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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中시장이 달라졌다…다른 살길 찾는 K엔터·K뷰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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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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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PC방/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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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내놓은 갖가지 규제로 중국 시장을 뚫기 어려워진 K-산업이 다른 국가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짚었다.

FT는 19일(현지시간) 기사에서 "'한류'로 알려진 한국의 음악, TV, 영화, 게임 산업의 인기는 전 세계적으로 연간 1070억 달러(126조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며 "최근 한국 기업들은 중국의 규제 공세를 피해 기업 전략을 재정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국 게임 산업은 연간 수출액의 절반 이상인 35억 달러 규모를 중국 시장에 의존하고 있는데 최근 규제 조치로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 8월 중국 정부는 청소년의 평일 온라인 게임을 막고 주당 3시간으로 제한하는 고강도 규제를 내놨다. 이에 앞서 국영 언론까지 나서 "게임은 정신적 아편"이라고 규정하며 중국에서 게임주들은 증시에서 폭락했다.

중국 정부의 규제가 나오자 글로벌 히트작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한국의 크래프톤 주가가 초기 공모가 아래로 떨어졌다. 또 다른 게임사인 펄어비스 주가도 8월 말 이후 10% 이상 하락했다. 넥슨은 2005년 출시 이후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 중 하나인 ' 던전 파이터 온라인'의 모바일 버전 승인에 대한 희망을 내려놓은 상태다.

FT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게임 시장인 인도로의 전략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인도 게임 시장은 2015년 3억6000만 달러에서 2019년 8억8500만 달러로 두 배 이상 성장했다. 또 중국에선 게임 외에 애니메이션 영화에 중점을 두고 '콘텐츠 하우스'로 탈바꿈하려는 시도도 하고 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한국 게임사들에게 기회의 땅이었지만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며 "이제 동남아와 서구 시장에 집중하고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등 비게임 콘텐츠 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 '기생충'과 '미나리', 넷플릭스 사상 가장 인기 많은 콘텐츠로 자리매김한 '오징어 게임' 등이 전 세계에 한국 콘텐츠 산업의 위상을 보인 만큼, 중국 시장을 넘어 다른 나라에서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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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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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는 한국 아이돌과 배우 등을 통해 중국 시장에 열풍을 불러일으킨 'K-엔터산업'에도 규제 칼을 빼들었다. 중국 정부는 '전통적인 남성성을 깨고 여성처럼 행동하는' 남성 배우나 아이돌을 규제하겠다고 했다. 중국인들이 외모에 집착하게 만들고 있다는 게 하나의 이유였는데, 이 때문에 K팝 아이돌 산업과 137억 달러에 달하는 K뷰티 산업에도 영향을 줄 거란 전망이 나왔다.

이재수 전국경제인연합회 지역협력팀장은 FT에 "예전엔 한국의 음악과 TV 드라마의 매력이 한국 제품들을 중국에서 돋보이게 만들었지만 이젠 로컬 경쟁자들이 고품질 제품을 더 낮은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면서 "한국 기업들이 밸류체인으로 올라가려면 프리미엄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초 중국 내 저가형 이니스프리 매장 276개를 닫고, 프리미엄 라인 설화수에 집중했다. 같은 전략으로 북미와 유럽시장에 접근하면서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6%와 67% 증가했다.

콘텐츠제작사 RBW의 김진우 사장은 "더 이상 중국과 일본만을 염두에 두고 사업하지 않는다. 이제 세계 시장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임소연 기자 goat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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