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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기자수첩] 오징어게임ㆍD.P, 그리고 편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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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

국내 영화나 드라마에서 극 중 인물이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점포 앞 테이블을 이용하는 장면은 자주 등장한다.

지난해 아카데미를 휩쓸었던 ‘기생충’이나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열풍이 불고 있는 ‘오징어게임’도 마찬가지다. 오징어게임에서 오일남(오영수)은 성기훈(이정재)과 재회해 생라면과 소주로 회포를 푼다.

점주의 허락으로 브랜드 노출 없이 촬영됐음에도 ‘CU쌍문우이천점’은 이미 MZ세대를 비롯해 국내 거주 외국인들에게 일명 ‘오징어게임 성지순례’ 명소가 됐다.

비슷한 시기에 넷플릭스 드라마에 등장하며 이슈가 된 다른 편의점업체도 있다. 배우 정해인을 주인공으로 하는 드라마 ‘D.P’에서다. 하지만 끝은 좋지 않다. 극 중 황장수(신승호)가 아르바이트를 하는 편의점주가 악덕 점주로 묘사되자 장소를 협찬했던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넷플릭스에 수정·편집을 요구해 현재 브랜드는 CG(컴퓨터그래픽)로 편집됐다.

K컬쳐가 글로벌 인기를 얻고, 넷플릭스가 세계 최대 OTT(온라인 동영상 플랫폼)로 자리잡는 가운데 코리아세븐의 태도에는 아쉬움이 든다. ‘D.P’가 다소 무거운 주제지만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은 드라마의 촬영장소라는 명성을 놓쳤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이미지로 각인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시청자들도 드라마 속 이미지를 그대로 받아들일 만큼 순진(?)하지 않다는 점을 간과한 것으로 보인다.

때마침 최근 들어 GS25와 CU, 이마트24 등은 해외 시장 진출에 적극적이다. 이들의 대표 마케팅은 바로 한국식 K편의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물론, 마음에 들지 않게 차려진 밥상을 걷어찬 세븐일레븐으로서는 잃을 게 없을 수도 있다. 세븐일레븐 자체가 해외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드코로나’ 이후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할 기회조차 소홀히 한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아이러니하게도 계열사인 롯데온은 롯데백화점 동탄점에서 ‘오징어게임’을 테마로 라이브방송에 나선다.

[이투데이/남주현 기자 (jooh@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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