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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서울 아파트 거래 ‘뚝’… 집값 하락 전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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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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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 뉴시스


[박정환 기자] 서울 아파트 거래가 급감하면서 집값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점진적 금리 인상과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여파로 실수요자들의 ‘패닉바잉’이 주춤해진 것이다. 하지만 강남 인기 재건축 단지 등에선 여전히 신고가가 속출함에 따라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보기엔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과 관악구 등 서울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거래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거래절벽’이 현실화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548건이다. 아직 9월 계약분은 신고기한(30일)이 일주일가량 남았지만 현재 추세로 볼 때 연중 최저치인 지난 4월(3669건)을 밑돌 가능성이 높다. 하반기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7월 4701건으로 정점을 찍은 후 매달 거래량이 감소하고 있다. 10월 거래량의 경우 지난 24일 기준 607건에 불과하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고점에 이르러 더 이상 오르기 어려울 것이라는 인식이 강해졌다”며 “이에 더해 금리가 계속 인상될 가능성이 높고,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가 더욱 강화돼 실수요자들이 거래에 신중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가 급감하자 아예 호가를 낮춰 부르는 단지도 늘고 있다. 최근 국토연구원이 공인중개사무소 3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1%가 ‘호가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고 응답했다. 즉 10채 중 4채가 호가보다 싼 가격에 팔린 것이다.

집을 사려는 심리도 위축되고 있다. KB리브부동산이 발표한 주간KB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서울의 매수우위지수는 전주(96.9)보다 하락한 94.5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100이 넘으면 매수자가 많고, 그 이하면 매도자가 많다고 해석한다.

하지만 주택시장에선 이 같은 거래 감소를 본격적인 집값 하락 신호로 보기엔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아직 서울 강남권에선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고, 집값 상승세가 주춤한 것은 대출 규제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부동산 시장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 집값은 꺾이지 않고 여전히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10월 셋째주 기준 강남구(0.23→0.24%), 서초구(0.21→0.23%), 송파구(0.22→0.25%)가 모두 지난주 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대출 규제 등으로 주택 매수를 억누르더라도 집을 사겠다는 의향이 집을 살 필요없다는 것으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며 “즉 주택 매매량은 상대적으로 감소하더라도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신고가 체결은 지속되는 양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집값이 비싸고 매물이 감소하는 와중에도 집을 사야하는 수요층은 소수라도 늘 있다는 것을 간과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pjh12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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