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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국감서 난타 당한 카카오...구성원들은 "상처 크지만 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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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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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성장에 따른 책임을 고민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이른바 '카카오 국감'이 3주간의 일정을 마쳤다. 국회에 3차례나 불려온 김범수 이사회 의장은 연신 고개를 숙였다. 김 의장의 사과를 직접 지켜본 카카오의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자성과 새로운 다짐의 목소리가 공존했다.

이달 1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된 올해 국정감사에는 김 의장을 비롯해 여민수 카카오 대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들이 국회 상임위에 출석한 횟수는 총 10회에 달한다.

카카오 국감의 발단이 된 골목상권 침해와 문어발 확장 논란에 대해 김 의장은 지난 7일 허심탄회한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카카오는 스타트업에서 시작해 여기까지 왔고 2~3년 전부터 수익을 내기 시작하면서 저 자신도 모르게, 카카오 공동체 CEO들도 성장에 취해 주위를 둘러보지 못하는 실수를 저질렀다"며 "정말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취업하고 싶은 기업에서, 국감 난타…"혁신에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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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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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장의 사과를 지켜본 카카오 구성원들은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국감 기간 중 내부의 큰 동요가 있기보다는 쏟아지는 비판을 담담하게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내부 관계자는 "카카오가 해오던 혁신의 방식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생각"이라며 "이번 상황을 잘 극복하면 또 새로운 기회가 오리라 본다"고 말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카카오의 구성원들이 적잖은 상처를 입었다는 말도 나온다. IT(정보기술)·플랫폼 업계를 선도한다는 자부심으로 일한 구성원이 상당수였는데, 모빌리티·커머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카카오의 활동이 갑질로 규정돼서다.

카카오는 매년 취업사이트 설문조사에서 '대학생이 취업하고 싶은 기업 1위'를 놓치지 않았다. 불과 몇 달 사이에 국회에서 난타당하고 경영진이 사과하는 모습이 수차례 반복된 것이다. 이번 코로나19(COVID-19) 국면에서 QR코드와 잔여백신예약 시스템 개발 등 적지않은 공적은 기여를 했는데, 한순간에 빛이 바랬다는 아쉬움이다.

국회에서 플랫폼이 악역을 도맡은 것도 카카오 구성원들을 한 숨쉬게 했다. 실제 플랫폼으로 인한 피해와 효용에 대한 면밀한 분석 대신 '우선 때리고 보자'는 식의 비난 일변도였다는 반응이다. 한 카카오 관계자는 "사회에 더 많은 기여를 해야 한다는 점은 공감을 한다"면서도 "막무가내로 특정 사업에서 발을 빼라거나 수수료를 내리라고 질책하는 것에는 동의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상생 고려하지만, 플랫폼의 생존도…김범수의 계획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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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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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국감을 통해 김 의장은 카카오를 둘러싼 복합적인 고민을 내비치기도 했다. 상생안과 국회 출석에서 '카카오 사업 구조를 해외 진출과 혁신 사업 중심으로 개편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미 진출한 사업을 무조건 포기할 수는 없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현재 철수 의사를 밝힌 헤어숍과 문구 등에서는 일부 계열사들과 투자자들의 반발도 나오는 상황이다.

김 의장은 국감 내내 이어진 수수료 인하 질문과 관련해서는 지난 21일 "생태계가 윈윈하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며 "구축 과정에서 플랫폼 사업자는 엄청난 투자를 한다"며 "플랫폼이 완성돼 수익을 내는 시점부터는 수수료를 내리는 방안으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점진적인 접근을 강조했다.

실제 카카오는 2018년 이전만 해도 전체 매출이 2조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2018년 들어서도 영업이익이 729억원에 머물러 실속없는 기업이라는 평을 듣기도 했다. 최근 몇년간 이뤄진 성장동력을 살리면서도 상생이라는 가치를 실현할 묘안이 필요한 상황인 것이다.

이와 관련 김 의장은 "새로운 먹거리와 관련해 수익을 내기 시작한 지 2~3년에 불과해 아직 투자가 부족하지만 조만간 성과를 보여드리겠다"며 "일본과 미국, 동남아 등에서 확장할 수 있는 거점을 마련하고 있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글로벌에서도 좋은 소식들이 많이 들려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우 기자 canel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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