제품 잇달아 출시
가격을 올리기 위한 꼼수 지적 제기…특정 제품군 평균가격 상승우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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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최근 식품업계가 프리미엄 전략을 앞세워 기존 제품보다 높은 가격이 책정된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는 것에 대해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고급 원재료를 사용해 가격을 기존 제품 대비 비싸게 책정했다는 것이 업계의 입장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인건비, 물류비 등 제반 비용과 원재료비 상승 압박에 따른 기존 제품 가격을 크게 올리지 못하자 내놓은 꼼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며 우회적으로 가격 인상에 나선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는 시각이다.

서민음식이라는 특수성을 지닌 라면과 과자, 맥주, 즉석밥, 가정간편식(HMR) 제품에서 프리미엄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기존 제품 생산을 줄이고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할 수 있어서다.

이 경우 해당 품목군에서 판매되는 제품 가격이 동반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기존 소비자들의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겼던 가격대가 있었지만 프리미엄 제품군 판매로 가격이 높아지면서 제품군 평균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다.

2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물류비 등 원가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주요 식품 기업들은 연초부터 각종 음료수 가격을 비롯해 두부, 즉석밥, 통조림, 라면 등 가공식품 등의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식품업계의 가격 인상은 하반기에도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최근에는 원유가격 인상에 따른 우유제품의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우유 인상 후에는 치즈와 아이스크림, 빵 등 우유를 사용하는 주요 제품군 가격이 오를 수 있다.

기존 제품 가격 인상과는 별개로 최근 식품업계에서 나타나고 있는 트렌드는 프리미엄 제품군 출시다. 8000원대 국물요리 HMR, 2500원대 즉석밥, 2000원대 라면, 1500원대 프리미엄 새우깡 등이 대표적이다.

CJ제일제당은 최근 '비비고 도가니곰탕'과 '비비고 꼬리곰탕'을 출시했다. 두 제품의 가격은 각각 8180원으로 기존 비비고 국물요리 제품 가격 대비 최소 1.5배에서 3배 가량 비싸다.

CJ제일제당은 차돌된장찌개, 갈비탕, 차돌육개장 등 프리미엄 제품의 매출 비중이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면서 올해 9월 누계 기준으로 비비고 국물요리 전체의 30%를 넘어섰다는 점을 반영, 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이 저렴한 제품보다 좋은 재료를 사용한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 패턴을 보여 기존 제품 대비 높은 가격의 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일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 이 회사의 설명으로 요약된다.

하지만 국내 상온 국탕찌개 시장에서 40%대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1위 업체의 프리미엄 전략이 경쟁사 제품의 프리미엄화를 이끌고 나중에는 전체 제품군 평균 가격을 끌어올리는 방아쇠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즉 높은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업체가 낮은 가격대의 제품군 판매보다 프리미엄 제품군 판매에 집중할 경우 소비자들의 경우 제품 선택권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경쟁사도 비슷한 상황이라면 국물요리 전반적인 가격이 오를 수 있다.

프리미엄 전략은 최근 라면과 과자에서도 나타났다. 하림은 'The미식 장인라면'을 출시하며 1봉지 가격을 2000원대로 책정했고 농심은 새우깡의 프리미엄 버전 '새우깡 블랙'을 출시하며 기존 제품 대비 50% 가격을 높여 책정했다.

장인라면은 사골과 소고기, 닭고기 등 신선한 육류 재료와 버섯, 양파 등 각종 양념채소를 20시간 끓인 라면요리라고 하림은 설명했다. 새우깡 블랙은 새우함유량을 기존 제품보다 2배 높이고 트러플 오일로 맛을 낸 프리미엄 제품이다.

하림과 농심은 두 제품 출시 후 기존 제품 대비 차별화된 원재료를 사용해 제품 가격을 높게 책정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가격이 기존 제품 대비 비싸더라도 좋은 원료를 사용한 제품을 우선 구매하는 소비자를 겨냥한 행보다.

일각에서는 식품업계의 프리미엄 전략에 대해 우회적으로 제품 가격을 올리는 꼼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기존 제품 가격을 인상할 경우 소비자들의 반발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에서 프리미엄 제품군 출시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는 것이다.

원재료 가격 인상으로 인해 마진이 줄어든 제품 대신 새로운 제품 출시를 통해 자연스럽게 제품군 가격 인상을 시도하고 이를 통해 고마진을 남겨 기업의 이윤을 극대화하고 있다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군의 가격 인상은 소비자들의 심리적 반발이 거세 쉽지 않다"며 "기존 제품 가격 인상 대신 용량을 줄이고 프리미엄 제품 또는 리뉴얼을 통한 자연스러운 가격 인상은 식품업계의 오래된 관행이다. 최근 프리미엄 제품들이 다수 출시되고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에는 소비자들의 제품 구매시 가격이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됐지만 최근에는 맛과 몸에 좋은 원재료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짙어졌다"며 "프리미엄 제품이 오히려 잘팔리자 제품을 고급화, 다양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j10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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