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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내주 사표낼게" "오늘 안내면 박살"..화천대유 설립날 본부장이 사장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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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주에 내가 (사표 제출) 해줄게.”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황무성 사장)
“아닙니다. 오늘 해야 됩니다. 오늘 아니면 사장님이나 저나 다 박살 납니다. 아주 꼴이 꼴이 아닙니다.” (당시 유한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본부장)
지난 2015년 2월 6일 오후 3시경.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1인자 ‘유원’ 유동규 전 사장 직무대리에 이어 2인자 ‘유투’로 불리던 유 전 본부장은 황 전 사장을 찾아가 사직서 제출을 독촉하며 이같이 말했다.

결국 임기가 1년 7개월이 남았던 황 전 사장은 유 전 본부장이 두 차례 더 집무실을 방문하자 밤늦게 사직서를 제출했고, 황 전 사장은 한 달여 뒤인 3월 10일 사장직에서 중도 하차했다.

파이낸셜뉴스

황무성 성남도시개발공사 전 사장이 지난 24일 오후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관련 검찰 참고인 신분 조사를 받기위해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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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본부장이 사장을 압박했다?
2015년 2월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유한기 개발본부장이 황무성 사장에게 당일 사표 제출을 종용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유한기 전 본부장은 황 전 사장에게 이재명 성남시장과 성남시 정진상 정책실장, 성남도시개발공사 유동규 기획본부장 등을 언급했다고 전해졌다. 황 전 사장은 대장동 개발 사업의 수익 배분 방식 등을 놓고 유동규 전 사장 직무대리와 대립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채널A와 동아일보의 보도 등에 따르면 당시 황 사장과 유한기 본부장의 대화 녹취파일에서 황 사장은 유 본부장에게 “시장 허락을 받아오라고 그래”라며 사표 제출을 거부했다.

이에 유 전 본부장이 “사장님이나 저나 뭔 ‘빽’이 있습니까. 유동규가 앉혀 놓은 것 아닙니까”라고 말했고, 황 전 사장은 “아니 뭐 그게(사장직이) 지 거야 원래?”라고 따져물었다.

유 전 본부장은 “시장님 명을 받아서 한 것 아닙니까. 시장님 얘깁니다. 이미 끝난 걸 미련을 그렇게 가지세요”라고 말했다. 황 전 사장의 사퇴 요구 과정에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을 언급한 것이다.

황 전 사장은 “어쨌거나 하여튼 내가 유동규(당시 기획본부장)를 한번 만날게”라고 했지만 유 전 본부장은 요지부동이었다. 유 전 본부장은 또 “(유 전 직무대리가 공사로) 복귀할 때부터 얘기가 나온 것이다. 결정을 다 하고 돌이킬 수 없다”면서 사직을 요구했다.

황 사장이 “(사표를) 내주에 내줄게”라고 하자 유 본부장은 “오늘 아니면 사장님이나 저나 박살 납니다”라고 답했다. 40분간의 대화 녹취파일에서 유한기 본부장은 정 전 실장을 8번, 유 전 직무대리를 11번, 시장은 4번 언급했다.

유 본부장은 당일 하루 동안 오후 3시와 8시 반, 9시 반 등 황 전 사장을 세 차례 면담한 뒤 밤늦게 사표를 제출 받았다.

이날은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의 설립일이다. 황 전 사장의 사퇴로 유 전 직무대리가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이끌었고, 이때 화천대유의 민간사업자 선정과 화천대유 측에 유리한 사업협약 및 주주협약이 체결됐다.

검찰은 황 전 사장이 대장동 개발 전체 수익의 배분 구조 등을 놓고 유 전 직무대리와 대립해 왔던 점 등을 교체 배경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황 전 사장의 사퇴 이후 유 전 직무대리는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를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로 선정했고, 화천대유 측에 유리한 사업 협약 등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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