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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공공개발에 1년 뒤 감정평가 적용 논란···"민간 정비였으면 심의 통과 안됐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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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증산4 후보지 감평액 높여

추정분담금 지나치게 낮춘 의혹

업계 "민간엔 허용안되는 계산법

사업성 강조하려 미래시점 평가"

정부선 "사업비에도 적용, 문제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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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도심공공복합사업(도심복합사업) 후보지의 사업성을 분석하면서 미래 땅값을 예측해 적용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엄격하게 현재 가치를 기준으로 산정하는 민간 정비사업에서는 허용되지 않는 계산법이란 지적이 나온다.

24일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정부가 증산4구역 등 도심복합사업 후보지 2차 사업설명회에서 공개한 사업비와 감정평가액은 분양 예상시점인 2022년 말을 기준으로 산정했다. 현재보다 조합원들의 토지 및 주택가격이 상승할 것을 가정하고 사업성을 분석했다는 의미다.

설명회 당시에도 예상보다 추정분담금이 지나치게 낮아 감정평가액을 높여 잡은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됐는데, 실제로 미래 땅값을 기준으로 감정평가액을 책정한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당시 정부는 대지지분이 10평인 공동주택의 종전자산가액을 3억4,900만~4억원으로 가정해 1인당 2억2,000만원~2억7,100만원의 분담금을 내면 된다고 제시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대표는 "통상 민간 재개발에서 조합원들이 3억~3억5,000만원 수준의 분담금을 내는 점을 고려하면 증산4구역의 경우 정부가 제시한 분담금 수치가 적은 편"이라면서 “종전자산평가액을 높여 잡아 분담금 수치를 낮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 토지주도 "3.3㎡당 3,490만~4,000만원으로 가정했는데 이는 증산4구역 공시지가의 2~5배 수준"이라며 “성북1구역이 공시지가의 1.6배 수준이었는데 증산4구역만 5배 가까운 수준의 감정평가를 해준다는 말을 믿을 수 있겠느냐”고 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도심복합사업의 사업성이 민간 재개발보다 우위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이 같은 계산법을 적용했다고 보고 있다. 재개발사업에서는 분양 수익이 크거나, 조합원들이 기존에 보유한 자산(종전자산) 평가액이 높으면 분담금은 낮아진다. 정부가 미래 시점을 기준으로 종전자산가액을 잡아 분담금이 줄어들고 사업성이 높아지는 것처럼 보이는 셈이다.

한 도시정비업체 대표도 "알짜 사업지로 꼽히는 한남3구역의 단독주택 감정평가액이 평당 2,500만원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증산4구역의 종전자산가치는 더 낮을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미래 시점의 감정평가액을 적용해 종전자산 가액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와 LH관계자는 "통상적인 분담금 산정 방식"이라며 "자산가치 뿐 아니라 사업비 역시 미래 시점을 적용했다"며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민간 정비 사업이었다면 인정받지 못하는 추정분담금 산정 방식이라고 지적한다. 한 정비업체 대표는 "민간 재개발에서는 각 사업단계 별로 엄격하게 현재 가치를 기준으로 산정하도록 하고 있다"며 "미래 감정평가액을 예측해 높여 적용하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지자체 정비담당 관계자도 "서울시 정비사업 관리시스템(클린업)에서 추정분담금을 산정할 때는 현재 시점의 사업비와 감정평가액이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도심복합사업의 경우 민간 사업과 달리 추정분담금 산정에 대한 외부 검증을 받을 근거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울의 민간 재개발 사업의 경우 △조합설립동의서 수집 △사업시행인가 총회 개최 △분양신청 공고 등 총 3단계에서 추정분담금을 산정해야 한다. 또 각 단계 마다 전문가 5~7인으로 구성된 추정분담금 검증위원회의 검증을 거쳐야 한다. 반면 도심복합사업은 서울 내 사업이라도 이를 적용받지 않는다.

김흥록 기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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