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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1 (일)

삼성SDI도 美 진출…K-배터리 美서 삼국지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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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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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에 이어 삼성SDI까지 미국 진출을 공식화하면서 'K배터리 3사'가 미국에서 배터리 각축전을 펼치게 됐다. 마지막으로 미국 시장에 합류한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에 이어 '제2의 테슬라'로 불리는 리비안과도 합작법인을 검토 중이다.

24일까지 국내 배터리 3사가 발표한 계획에 따르면 2025년 3사의 미국 현지 배터리 생산 능력은 합작법인과 자체 투자를 합산해 323.5GWh 규모다.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한국 배터리 3사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올해 26%에서 2023년 52%, 2025년 70%까지 점차 성장할 전망이다.

삼성SDI가 지난 22일 스텔란티스와 미국에 23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 합작법인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이 같은 흐름에 마지막으로 합류했다. 삼성SDI와 스텔란티스는 합작법인의 사명과 위치 등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삼성SDI와 합작법인을 발표한 스텔란티스는 생산 규모로 세계 4위인 완성차업체로 폭스바겐과 BMW에 이은 삼성SDI의 주요 고객사다. 지난 1월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PSA그룹이 합병해 출범한 완성차 회사로 피아트, 크라이슬러, 푸조, 지프, 마세라티 등 14개 브랜드를 두고 있다.

삼성SDI와 스텔란티스는 2025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배터리 셀과 모듈을 생산하기로 했다. 공장 규모는 향후 40GWh까지 확장할 수 있다.

삼성SDI는 합작법인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를 스텔란티스의 미국·캐나다·멕시코 공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양사 합작 배터리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부터 순수 전기차(EV)에 이르기까지 스텔란티스의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될 예정이다.

삼성SDI는 헝가리와 중국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이 있지만 이번 발표 전까진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간 배터리 3사 중 신규 투자에 소극적이라는 평이 있었지만 이번 발표를 기점으로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생산 거점을 확장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삼성SDI는 '제 2의 테슬라'로 불리는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과의 합작법인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이외에도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해외 투자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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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에 건립중인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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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2025년까지 미국 내에서만 각각 150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겠다고 발표한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8일 스텔란티스와 40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내년 2분기 착공해 2024년 1분기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외에도 GM(제너럴모터스)과 '얼티엄 셀즈 LLC' 합작법인을 세우고 오하이오주에 1공장(35GWh), 테네시주에 2공장(35GWh)을 건설 중이다. 이에 더해 기존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5GWh) 및 독자적인 신규 투자 등으로 40GWh 규모를 채운다. 2025년까지 북미지역에서만 150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SK온은 포드(Ford)와 함께 합작법인 '블루오벌SK'(BlueOvalSK)을 설립하고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양사는 지난달 합작법인을 통해 미국 테네시주와 켄터키주에 총 114억달러(약 13조4000억원)를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 및 조립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신규 공장에는 SK온과 포드가 각각 44억5000만달러씩 투자한다.

블루오벌SK의 테네시주 배터리 공장은 연 43GWh, 켄터키 공장은 86GWh 규모로 건설된다. 기존 미국 조지아주 1공장(9.8GWh)과 2공장(11.7GWh) 등까지 포함하면 SK온 역시 미국 내에서만 총 150.5GWh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됐다.

배터리 3사의 2025년 미국 내 생산능력(323.5GWh)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팔린 전기차 배터리의 2배를 넘는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년간 전 세계에서 팔린 전기차에 들어간 배터리 사용량은 143GWh 수준이다.

배터리 3사가 앞다퉈 미국 완성차 업체들과 합작법인을 만드는 건 지난해 7월 발효된 신북미자유협정(USMCA)에 따른 관세정책 변경 때문이다. USMCA에 따라 미국 내 완성차업체들은 2025년 7월부터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는 부품 비중을 75%까지 늘려야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30년까지 신차의 절반을 전기차로 생산하고 공공기관 차량 300만대를 전기차로 바꾸는 것을 공약으로 내세웠을 정도로 전기차 산업 활성화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국 내 전기차 수요가 급등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현지에서 배터리를 조달받고 싶어 하는 고객사의 요구가 늘어나는 추세다.

미국 내 완성차업체들은 배터리 제조국으로 유명한 한·중·일 중에서 한국 기업과 손을 잡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점유율 1위인 중국 CATL과의 협업은 미중 무역분쟁 이슈로 정치적 부담을 지게 될 수 있다. 일본도 파나소닉이 글로벌 3위 배터리사지만, 한국기업보다 투자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결국 미국 내 입지를 빠르게 늘리기 위해선 한국 배터리사와 손잡는 것이 나을 수 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완성차업체들이 USMCA에 따른 불이익 때문에 미국 내 합작사 설립 요청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며 "합작사 설립을 통해 미국 완성차 기업은 안정적으로 배터리 물량을 확보할 수 있고, 한국 기업은 투자비 부담을 줄이면서 수주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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