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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없는 살림에 3년간 뒷바라지한 언니가 공무원 그만두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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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신정인 기자]
머니투데이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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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집안 사정에도 3년 간 뒷바라지를 받은 언니가 갑자기 공무원을 그만두겠다고 합니다"

지난 8월 인스티즈에 올라온 '나 공무원 언니한테 실수한거야? 정말 모르겠다'라는 제목의 글이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되면서 다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해당 글 작성자는 "우리집 진짜 가난한데 엄마가 언니 3년 넘게 뒷바라지 했다. 언니 혼자 노량진으로 가서 공부했다"며 힘들게 공무원에 합격한 언니가 일한 지 2년도 지나지 않아 퇴사를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결국 퇴사 문제로 싸웠다. 언니가 너무 무섭게 나와서 사과는 했는데 도대체 내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다"며 언니와 나눈 카톡 내용을 공개했다.

해당 대화에서 작성자의 언니는 "올해 넘기기 전에 퇴사하려고 한다. 나도 이제 곧 30살이고 다른 길 찾을 거면 빨리 그만둬야지"라며 "공무원 더 오래 버틴다고 경력 인정해주는 것도 아니고"라고 말했다.

이에 작성자는 "언니 공부할 때 아빠가 일 못 하고 있어서 엄마가 평일에는 요양병원에서 일하고 주말에는 알바하면서 3년 간 뒷바라지 하지 않았냐"며 "임용된 지 2년도 안 됐는데 그만두겠다고 해서 엄마가 속상하시겠다"고 했다.

이를 들은 언니는 "엄마가 나 공시 뒷바라지 한 거랑 내가 민원인한테 쌍욕 들어가면서 정신병원 다니다가 더는 못 버티겠어서 그만두겠다고 하는 거랑 무슨 연관이 있냐"고 분노했다.

동생은 "검찰청에서 민원인이 쌍욕하는 줄도, 언니가 정신병원 다니는 줄도 몰랐다"고 하자 언니는 "상식적으로 버틸만 한데 그만 두겠냐"고 반문했다.

이후 동생이 언니에게 사과했으나 언니는 "밤 10시에 퇴근하는 게 한 달에 15번은 된다. 이게 정상이냐", "너만 효녀 아니다. 내일 엄마한테 전화드릴거니까 가만히 있어라"라며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동생의 입장과 언니의 입장으로 나뉘어 의견이 팽팽하게 갈렸다. 일부 누리꾼들은 "동생이 더 이해간다. 민원인의 욕설이건 정신병원이건 언니 힘든 거보다 엄마가 3년 간 뒷바라지 하는 게 더 힘들었을 거다", "이시국에 휴직을 하면 했지 뭘 그만 두냐", "평소에 힘들다고 말하지도 않다가 혼자 퇴사 결정하고 가족들에게 통보하는 건 보기 안 좋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각에서는 "요즘 극단적 선택한 공무원들 많지 않냐. 힘들게 합격한 언니가 안정적인 일자리를 포기하려는 건 더이상 버틸 수 없을만큼 고통스러워서다", "정신병 안고 회사 다닐 정도면 그만 두는 게 맞다", "힘들다는 사람 앞에서 동생이 저런 말을 하는 것부터 순서가 잘못됐다" 등 언니를 이해하는 입장도 이어졌다.

신정인 기자 baech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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