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스페셜리포트] 중대재해법 대비 나선 기업…인력 뽑고 안전 투자 확대해도 '불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법률 자문받고 기존 안전 체계 재확인…안전 담당 인력 채용ㆍ경영진의 강력한 메시지도 반복

이투데이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산업재해가 발생한 현장을 확인하며 제철소 직원, 협력사 대표들과 현장 위험요소에 대해 공유하고 개선사항을 당부하고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이 3개월 앞으로 다가오며 기업도 준비에 나섰다. 법 조항을 살펴보며 필요한 인력을 추가 채용하고, 기존에 수립한 안전 체계를 재점검하거나 회사 차원에서 안전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꾸준히 내고 있다.

24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기업들은 우선 중대재해처벌법과 시행령을 면밀히 분석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안전체계 구축을 위해 얼마나 예산을 편성해야 하는지, 경영책임자의 책임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등 불분명한 조항이 최종안에 다수 포함돼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법 자체가 해석하기에 모호한 부분이 많다. 로펌 등 외부에 법률 자문을 받고,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분석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기존에 운영하던 안전 체계에 미흡한 부분이 없는지 확인하는 작업도 병행 중이다. 새로 시행될 법에 저촉되는 사안을 사전에 개선하기 위해서다. 제조업계 관계자는 “단지 처벌을 피하거나 규제 때문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안전에 대한 개념을 바꾸려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투데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안전과 보건 담당 인력을 추가 채용하는 작업도 서두르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은 안전ㆍ보건에 관한 업무를 관리할 전담 조직을 두고, 안전보건 책임자에게 필요한 예산을 편성해 집행하도록 규정했다.

특히 넓은 사업장을 갖춘 중후장대 업계가 인력 충원에 적극적이다. 현대제철은 당진제철소와 순천공장, 세아제강은 군산공장에서 근무할 안전 책임 직원을 최근 채용했다. 기아는 오토랜드 광명(소하리 공장)과 수출용 완성차 선적 작업이 이뤄지는 평택항의 중대재해 예방 담당자를 뽑았다. LS일렉트릭과 현대오일뱅크는 아예 담당 업무에 중대재해처벌법 대응을 명시해놓고 관련 인력을 모집했다.

회사의 안전보건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할 직원을 보강하는 작업도 이뤄졌다. 만도와 MMS(만도모빌리티솔루션), 현대로템 등이 대표적이다.

일각에선 안전 인력 수요가 몰리며 인재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 업계에서 채용하는 인원을 늘린 만큼 취업 시장에서 자격증이 신설되거나 유휴 인력이 몰리고 있다”라며 “안전 문제가 큰 틀에서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영역 안에 포함되기 때문에 전문 인력을 찾기 어려운 면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투데이

기아 노사는 이달 6일 오토랜드 광명(소하리 공장)에서 기아 대표이사 최준영 부사장(왼쪽), 전국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 최종태 지부장(오른쪽) 등 5개 부문 노사대표가 참여한 가운데 ‘안전·건강·환경 일터’ 조성을 위한 노사공동 선언식을 개최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기존에 정립한 안전 체계와 투자 강화 결정을 재점검하는 움직임도 분주하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업계가 상당히 긴장하고 있는 건 맞다”라면서도 “이미 ESG 경영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어서 안전과 관련한 투자가 대폭 확대된 상태다. 기존 계획이 원활히 실행되는지 확인을 거듭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포스코는 올해 초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를 설치하고 향후 3년간 안전 관련 투자에 1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결정했다. 현대제철도 8월 1일부로 안동일 대표 직속 안전보건총괄 조직을 신설했고, 동국제강은 올해 안전 투자액을 전년 대비 30% 늘렸다.

사업장의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해 노조와 함께 안전 수칙을 재점검하기도 한다. 기아 노사는 이달 ‘안전ㆍ건강ㆍ환경 일터’ 조성을 위한 노사 공동 선언식을 열고 ‘중대재해 제로화’를 목표로 제시했다. 노사는 간과하기 쉬운 위험요소를 차단하기 위해 안전예방수칙을 발표하며 안전한 일터 조성에 협력을 다짐했다.

분위기 쇄신의 연장선에서 경영진이 안전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꾸준히 내기도 한다. 신년사를 통해 안전한 근로 환경을 강조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사회에서도 “사업장에 사고가 발생하면 바로 보고하고 사고 배경과 상황, 대책에 대해서도 투명하게 알리겠다”라고 밝혔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그룹 운영 회의에서 “안전조치를 취하느라 생산량이 미달하면 책임을 물을 게 아니라 포상해야 한다”라고 했고, 최고안전환경책임자를 신설한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은 “그 어떤 경영성과도 결코 생명과 안전을 소홀히 할 만큼 중요하진 않다. 책임감을 갖고 안전관리 수준의 근본 혁신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초 중대재해처벌법이 국회를 통과한 뒤로 그룹 차원에서 안전을 강조하는 공문이 수시로 내려왔다. 법 시행을 앞두고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면서 전반적인 분위기를 다잡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이투데이/유창욱 기자 (woogi@etoday.co.kr)]

▶프리미엄 경제신문 이투데이 ▶비즈엔터

이투데이(www.etoday.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