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와돋이' 명소로 유명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서부 몰락지대 (사진출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클래식 공식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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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편에서는 채팅으로 인한 부작용도 크다. 사람과 사람 간 소통 과정에서 잡음이 생기기 쉽기 때문이다. 게이머 입장에서는 무차별적인 언어폭력을 당해 플레이 자체를 꺼리게 되는 장벽이 되기도 하며, 게임사 입장에서도 채팅으로 인한 유저 이탈을 막기 위해 필터링 시스템을 마련하고 대응 인력을 배치하는 등 꾸준히 리소스가 소비된다. 실제로 온라인게임의 비매너 유저 제재 현황을 보면 ‘부적절한 채팅’은 ‘핵 사용’과 함께 가장 많이 언급되는 대표 요인이다. 심지어 게임 내에서 벌어진 다툼이 현실로 옮겨와 자칫 커지기라도 하면, 게임의 이미지 역시 나락으로 추락하기 마련이다.
이 와중, 해외 대전 위주 게임을 중심으로 채팅이 아예 없거나 활용도를 대폭 줄인 게임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리스폰엔터테인먼트의 에이펙스 레전드는 채팅을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세밀한 소통이 가능한 ‘핑 시스템’을 지원한다. 최근 출시된 닌텐도 스위치/모바일용 AOS 게임인 포켓몬 유나이트는 일반 게임에서 채팅이 아예 존재치 않으며, 핑 시스템이나 지정된 메시지를 보내는 기능 등 제한된 소통 수단만을 제공한다.
비록 한국을 포함한 일부 지역으로 축소되긴 했지만, 리그 오브 레전드 역시 채팅을 없애는 것을 고려 중이다. 라이엇게임즈는 지난 13일, 채팅 중 부정적인 행동을 차단하기 위해 빠른 대전에서 전체 채팅을 없애는 것을 테스트하겠다고 밝히며 “전체 채팅은 팀 사이에 재미있는 교류가 이뤄질 기회나 농담을 주고받을 기회를 주지만, 현재 긍정적인 소통보다 부정적인 상호작용이 많다”라고 말했다. 이는 전체 채팅 허용 시 명보다 암이 더 크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 지난 20일 국내 등 일부에 도입된 롤 '전체 채팅 비활성화' (자료출처: 리그 오브 레전드 공식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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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채팅이 없기에 오는 불편함도 분명 존재한다. 실제로 팀 협력이 중시되는 게임들에서는 제대로 된 명령이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카카오톡 채팅방이나 디스코드 음성채팅 등 외부 채팅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실제로 더 긴밀한 팀플레이를 위해 게임 내 채팅을 추가해주길 요청하는 유저 의견도 다수다.
▲ 포켓몬 유나이트는 채팅이 없어도 플레이에 지장이 없으나, 그럼에도 채팅을 원하는 목소리가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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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러한 변화도 게임 장르나 문화에 따라 각기 다르다. 실제로 게임메카 취재 결과 국내 게임업계에서는 채팅을 줄이거나 없애는 것에 대한 시도나 논의가 활발하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국내 게임업계 주력 장르인 MMORPG는 긴밀한 소통이 요구되는 경우가 많기에 채팅이 필수불가결하며, 대체수단을 찾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 넥슨은 NDC 18에서 딥러닝을 바탕으로 욕설 등을 찾아내는 인공지능 기반 기술을 소개한 바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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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채팅 내 문제 해결은 2021년 첨단 기술을 총동원해도 원천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다. 필터링을 너무 과하게 넣거나 인공지능을 통한 사전 차단을 강도 높게 반영할 경우, 게임 내에서 제대로 이야기를 나눌 수 없거나 문맥을 잘못 판단해 엄한 유저를 잘못 제재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부적절한 채팅이 만연하고 이로 인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는 점에 대한 대책으로 채팅 자체를 최소화하는 것은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실제로 국내 일부 게임, 일부 모드는 채팅이 없어도 얼마든지 플레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앞으로는 국내에서도 채팅을 기본 요소로 여길 것이 아니라, 게임에 따라 빼거나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해결책을 모색할 때가 왔다.
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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