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8 (목)

헝다, 위안화 채권 이자 겨우 막았지만 23일 또 디폴트 고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미 달러채 이자 3차례나 지급 못해…30일 유예기간 '코앞'

자산매각 통한 자금 확보 관건이지만 헝다물업 등 매각 난항

연합뉴스

광둥성 선전의 헝다 본사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300조원대의 부채로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몰린 중국 2위 부동산 개발 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가 19일 국내에서 발행된 위안화 채권 이자는 겨우 지급했지만 부채 상환 능력에 관한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는 23일이면 헝다가 지난달 내지 못한 달러 채권 이자 지급 유예 기간이 끝나 헝다가 공식적인 디폴트 상태에 빠질 수 있어 이번 주말이 헝다 사태의 향배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로이터 통신은 전날 복수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헝다의 주택 건설 부문 계열사인 헝다부동산(恒大地産)이 전날 중국에서 발행된 위안화 채권 이자 1억2천180만 위안(약 225억원)을 예정대로 지급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헝다는 지난달 23일과 29일, 이달 11일 각각 예정된 달러화 채권 이자를 지급하지 못했다.

위안화 채권과 달러화 채권을 통틀어 최근 한 달 사이 헝다가 제대로 채권 이자를 지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한정된 자금을 가진 헝다가 디폴트 유예 기간을 따로 주지 않는 국내 위안화 채권 이자부터 우선 갚았을 뿐이라면서 유동성 위기 호전 징후가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헝다가 수년간의 공격적 확장 과정에서 쌓인 빚을 갚을 능력에 관한 의문은 지속되고 있다"며 "위안화 부채 상환이 해외 달러화 채권 보유인이나 주요 신용평가 기관들을 안심시키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헝다가 유예 기간이 끝나는 오는 23일까지 한 달 전 지급하지 못한 달러 채권 이자를 제대로 지급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헝다는 지난달 23일 달러화 채권 이자 8천350만 달러(약 983억원)을 채권 보유자들에게 지급하지 못했다.

달러화 채권 계약서상으로 예정일로부터 30일 이내까지는 이자 지급이 이뤄지지 않아도 공식 디폴트를 낸 것으로 간주하지는 않았는데 유예 기간인 이달 23일까지 헝다가 이자를 내지 않으면 공식 디폴트가 선언되게 된다.

헝다가 공식 디폴트가 나는 것을 막으려고 이 채권 이자를 지급해도 지난달 29일과 이달 11일 내지 못한 채권의 유예기간 30일 만료일이 차례로 또 돌아온다.

헝다는 자회사와 보유 부동산 등 핵심 자산을 팔아 디폴트 위기를 넘기려 하고 있다.

헝다는 부동산 관리 사업 계열사인 헝다물업(物業) 지분 51%를 약 400억 홍콩달러(약 6조원)에 다른 부동산 개발 업체인 허성촹잔(合生創展·Hopson Development)에 파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또 헝다는 전기차 자회사인 헝다자동차, 헝다자동차가 인수한 스웨덴 자동차사인 내셔널일렉트릭비클스웨덴(NEVS)을 각각 매각하는 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헝다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자산 매각 협상도 난항을 겪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15일 중국 국유기업인 웨슈부동산(越秀地産)이 헝다로부터 홍콩에 있는 건물을 17억 달러(약 2조원)에 사들이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헝다의 재정 상태를 둘러싼 우려 때문에 매입 의사를 거둬들였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또 19일 헝다 사태를 관리하는 광둥성 당국의 허가가 나오지 않아 국유은행의 인수 관련 대출 여부가 확정되지 않음에 따라 따라 헝다의 가장 큰 자산 매각이 될 헝다물업(物業) 지분 51% 거래도 보류된 상태라고 전했다.

이처럼 당국이 헝다의 자산 매각 등 여러 측면에서 실질적 결정권을 갖고 있어 헝다 사태의 향배는 결국 중국 정부의 결정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 평가 및 개발 연구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리위자는 SCMP에 "중앙정부는 시스템적 위기의 위험만을 관리하고 개별 기업을 구하려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행장은 17일(현지시간) 화상 연결 방식으로 열린 주요 30개국(G30) 회의에서 "일부 우려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헝다 위기는 억제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cha@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