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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들뜬 자영업자 "간만에 만석…알바생 모집공고도 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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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가온 일상회복 ② ◆

매일경제

`위드 코로나`로 코로나19 방역 정책 전환을 앞두고 있는 25일 서울 명동 거리를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명동에는 인파가 늘면서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김호영 기자]


다음달 1일부터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로의 전환을 앞두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직격탄을 맞았던 음식점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매출이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고 결혼식, 칠순잔치 같은 중요한 가족 행사를 치를 수 있다며 안도하는 사람들도 늘었다.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으로 가장 분주해진 사람들은 자영업자들이다. 25일 서울 명동의 일부 식당은 위드 코로나로 바뀐 영업 시간과 영업지침을 가게 밖에 써서 붙이는 등 손님맞이에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명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정 모씨(52)는 "영업시간이 길어지고 손님도 많아질 것에 대비해 새로 아르바이트생 모집 공고를 냈다"며 들뜬 마음을 표현했다.

서울 서대문구 소재 음식점을 운영하는 박 모씨(57)도 "지난주 금요일 (가게 좌석이) 간만에 만석이 됐다"고 전하며 "손님들도 예전과 달리 다들 즐겁게 식사하는 분위기라 나까지 즐거워진다"면서 함박웃음을 지었다.

예비 신혼부부들도 위드 코로나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다음달 6일 결혼식이 예정된 신부 변 모씨(30)는 "거리 두기 제한이 거의 해제된 것 같아 사람들을 마음 편히 초대할 수 있게 됐다"며 "신혼여행은 제주도로 예약해 놨지만 내년에 해외여행을 갈 수 있을지 몰라 비행기 티켓을 미리 사두려 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부모님 칠순을 앞둔 자녀들도 서둘러 계획을 변경하고 있다. 대기업에 근무하는 김 모씨(36·남)는 "아버지 칠순이 내년 1월인데 용돈만 드리고 끝낼까 걱정했었는데 이제는 가족들이 함께 모일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부모님은 아직 걱정하시지만 일단 호텔에 칠순잔치를 예약했다"고 말했다.

대학가 또한 올해 단계적으로 대면수업을 추진하면서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소재 A대학에 근무 중인 교직원 김 모씨(30)는 "학생들이 캠퍼스에 올 기회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대학 생활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있었다"며 "학교도 정부의 위드 코로나 조치에 맞춰 일부 과목에 한해 단계별로 대면수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B대학원에 재학 중인 이 모씨(26)도 "최근 대면수업이 부분적으로 재개되면서 캠퍼스에서 확실히 활기가 느껴진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들도 단계적 일상 회복에 발맞춰 축제 준비에 본격 나서고 있다. 지난해 대부분 취소됐던 가을 축제는 이미 대면 축제로 전환됐고 겨울 축제 역시 관광객을 맞을 채비에 분주한 상황이다. 세계적인 겨울 축제로 매년 100만명 이상 관광객이 찾는 화천 산천어축제는 올겨울 정상 개최가 예상된다. 매년 1월 열리던 산천어축제는 이상고온, 코로나19 여파로 2년째 열리지 못했다. 이 밖에도 인제 빙어축제와 송어 얼음낚시로 유명한 홍천강 꽁꽁축제 역시 개최로 가닥을 잡은 상태다. 내년 초에는 태백산 눈축제, 대관령 눈꽃축제도 모두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22일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위드 코로나를 선언한 전남 순천시는 이미 모든 행사를 대면으로 치르고 있다. 30일 순천 축구경기장에서 열리는 대규모 K팝 공연에는 사전 예매를 통해 관람객 2000명을 수용하기로 했다. 또 다음달 12~13일 순천 시내 일원에서 열리는 '푸드앤아트 페스티벌'도 야외 행사인 만큼 참여 인원 제한 없이 열린다.

대전에서도 다음달 동구의 '대동천 가든 페스티벌'과 서구 '힐링아트 페스티벌', 대덕구 '워킹 새여울 축제' 등 지역 대표 축제들이 대면 프로그램을 통해 진행된다. 충남에서는 다음달 13일 보령-태안 국도 77호선 개통을 기념한 '보령 해저터널마라톤대회'가 예정대로 열린다.

경기도 역시 다음달부터 열리는 여주오곡나루축제(11월 12~14일)와 오산독산성문화제(11월 13~14일), 파주장단콩축제(11월 26~28일) 등 6개 축제가 온라인과 대면 방식으로 병행해 열린다. 경기도 관계자는 "지난해 축제를 많이 취소해 올해는 가급적 감염병 수칙을 지키면서 취소를 안 하는 방향으로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직장인들은 재택근무로 확보했던 '저녁이 있는 삶'이 다시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다. 금융권에 재직 중인 김 모씨(31)는 "전 부서원 접종이 완료되자마자 부서 회식이 생기고 상사들이 자꾸 회식을 잡는다"며 "위드 코로나로 전환될 경우 직장 내 회식 분위기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까봐 아찔하다"고 털어놨다. 그동안 재택근무를 하던 직장인 김 모씨(26)는 "(이번 정부 발표에) 회사도 재택근무를 끝내고 다시 대면근무를 재개하려는 것 같아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다"며 "위드 코로나가 '비포 코로나'는 아닌데, 원격근무의 효율성을 반영하지 않은 채 무조건 예전으로 돌아가는 건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시는 위드 코로나 전환을 앞두고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을 우려해 특별방역단속을 실시할 예정이다. 특히 31일 핼러윈데이를 앞두고 이달 27일부터 11월 2일까지 유흥시설 밀집지역에 강도 높은 합동단속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우성덕 기자 / 고보현 기자 / 박제완 기자 / 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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