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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스존의 스펙타클 블록체인] 사소하지만 궁금한 비트코인 선물 ETF 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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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기 대표]
테크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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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여름 코린이 시절, 어느 콘퍼런스에서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라는 게 있는데 승인되면 좋은 거라는 말을 처음 들었다. "ETF가 뭐에요?"라고 물으니 누군가 '상장지수펀드'라고 알려줬다. 그 때는 듣고도 그게 뭔지 몰랐다. 처음 투자 공부를 시작한 자산군이 코인이다보니 그럴 수밖에. 지금의 코린이들도 그 때의 나와 비슷할 수 있다.

ETF를 다시 보게 된 것은 한참 후였다. 거래소에서 레버리지 ETF라는 특정 코인의 롱(매수) 몇 배, 쇼트(매도) 몇 배를 추종하는 코인들이 나오면서 어떤 가격 규칙을 추종한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았다. 그리고 이제는 비트코인 선물 ETF라고 부르는, 비트코인의 가격과 직접 상관관계를 가지면서 전통 금융 시장의 정식 증권 승인을 받은 상품을 볼 수 있는 시대가 왔다.

프로셰어즈 선물 ETF가 지난 19일 뉴욕증권거래소(SEC)에, 발키리 선물 ETF가 22일 나스닥에 각각 상장됐다. 승인 대기중인 비트코인 ETF들도 여럿 있다. ETF가 상장되면, 개인 투자자도 증권 시장에서 비트코인의 가격 방향성에 따른 거래를 할 수가 있다.

하지만 ETF에 익숙치 않은 많은 코인 투자자에게 이 구조는 낯설다. 어차피 국내 투자자들에게는 현물 또는 선물의 직접 매수매도가 훨씬 이득이고, 이에 대해서는 많은 콘텐츠들이 설명해주고 있다. 그래서 아마 직접 투자할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굉장히 단순한 부분에서 궁금증들을 갖고 있는데, 매체들이 이를 잘 풀어주지 않는다.

따라서 다른 곳에서 다루지 않는, 사소하지만 궁금할 만한 비트코인 선물 ETF에 대한 정보들을, '찾아보는 방법' 위주로 이야기하고자 한다.

ETF 홈페이지에 나오는 문서 이해하기

두 ETF는 각각 프로셰어즈와 발키리 펀드 사이트에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현재 프로셰어즈 ETF는 SEC에, 발키리 ETF는 나스닥에 각각 상장해 거래가 이뤄지는 상태다. 각 ETF 정보 페이지로 들어가면 여러 링크들이 있는데, 공통적으로 이해해야 하는 자료 이름들이 있다.

첫째, 팩트시트(Fact Sheet)다. 상품의 이해를 돕기 위한 주요 사항에 대한 요약서로 개요에 해당하는 정보들이 나열돼 있다.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월간운용보고와 같은 것이 없어 매우 간단한 정보가 들어 있다.

둘째, 투자 설명서(Prospectus)이다. 보통 요약서와 풀 버전으로 나뉜다. 운용 수수료와 잠재 위험성 정도만 나열된 요약서에 비해, 풀 버전은 투자에 필요한 주요 정보가 포함돼 있어 ETF를 이해하기 위해 읽어야 하는 필수 문서이다.

셋째, 추가정보 보고서(SAI, Statement of Additional Information)이다. 말 그대로 투자 설명서에 미처 담지 못한 부가적인 정보들을 설명하는 문서이다.

프로셰어즈 ETF는 40달러, 발키리 ETF는 25달러에 시작한 이유

ETF 시작가는 당일 순자산가치(NAV, Net Asset Value)와 일치한다. 이 값은 시작할 때 펀드가 가지고 있는 순자산총액(총 자산가치 - 총 부채(비용, 수수료 포함))을 각 발행사가 발행하는 주식 수로 나누어 계산한다. 이후 거래가 이루어지면서 실거래가(Market Price)는 NAV보다 높거나 낮을 수 있다. 이를 괴리율이라고 부른다. 그레이스케일비트코인투자신탁(GBTC) 관련 보도에서 '프리미엄' 또는 '역프리미엄'으로 설명하는 그것이다.

