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R&D 상생] 대기업 '기술나눔'…유니콘 기업 키울 비장의 카드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에서 291개 기업이 기업 가치 10억달러(약 1조8000억원)를 넘는 비상장기업을 뜻하는 '유니콘'에 등극했다. 이 중 한국이 배출한 유니콘 기업은 단 1곳에 그쳤다. 하지만 이처럼 유니콘 기업 탄생이 부진하다고 손 놓고만 있을 수도 없다. 산업통상자원부가 2013년부터 추진해 온 '기술나눔' 사업은 새로운 유니콘이 국내에서도 속속 나타나도록 도와줄 수 있는 비장의 카드 중 하나다.

기술나눔 사업은 대기업 등이 보유한 미활용 기술을 필요로 하는 중소·중견기업에 무상으로 이전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는 동반성장 사업으로 삼성전자, 현대차·기아, SK하이닉스, LG전자, 포스코, LS일렉트릭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대기업·중소기업 기술 동반성장의 모범 사례다.

기술나눔 사업 외에도 국내 대기업들은 다양한 상생 노력을 기울이며 새로운 유니콘의 출현을 고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래 산업의 기초가 될 스타트업 육성, 정보기술(IT) 인력 양성, 학계 연구 지원까지 다방면에 걸쳐 상생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과학 기술 육성·지원을 목표로 1조5000억원을 출연해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매년 상·하반기에 기초과학, 소재,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과제를 선정해 이를 지원한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목표에 대한 도전을 중요시해 목표 달성에 실패하더라도 실패 원인을 지식 자산으로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2013년 시작한 육성사업은 총 705개 연구과제에 9215억원의 연구비를 집행했으며 지원받은 연구진은 1만3000명에 달한다.

이를 통해 국제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은 2550건으로 사이언스(10건), 네이처(7건), 셀(1건) 등을 비롯한 글로벌 최상위 국제 학술지에 소개된 논문만 420건이다. 이와 함께 새로운 유니콘 탄생의 모체를 만들기 위한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 인사이드'를 2012년 말부터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자체 기술력 향상뿐 아니라 우수 사내벤처 과제의 경우 스타트업으로 분사할 수 있는 스핀오프 제도도 실행하고 있다. 아울러 외부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C랩 아웃사이드'를 2018년 8월 신설해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래의 소프트웨어 기업 창업자를 꿈꾸는 청년들의 취업 사관학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삼성청년소프트웨어아카데미(SSAFY)도 운영하고 있다. 1년간 매일 8시간씩 총 1600시간의 집중적인 교육을 통해 현업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역량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육성하는 프로그램이다. SSAFY는 이달 기준 누적 수료생 2087명을 배출해 이 중 77%인 1601명이 삼성전자를 비롯해 신한은행, 카카오, LG CNS, SK(주) C&C 등 500여 곳 기업에 취업했다.

현대차그룹은 'R&D 협력사 테크데이' 행사 등을 통해 협력사 연구·개발(R&D) 지원에 나서고 있다. 해당 행사는 2006년부터 매년 현대차·기아가 협력사와 최신 정보를 공유하고 각종 지원을 하는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협력사는 이 행사를 통해 다른 협력사와 기술 정보를 공유하는 효과까지 얻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협력사 R&D 기술지원단'은 분야별 최고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이다. 자문단이 협력사를 직접 찾아 R&D를 함께 진행하는 한편 작은 규모의 부품사에서 진행하기 어려운 다양한 분야의 시험·평가를 돕는다.

현대차·기아는 특허를 무상으로 개발해 협력사에서 필요한 특허권을 이전해주는 '특허권 무상 제공'은 물론 특허를 개방해 중견·중소기업의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기술나눔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SK그룹 계열사인 SK E&S는 수소 생태계 확장을 위해 뛰어든 액화수소드론 분야에서 엑센스, 하이리움 산업 등과 공동 연구·개발에 나섰다. 자사 상생협력기금을 활용해 드론 전문 중소·벤처기업들의 액화수소드론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조기 상용화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복안이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7일 광주연구개발특구본부, 기술과가치 등과 대·중소기업 상호협력 생태계 조성을 위한 '대중소 과학기술 상생 플랫폼' 운영 협약식을 맺었다. 중소기업에 연구개발이 가능한 인프라스트럭처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다. SK에코플랜트는 협약 기관과 공동으로 보유 공간을 협력사 및 스타트업에 사무 공간으로 제공한다. 주요 대도시에 개방형 오피스 형태로 사무 공간을 제공해 접근성도 높였다.

LG그룹은 지난해 동반성장위원회가 발표한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생활건강, 더페이스샵, LG유플러스, LG CNS 등 총 8개 계열사가 최고 등급인 '최우수 기업'으로 평가받았다. LG전자는 협력사를 대상으로 생산라인 자동화와 정보화 인프라 구축 노하우 전수에 나서는 한편 올해부터는 2차 협력사까지 제조 경쟁력 혁신 지원에 나섰다. 지난해에만 약 100개 협력사와 공동으로 인공지능(AI), 빅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과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했다.

LG사이언스파크는 2018년부터 스타트업과 교류 및 R&D를 모색하는 'LG 커넥트' 행사를 매년 진행하고 있다. 참가 업체 중 협업 가능한 곳을 대상으로 공동 R&D, LG사이언스파크 내 개방형 연구 공간 '오픈랩' 입주, 글로벌 홍보 등을 지원한다.

[한우람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