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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우리 남편 꼭 이래 ···청소기 돌리는데 미세먼지 왜 안줄지?[건강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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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겨울 숨길·폐 건강 지키기

폐는 호흡을 담당하는 필수 기관으로 생명과 직결된 장기다. 다른 장기와 달리 외부의 여러 자극 물질에 노출되기 쉬운 기관이라 손상 위험이 큰 편이다. 바이러스·세균 감염으로 발생하는 폐렴부터 만성적인 호흡곤란·기침을 유발하는 만성 폐쇄성 폐 질환, 암 사망률 1위 폐암 등이 대표적이다. 가을·겨울에는 호흡기 질환이 기승을 부리면서 폐 건강을 더욱 위협한다. 숨길을 깨끗하게 관리하고 건강한 폐를 유지하는 데 도움되는 실내·외 생활 수칙을 실천해 보자.



방·거실에서



실내 공기 오염 물질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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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 거실은 집 안에서 가장 오래 머무는 곳이다. 활동이 많은 만큼 공기의 질이 떨어져 있을 가능성이 크다. 가족 구성원들이 생활하면서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 곰팡이를 유발하고 가구나 생활화학제품에서 포름알데히드,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이 배출된다. 이들은 폐를 자극하고 호흡기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철저한 환기와 청소는 이들 유해 물질을 제거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가장 효과가 좋은 환기법은 맞통풍이다. 새벽과 늦은 밤 시간대를 피해 하루 두 번 이상 방과 거실에 있는 창문을 모두 활짝 열고 환기한다. 대기 공기의 질이 나쁠 땐 1~3분 정도 자연 환기를 해준다. 맞통풍이 어려운 환경이라면 부분적으로라도 창문을 열어 바람을 통하게 하는 동시에 기계식 환기 장치가 있다면 활용한다. 신축 아파트의 경우 환기 시스템 사용을 권한다.

하루에 최소 한 번은 청소하는 게 좋다. 청소기를 돌린 다음 밀대를 이용해 물걸레질하면 진공청소기만 사용했을 때보다 미세먼지 같은 유해 물질 제거 효과가 크다. 물걸레 청소는 바닥에 가라앉은 먼지를 다시 날리게 할 가능성이 작기 때문이다. 환기·청소와 별도로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예를 들어 대기 질이 나쁠 때 환기를 하면 실내 미세먼지 농도가 순간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 최대 풍량으로 일정 시간 가동한 다음 중 또는 약 모드를 유지하면 효과적이다. 가정용 공기청정기는 대부분 필터식이다. 필터를 교체하지 않으면 포집된 먼지가 필터를 막아 풍량이 급격히 줄어든다. 공기 순환율이 낮아져 공기 정화 능력이 감소하므로 권장 필터 교체 주기를 지킨다.

요즘 방이나 거실에서 방향 효과를 내기 위해 불을 붙여 향을 내는 향초나 인센스 스틱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다. 한국소비자원 조사 결과(2018)에 따르면 향초를 2시간 사용하면 총휘발성유기화합물 권고 기준의 최대 5.6배, 인센스 스틱을 15분 사용하면 벤젠 권고 기준의 최대 6.2배의 오염 물질이 검출됐다. 따라서 밀폐된 방이나 거실에선 사용을 자제하고 필요에 따라 사용할 땐 창문을 약간 열어 두거나 사용 후 충분히 환기하도록 한다. 이때 발생한 연기는 유해할 수 있어 직접 흡입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주방에서