NAV 가격을 도출하는 정보는 SAI에서 확인할 수 있다. 'Net Assets'이 시작할 때 펀드가 보유한 순자산, '쉐어즈 아웃스탠딩(Shares Outstanding)' 또는 '크리에이션 유닛 사이즈(Creation Unit Size)'가 발행 주식 수이다. 당연히 이 둘은 발행사가 정하는 것이다. 앞의 값을 뒤의 값으로 나누면 시작가 NAV를 얻을 수 있다. 프로셰어즈 ETF는 40만달러의 순자산총액을 1만주로 나누면 되고, 발키리 ETF는 10만달러의 순자산총액을 4000주로 나누면 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선물이 6만달러가 넘는데 ETF의 주당 가격이 그에 비해 낮은 것은 당연히 그럴 수 있는 것이다.

순자산총액 구성요소 확인하기

홀딩스(Holdings)라고 표시된 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실제 선물 계약을 몇 개 들고 있는지와 각각의 티커를 보여준다. 현재 시점에서, CME 비트코인 선물로만 구성된 프로셰어즈 ETF와 달리 발키리 ETF는 CME 마이크로 비트코인 선물(증거금과 수수료가 더 낮은 상품)을 포함하고 있다.

美 투자회사법 1940이란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8월에 비트코인 선물 ETF는 미국 투자회사법 1940(Investment Company Act of 1940)에 의해 규제를 받으므로, 해당 규정을 준수하는 ETF가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한 바 있다. 각 펀드는 이 법에 의거하여 투자회사로 등록해야 증권 시장에서 ETF 거래를 개시할 수 있다. 또한 법에는 투자회사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분명히 명시하고 있으므로, 이에 따라 투자자를 보호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프로셰어즈와 발키리 펀드 모두 투자회사법 1940에 따라 등록된 투자회사이다. 법의 정의에 따르면 투자회사는 증권 투자, 재투자, 거래 등의 사업을 하거나, 관여하거나, 할 계획인 발행인을 의미한다. 그 중에서도 두 펀드는 비분산투자회사에 속한다. 비분산투자회사는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의 자산을 소수 발행인의 증권에 투자할 수 있다. 따라서 투자설명서에서는 비분산투자회사는 분산투자회사에 비해 변동성 노출이 크고, 단일 발행자 성과 기반으로 움직이므로 펀드 성과 하락 위험이 늘어난다는 위험성을 설명하고 있다.

2019년에만 해도 '투자회사법 1940에 따라 신청하는 ETF는 가상자산을 취급해서는 안 된다'라는 SEC의 명확한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비트코인 선물 ETF 신청 건은 SEC에서 절차를 문제삼았다. 하지만 게리 겐슬러 위원장의 발언에 따라 바뀐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신청서의 수정이나 비슷한 형태의 신청이 물밀듯 쏟아졌다. CME 비트코인 선물에 투자하는 ETF는 '비트코인 자체에 투자하는 것이 아닌 선물 계약에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에' 길이 열렸다는 것이다. 따라서 아직 현물 ETF 승인까지 가기엔 관문이 남은 셈이다.

외면할 수 없는 전통 금융시장의 진입 물결

가끔은 가격이 곧 다수의 의견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는 단순히 인플레이션 헷지 때문이라고 하지만, 선물 ETF 건의 승인 뉴스가 터질 때마다 비트코인 가격이 단기적으로 바로바로 뛰어오르는 것을 우리 모두는 봤다. 대다수는 이 상황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비트코인 가격이 점점 더 전통 금융 시장에서 중요해지고, 관련 금융상품이 더 늘어나면서 코인 투자자가 그간 알 필요가 없었던 것들에 대한 이해를 요구하는 일들도 늘어날 것이다. 그럴 때마다 노웨어(Know-where)의 경험치는 스스로 찾아보는 투자자에게 올 것이다. 그것이 비트코인 ETF에 대한 정보들을 찾아보는 방법을 고민해 본 이유다.

글=스존(김태린)
정리=김현기 기자 khk@techm.kr

스존(김태린) 님은?
30대 회사원이자 약사다. 본업과는 동떨어진 블록체인 행사 정보를 공유하는 방을 운영하는 특이한 이력을 지녔다. 2017년 불장에 아버지 추천만 덥석 믿고 이더리움, 일명 파더리움을 풀매수하고나서부터 블록체인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후 2018년 야심차게 장투를 시작했던 모든 코인의 가격이 토막나는 시련을 겪었다. 물린 코인 공부할 겸 밥이 맛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간 밋업에서, 먹는 재미 듣는 재미에 홀라당 빠져 밋업 마니아가 되었다. 2019년 1월부터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블록체인 밋업 정보교류방'을 운영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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