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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여자가 왜 나와? 1600원에 팔린 中피아니스트 성매매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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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윈디 상대녀 영상’ 현혹해 1600원에 팔아

사회적 관심 커지자 엉뚱한 영상 돈벌이 활용

중앙일보

중국 유명 피아니스트 리윈디가 지난 2020년 중국중앙방송(CC-TV)가 주최한 송년 음악회에서 연주하고 있다. [리윈디 웨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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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중국의 유명 피아니스트 리윈디(李雲迪·39, 일명 윤디리)가 성매매 혐의로 체포된 직후 일부 중국 네티즌이 엉뚱한 한국 여성 유튜버의 영상으로 돈벌이를 한 정황이 드러났다.

당시 베이징 차오양(朝陽)구 경찰은 공식 SNS를 통해 천모(陳某·여·29)와 리모(李某·남·39)씨를 성매매 혐의로 체포해 행정 구류에 처했다고 발표했다. 체포된 리모씨가 유명 피아니스트 리윈디라는 사실을 알아낸 중국 네티즌들은 악명 높은 신상털기에 들어갔다.

일부 네티즌은 단체 대화방을 통해 ‘리윈디 성매매 상대녀 사진·동영상’이란 제목의 영상을 8.88위안(1637원)을 받고 팔았다. 몇몇 중국인 여성 인플루언서는 자신의 사진이 리윈디 상대 여성으로 잘못 유포되고 있다며 피해를 호소하기도 했다.

북경청년보는 22일 리윈디의 상대 여성이라며 중국 온라인에서 판매되고 있던 또 다른 여성의 영상에 대해 성매매 여성이 아닌 한국 유튜버 영상이라고 보도했다. 엉뚱한 여성을 성매매 상대로 몰았다는 얘기다. 이 매체는 현지 변호사를 인용해 중국에서 타인의 명의를 도용해 동영상이나 사진을 판매할 경우 소요죄로 5일 이상 10일 이하의 구류와 500위안(9만2000원)의 벌금을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후 해당 한국 여성의 사진과 영상은 곧 검열로 삭제됐다.



클래식 스타 리윈디의 추락



이번에 체포된 리윈디는 그가 18살이던 2000년 국제 쇼팽 피아노 콩쿠르에서 최연소 1위를 수상하며 단번에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클래식 스타다. 차오양 경찰은 21일 오후 9시 6분 공식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계정에 “시민 제보를 받고 매매춘 현장을 급습해 천 모 씨와리 모 씨를 성매매 혐의로 체포했다”며 “조사 과정에서 이들이 위법 사실을 인정해 행정 구류에 처했다”고 실명은 가린 채 발표했다.

하지만 곧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가 평론을 싣는 온라인 매체인 런민왕핑(人民網評)이 같은 날 밤 22시 22분에 웨이보에 리윈디의 실명을 처음으로 적시하고 “흑백 건반에 황색(음란을 은유)을 용납할 수 없다”며 “어떤 오점이든 아름다운 선율을 손상시킬 수 있으며, 어렵게 얻은 예술의 길에 그림자를 드리울 수 있다”며 리윈디를 비판했다.

이후 리윈디의 사회적 매장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22일 중국음악가협회는 성명을 내고 협회 규정에 따라 회원 자격을 박탈했다. 중국 연예인협회도 22일 공지를 통해 리윈디를 규탄하며 향후 활동을 중단시켰다. 인터넷에서는 신상 폭로가 이어졌다. 경찰 조사에선 리윈디가 상대 여성에게 실명 계정으로 매번 1만 위안(184만원)씩 지급해왔던 게 드러났다. 연예 전문 매체인 왕이오락(網易娛樂)은 리윈디는 올 상반기에도 한 차례 성매매 혐의로 체포됐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공개되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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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리윈디 성매매 사건을 보도한 홍콩 동방일보 연예 1면. [동방일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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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윈디 신상 공개 논란



리윈디 ‘죽이기’가 일사천리로 진행되자 초기 리윈디 비난 일변도이던 여론은 당국의 신상 공개에 대한 적법성 논쟁으로 번졌다. 한쉬(韓旭) 쓰촨(四川)대 법학과 교수는 “‘치안처벌법’에는 공안기관이 시행한 행정 처분을 사회에 공개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이 없다”며 “성매매 단속과 대대적인 선전은 폐해가 이익보다 크기 때문에 법을 집행할 때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인격의 존엄을 보다 존중하는 방식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수주의 발언으로 유명한 환구시보의 후시진(胡錫進) 편집인도 23일 “리윈디는 크리스(중국명 우이판·吳亦凡·성범죄)가 아니어서 위법으로 인한 사회적 해악은 상대적으로 가볍다”며 “모든 사람에게 리윈디를 질책한 권리가 있더라도 법과 도덕을 배합한 적합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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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42년 5월 중국 공산당 근거지 옌안(延安)에서 열린 ‘옌안 문예 강좌 좌담회’에 참가한 문화예술인들이 마오쩌둥(毛澤東)과 촬영한 기념 사진이 옌안의 중공 7차 당 대회 개최 유적지 옆에 전시되어 있다. 신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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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척결, 40년대 '문화 정풍' 유사



중화권 언론은 최근 크리스(성범죄), 자오웨이(趙薇·탈세), 정솽(鄭爽·탈세) 등 중국 문화예술계 톱스타들에 이어 클래식 스타 리윈디까지 ‘문화계 정풍운동’이 확산하는 현상을 1940년대 옌안(延安) 정국과 비교한다. 당시 마오쩌둥(毛澤東)은 1942년 5월 ‘옌안 문예 강좌 좌담회 연설’을 통해 “문화예술은 혁명의 도구가 되어야 하며, 인민을 단결시키고 교육하며, 반동을 타도하고 소멸시키는 유력한 무기여야 한다”고 그렇지 못한 예술 활동에 대한 척결을 촉구했다. 이후 1945년 소집된 6기 7중 전회에서 마오는 옌안정풍운동을 배경으로 ‘약간의 역사문제에 관한 결의’를 통과시켰다. 곧이어 곧 7차 당 대회를 소집해 마오쩌둥 사상을 당의 헌법에 명기하는 데 성공했다.

중국공산당은 다음 달 19기 6중 전회에서 ‘당의 100년 분투의 중대 성취와 역사 경험에 관한 결의’를 통과시키고, 내년 가을 20차 당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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