조리 시 연기 노출 최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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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비흡연자 여성의 폐암 발병률이 증가하는 추세다. 폐암의 주요 원인으로 흡연과 유전적 요인을 꼽지만, 미세먼지와 같은 유해 물질도 폐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된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흉부외과 송승환 교수는 “주방에서 조리 시 발생하는 연기 등이 폐암 발생과 연관이 있을 것이란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며 “요리할 때 마스크를 쓰거나 잦은 환기와 같은 생활습관이 폐암을 비롯한 폐 질환 예방에 도움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름을 이용해 육류나 생선을 조리할 땐 자연 환기를 하고 주방 레인지 후드를 켠다. 요리가 끝난 후에도 최소 30분 이상 켜두는 게 좋다. 구이 요리를 할 땐 프라이팬에 종이 포일을 깔거나 뚜껑을 덮고, 튀김 요리를 할 땐 재료가 기름에 완전히 잠기도록 한다. 밀폐된 공간에서 레인지 후드를 틀면 압력 손실이 발생해 가동 효과가 떨어지므로 창문을 조금 열어 두고 기름때나 미생물이 번식하지 않도록 자주 세척한다. 요리로 인해 유해 물질이 발생한 상황에서 곧바로 공기청정기를 틀면 기름 입자 등이 필터를 막아 필터 수명이 줄고 냄새가 밸 수 있다. 요리하는 동안엔 꺼두고 요리가 끝난 다음 충분히 환기한 후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것이 추천된다. 조리 도구와 재료를 치우지 않고 놔두면 오염 물질이 계속 방출되므로 가급적 빨리 정리하고 바닥에 가라앉은 오염원이 날리지 않도록 물걸레질한다.



식사할 때



항산화 식품인 과일·채소 섭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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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과일·채소 섭취는 폐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되는 기본 수칙이다. 2017년 세계적인 흉부학 저널(Thorax)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과일·채소 섭취와 만성 폐쇄성 폐 질환(COPD)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하루 5회 이상 과일·채소를 먹은 그룹은 2회 미만 먹은 그룹보다 COPD에 걸릴 위험이 현재 흡연자는 40%, 과거에 흡연하다 끊은 사람은 34%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과일과 채소의 항산화 물질이 조직 스트레스, 염증과 같은 폐 질환 발생 위험 요인을 줄여준 덕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식사 후엔 바로 눕지 말아야 한다. 누워 있으면 바른 자세로 앉아 있거나 서 있을 때보다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아 위산이 역류하기 쉽다. 역류한 위산은 폐·호흡기 건강의 장애물이다. 만성 기침이나 호흡기 질환의 증상 악화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식사 후 3시간 동안은 눕지 않도록 한다.

물을 수시로 마시는 것도 폐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해 탈수 상태가 되면 기도 점막이 건조해지고 점막 속에 있는 섬모가 운동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한다. 그러면 감염에 취약해지고 가래 배출이 잘 안 돼 폐 질환 발병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먼지가 많은 곳에서 작업했거나 대기 질이 나쁠 때 야외 활동을 오래 한 날에 물을 많이 마시면 입안부터 기도, 후두에 붙은 유해 물질이 잘 씻겨 내려간다.



실외에서



유산소 운동으로 폐활량 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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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는 한번 손상되면 다시 회복되지 않는다. 평소에 운동을 통해 폐와 호흡기를 튼튼하게 단련하는 게 중요하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조홍준 교수는 “운동은 세포 자체의 활동성을 높여 폐를 비롯한 심장·혈관 등 여러 종류의 세포로 이뤄진 인체 기관의 형태와 기능을 발달하게 해준다”며 “특히 호흡근이 튼튼해져 폐활량이 증가하고 폐의 산소 교환 능력이 좋아져 호르몬 분비가 촉진돼 면역력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유산소 운동은 폐 건강의 동반자 격이다. 유산소 운동을 하면 쉽게 피로해지지 않고 피로하더라도 운동을 지속할 수 있는 심폐 지구력이 향상된다. 폐와 심장이 유산소 운동에 적응함으로써 최대 심박출량·산소섭취량이 증가해 산소 공급에 이로운 몸이 된다. 걷기 운동이 대표적이다.

다만 천천히 걸으면 1만 보를 걷더라도 소용없다. 숨차고 땀이 날 정도의 빠른 속도로 약 7000보 걷는 것이 더 효과적이며 하루 30분가량 주 3회 이상 규칙성을 갖는 것이 좋다. 걷기 운동이 여의치 않다면 계단 오르기가 대안이다. 일상생활에서 엘리베이터를 타는 대신 계단을 오르는 습관을 들이면 혈액순환과 산소 순환 기능을 원활히 하는 데 도움된다. 평지를 걸을 때보다 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돼 심폐 기능을 좀 더 강화하는 데 효과가 있다.

외출했을 땐 개인위생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밀집 지역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 씻기를 철저히 하면 폐·호흡기 질환 노출 빈도를 줄일 수 있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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