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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이슈 로봇이 온다

구글도 탐낸 로봇 '휴보' 개발자, 카이스트 발전기금 50억 기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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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보 아빠' 오준호 레인보우로보틱스 CTO

2011년 교원창업후 주식 20% 학교에 기부

작년 코스닥 상장돼 주식가치 50억원 훌쩍

오 CTO "연구·창업·대학 선순환 선례 보람"

이광형 총장 "카이스트 신문화전략 본보기"

아주경제

오준호 레인보우로보틱스 CTO(카이스트 기계공학과 명예교수)가 2017년 진행한 '로봇기술과 미래' 강연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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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도 실제 납품된 국내 최초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 '휴보'를 만든 로봇공학자 오준호 교수의 이름을 딴 발전기금이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하 '카이스트')에 마련된다.

26일 카이스트에 따르면, 학교는 선도적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창업자인 오준호 최고기술책임자(CTO)로부터 주식 400주를 기탁받았다. 이 주식의 가치는 레인보우로보틱스 설립 당시 200만원 수준이었는데, 올해 2월 이 회사가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면서 50억3900만원의 가치를 갖게 됐다. 카이스트는 이를 '오준호 기금'이라 명명하고 발전기금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오 CTO는 국내 휴머노이드로봇 분야를 개척한 선구자다. 그는 지난 2011년 당시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 신분으로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설립해 카이스트의 39번째 창업교원이 됐다. 이를 위해 지금과 달리 교원 스스로 창업지식과 인력을 확보하고 까다로운 승인 절차를 밟아야 했다. 그는 연구와 창업을 병행할 수 있게 배려한 학교에 감사의 뜻으로 회사 주식 20%를 기증했다.

'휴보' 시리즈는 오 CTO의 주도로 카이스트에서 2002년부터 개발된 인간형 로봇이다. 휴보가 레인보우로보틱스 설립을 통해 비로소 상업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했지만, 개발된 역사는 거의 20년에 달한다. 오 교수의 휴보 연구팀은 지난 2015년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로봇경진대회 'DARPA 로보틱스챌린지(DRC)' 결선 대회에서 최종 우승하면서 뛰어난 기술력을 입증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2016년 1월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에 초청돼 기술시연을 했고 2018 평창올림픽 성화봉송 주자로 나서며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앞서 구글 안드로이드의 아버지인 앤디 루빈 부사장이 구글의 로봇개발사업총괄 임원 자격으로 지난 2013년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조용히 찾아와 휴보의 제어·운영 방식을 습득한 뒤 이 로봇 두 대를 사 가기도 했다.

오 CTO는 "대학에 지원된 연구비의 결과가 창업으로 이어지고 다시 대학으로 환원되는 선순환 구조의 선례를 남기게 돼 큰 보람을 느낀다"라며 "기금이 카이스트의 발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유용하게 사용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은 "혁신적 연구 성과를 창업으로 연결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 이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 카이스트가 추구하는 신문화전략(QAIST)의 중심축"이라면서 "오 교수께서 선배이자 스승으로서 본보기와 큰 재원을 마련해주신만큼 후배 교수들과 학생들이 대학의 창업생태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더 큰 꿈을 이루도록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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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호 레인보우로보틱스 CTO(왼쪽)와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이 지난 25일 카이스트 대전 본원에서 발전기금 감사패 전달식을 진행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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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철 기자 imc@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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