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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인물 영장·기소 헛발질에 내분설까지… 불신 자초한 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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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수사’ 특검 도입론 확산

김만배 영장 기각되자 우왕좌왕

남욱은 영장청구도 못하고 석방

유동규 공소장에도 배임 제외돼

“녹취파일로 수사 첫단추 잘못꿰

계좌추적 통해 자금흐름 봤어야”

수사팀 ‘4인방’ 대질조사 이견에

내부서까지 “차라리 특검으로”

세계일보

재소환된 김만배·남욱 성남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왼쪽 사진), 남욱 변호사가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재소환돼 조사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잇따른 헛발질로 수사 의지와 능력을 의심받으면서 특검 도입론 확산에 불을 지피고 있다는 비판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이번 사건의 ‘핵심 4인방’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4·5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에 대한 수사부터 엉성한 대목이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대장동 개발 의혹의 중심인 ‘초과이익 환수조항’이 빠져 소수 민간개발업자가 천문학적인 수익금을 챙기게 된 경위나 이들 ‘윗선’의 존재 및 성남시의 책임 여부 규명작업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검찰이 유 전 본부장 구속 당시 주요 사유로 적시한 배임 혐의를 정작 기소 단계에서 뺀 것은 검찰 안팎에서 특검 필요성에 무게를 실어줬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 전담 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유 전 본부장을 지난 21일 구속기소하면서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를 제외했다. 앞서 지난 3일 유 전 본부장을 구속할 때 영장에 주요 혐의로 적시했던 혐의가 기소장에는 빠진 셈이다. 검찰은 민관 공동 개발사업임에도 유 전 본부장이 성남시가 아닌 민간 사업자에게 수천억원의 이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사업협약서에서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을 빼는 데 관여했다고 보고 배임 혐의를 구속 사유에 포함시켰다. 하지만 수사팀이 막상 기소 혐의에 포함하지 못하면서 검찰 내부에서도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수도권의 한 부장검사는 “유 전 본부장 구속 후 혐의 입증에 필요한 시간이 적지 않았는데도 이렇게 기소한 건 수사팀 스스로 제대로 수사를 못했다고 자인한 꼴”이라고 지적했다. 특수수사에 정통한 한 검찰 간부도 “구속 수사 후 새로 포착한 혐의를 추가해 기소했다가 법원에서 무죄가 나 검찰의 무리한 기소가 비판받은 적은 있어도 구속 사유로 적시했던 주요 혐의를 빼고 기소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지금까지 수사 진행 상황을 보면 검찰 수사가 불신과 비판을 받아도 뭐라 반박하기 힘든 지경 같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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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검찰은 전담 수사팀을 꾸려 수사에 착수한 뒤 헛발질을 계속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유 전 본부장의 주거지 압수수색 과정에서 그가 증거인멸을 시도한 휴대전화를 찾지 못하다 뒤늦게 경찰이 하루 만에 입수하자 체면을 구겼다.

또 정 회계사가 제출한 이른바 ‘대장동 녹취록’ 내용의 진위 여부를 면밀하게 따지지 않은 채 녹취록과 정 회계사 등 참고인 진술에 의존한 수사로 김씨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쳤다가 법원에서 혐의 소명 부족을 이유로 기각당했다.

사건이 터진 뒤 사실상 미국으로 잠적했다가 귀국한 남 변호사를 체포해 이틀 간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못하고 석방한 것도 수사 능력을 의심케 했다. 사건의 핵심 관계자들이 검찰의 수사력을 비웃으며 수사망을 요리조리 피해가고 있는 것처럼 비쳐졌기 때문이다. 그만큼 검찰이 철저한 준비 없이 수사에 나섰다가 와왕좌왕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정 회계사가 남 변호사와 대장동 초기 개발부터 관여해 사업을 설계한 인물인데도 신빙성을 의심받는 녹취록을 제출하고 수사에 협조한다는 이유로 입건조차 안 한 것 역시 납득이 안 가는 대목이다.

검찰 내부에선 애초 수사팀이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우선 계좌추적 등을 통해 자금흐름을 확실히 파악하고, 수사상 빈 곳을 사건 관계자들의 진술로 채워나가야 하는데 반대로 했다는 것이다. 특수수사에 정통한 검찰 관계자는 “수사에 착수하면서 인력을 모두 투입해 계좌추적 등을 통해 자금 흐름도부터 그려야 한다”며 “객관적 증거인 자금의 위치가 아닌 관계자 진술이 담긴 녹취 파일에 의존하다 보니 수사 단계마다 발목이 잡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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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경기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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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팀 내분설도 등장했다. 검찰이 이른바 유 전 본부장과 김씨, 정 회계사와 남 변호사 등 이른바 ‘대장동 패밀리 4인방’에 대한 대질조사 과정에서 반대 의견이 나왔다는 게 골자다. 수사팀 내부에서는 “계좌 추적 자료 등 물증이 부족한 상태에서 피의자들을 한 곳에 모아 대질조사를 하는 것은 되레 수사팀의 패만 내보일 수 있다”는 반박이 나왔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검찰 내부에서까지 “차라리 하루라도 빨리 특검에 맡기는 게 더 낫겠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 검찰 간부는 “특수수사 등 대형 사건 수사 경험이 별로 없는 검사가 대부분인 수사팀 자체도 문제”라며 “이런 식으로 수사 의지와 수사 능력 자체를 의심받느니 특검을 도입하는 게 현명한 길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장 특검 도입 가능성은 희박하다. 특검법을 제정하려면 수사 범위를 놓고 여야 합의가 필요한데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특검을 반대하고 있다. ‘상설특검’도 국회나 법무부 장관의 결정이 있어야 하는데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회의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청윤 기자 pro-ver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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