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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전두환'과 '개'가 왜 나와…국민 피곤하게 하는 윤석열의 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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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정치 읽어주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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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8월1일 서울 여의도 북카페 하우스에서 열린 청년 정책 토론회 '상상23 오픈세미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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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변화가 없다. 여전히 입을 열수록 말실수만 쌓여가고, 여전히 캠프 장악도 못하고 있으며, 여전히 의자에 앉을 때는 '쩍벌' 자세를 보인다.

일반인들의 상식으로는 이해하지 못할 말과 태도가 연일 구설에 오른다. 지지자들이 피로해지는 이유다. 그가 기존의 방식을 고집한다면 똑같은 일은 앞으로도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윤 전 총장의 '고집'이 보통이 아니라는 평가를 받는 것에 있다.


마침내 '전두환'까지…"지지하기 부끄러워"

윤 전 총장에 대한 설화는 '전두환 발언'으로 정점을 찍었다. 지난 19일 윤 전 총장은 부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잘못한 그런 부분이 있지만, 그야말로 정치를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 호남분들도 그런 얘기를 한다"고 말했다.

사흘 만에 "송구하다"는 메시지를 내며 사과했지만 떨어진 '말'은 주워담지 못하는 법이다. 국민의 '피' 위에서 권력을 쟁취하고, 공포정치로 일관한 독재자에게 "정치를 잘했다"고 한 역사인식과 정치관이 도마 위에 올랐다. 중도층들에게는 그가 "선을 밟은" 사건으로 회자된다. '조국 흑서' 공저자인 권경애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지지를 표명하기 참 부끄럽게 만든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의 '전두환 발언'은 '공' 보다 '과'가 분명하게 큰 인물을 두고 '공'을 확대해석한 결과다. "히틀러나 이완용에게도 배울 점이 있다고 하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지도자의 용인술'을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라면 '위임의 달인'으로 불리기도 하는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 등 좋은 예시가 많은데, 거기서 '전두환'을 생각해 낸 것 자체가 문제라 할 수 있다.

그가 지금까지 해온 '주 120시간 노동', '부정식품', '남여 교제를 막는 페미니즘', '후쿠시마 원전', '메이저 언론사', '아프리카 손발 노동'. '점 보러 다니는 여자들' 등의 실언도 '확대해석'이라는 비슷한 경향을 보인다. 윤석열 캠프의 김경진 전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후보가 얘기를 선명하게 하기 위해 간혹가다 대비를 극단적으로 하는 경향이 있다"고 평가했다. "고치겠다"고 했으나 여전히 고쳐지지 않는 부분이다.


'사과'를 왜 '개'한테 주나…김종인 "파리떼 잔뜩 모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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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리스타그램'에 올라온 '개에게 주는 사과' 사진. '토리스타그램'은 해당 논란이 불거진 이후 폐쇄됐다. '토리'는 죄가 없다. /사진=토리스타그램 캡처


윤 전 총장이 '전두환 발언'에 사과한 지난 21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게시글 하나에 정치권이 경악했다. 윤 전 총장의 반려견 '토리'의 인스타그램 계정인 '토리스타그램'에 '사과' 열매를 '토리'에게 주는 사진이 게재된 것. 윤 전 총장의 사과는 표면적이고, 실제로는 "사과는 개나 줘버려"라고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여야에서 쏟아졌다.

후보가 특정사안에 대해 '사과'를 한 날에 캠프가 그 사과의 가치를 쓰레기통에 버리는 듯한 행위를 하는 것은 분명 정상적인 모습이 아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아침 해당 소식을 접하고 "상식을 초월한다. 착잡하다"고 개탄한 이유다. 자신을 '윤석열 지지자'라고 밝힌 엠엘비파크의 누리꾼 A는 "대선 캠프는 국정 운영의 초 마이너 버전인데, 선거 캠프 하나 제대로 운영 못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나라를 맡기나"고 비판했다.

윤 전 총장의 캠프 장악력 역시 하루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캠프는 윤 전 총장 손바닥의 '임금 왕(王)'자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손가락위주로 씻어서"라고 밝혀 물의를 일으켰다. '고발사주 의혹', '무속 논란' 등에 대응할 때도 캠프의 메시지가 통일되지 않는 모습을 노출했다. 윤석열 캠프 관계자가 이준석 대표를 향해 "유승민 캠프로 가라"고 해 분란을 야기한 적도 있다.

곳곳에서 모여든 인사들을 '정치 초보' 윤 전 총장이 일사불란하게 지휘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고, 그게 '개에게 주는 사과' 사진으로 드러난 셈이다. 윤석열 캠프는 해당 사진을 두고 '실무자'가 올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윤 전 총장 주변에 이미 파리떼가 잔뜩 모였다"고 평가했던 바 있다.


윤석열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쩍벌'

윤 전 총장이 변하지 않는 태도를 대표하는 것은 '쩍벌' 자세일 것이다. 그는 정치권 데뷔 때부터 '쩍벌' 논란을 일으켜왔다. 고압적으로 보이고, 국민을 섬기는 정치인의 자세로 부족해 보인다는 지적이 나왔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지난 8월 '토리스타그램'을 통해 "금쩍 (쩍벌금지) 운동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말뿐이었다. 지난 9월 '국민 시그널 면접' 현장에서도, 지난달 제주를 방문했을 때에도 그는 '쩍벌' 자세로 의자에 앉았다. 김경진 전 의원이 '쩍벌'에 대해 "다행히 윤 전 총장이 학습속도가 대단히 빠르다"며 개선될 것이라 언급했던 게 무색해질 정도다.

이제 '쩍벌' 자세는 윤 전 총장의 트레이드마크 격이 됐다. 누리꾼 일부는 '사과'를 받는 '토리'의 눈동자에 '쩍벌' 자세를 취한 인물이 포착됐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개에게 주는 사과' 사진 촬영 현장에 윤 전 총장이 있지 않았냐는 것. 물론 검증되지 않은 누리꾼의 의견이지만, 그만큼 '쩍벌' 하면 윤 전 총장이 연상되는 상황이 됐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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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 수사대'가 찾아낸 '쩍벌남'?/사진=에펨코리아 캡처




고집 세다는 尹…"문제는 전두환에서 안 끝난다"

윤 전 총장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한 인사는 "윤 전 총장의 고집이 워낙 세다"고 말했다. 조언을 듣기보다는, 자신의 고집과 소신대로 일을 하는 것에 익숙하다는 것이다. 그런 면모가 '검사' 윤석열의 성공을 만들었고, 박근혜·문재인 정권을 지나며 유력 대선후보가 된 원동력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문제는 정치인은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고집과 소신이 중요할 때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소통' 을 하며 단점을 고쳐나가야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다는 게 정가의 기본 상식이다. 고강도의 쇄신 없이는 윤 전 총장 주변에서 같은 일이 또 발생할 수밖에 없고, 또 지지자들을 실망시킬 수밖에 없다. 그동안의 '고집'을 꺾을 타이밍에 직면했다는 쓴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김수민 시사평론가는 22일 페이스북에 "문제는 전두환에서 끝나지 않는다. 자신(들)이 어떻게 비쳐지는지 예측이나 감지를 못한다. '안 되는' 쪽의 뚜렷한 징후가 거듭 드러난다"며 "이런 수준이면 정부 운영이 안 된다. 윤 전 총장의 메시지 사고는 잘 나갈 때나 멀쩡할 때조차 불거졌다. 찬스가 와도, 계획이 서도, 일을 그르친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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