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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사우디 왕세자 삼촌인 국왕 ‘독반지로 암살 가능’ 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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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전직 정보당국자 주장…“독반지 갖고 있어 악수만 해도 충분”

헤럴드경제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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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삼촌이자 국왕을 암살할 수 있다고 할 정도로 사우디아라비아 실세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비정함을 보여주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사우디 정보기관의 이인자를 지낸 사드 알자브리는 24일 방송된 CBS방송 인터뷰에서 무함마드 왕세자가 과거 삼촌인 국왕을 시해할 수 있다는 식으로 자랑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알자브리는 무함마드 왕세자를 향해 “감정이 없다”, “사이코패스”라고도 몰아세웠다.

알자브리는 캐나다에 피신 중이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2014년 당시 사우디 정보 수장이자 전 왕세자인 무함마드 빈 나예프와 만남에서 이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자신이 러시아에서 온 독반지를 갖고 있다면서 “나는 국왕을 암살하고 싶다. 그와 악수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는 것.

당시 사우디 통치자는 압둘라 국왕이었다. 압둘라 국왕은 2015년 1월 자연사했고, 이복동생이던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이 왕위를 이어받았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현 살만 국왕의 아들로, 당시에는 정부에서 별다른 고위직을 맡지 않은 상태였다.

알자브리의 주장이 맞는다면 무함마드는 국왕이자 삼촌인 압둘라를 살해할 수 있다는 말을 서슴지 않은 것이 된다.

알자브리는 무함마드 왕세자가 그냥 단순히 떠벌린 것인지는 불분명하지만, 사우디 정보 당국이 이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였고 이 문제가 왕실 내부적으로 처리됐다고 주장했다.

또 당시 만남에 대한 2개의 영상 복사본이 있다면서 이것이 어디 있는지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주재 사우디 대사관은 CBS에 알자브리가 자신의 금융 범죄를 숨기기 위해 오랫동안 사실을 조작해온 이력을 지녔으며, 믿을 수 없는 전직 관료라고 깎아내렸다.

알자브리는 무함마드 왕세자의 정적인 빈나예프 전 왕세자 편에 섰다가 표적이 됐고, 2017년 캐나다로 도피했다.

사우디가 제기한 횡령 의혹에 알자브리는 혐의를 부인하면서 무함마드 왕세자가 자신을 죽이려고 캐나다로 암살단을 보내는가 하면, 사우디에서 자녀 2명을 인질로 잡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지난 2018년 사우디 왕실을 비판해온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터키에서 살해될 때 암살 배후로 지목된 인물이다.

카슈끄지 암살 당시 알자브리는 캐나다 내 사우디의 작전에 연루되지 말고 영사·대사관에도 가지 말라는 경고와 함께 자신이 암살 목록 1순위라는 말을 들었다고도 주장했다.

알자브리는 사우디에 수감된 두 자녀를 위해 목소리를 낸다며 “자녀를 풀어주고 다시 삶을 누릴 수 있게 해달라고 미국 국민과 행정부에 호소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 2월 카슈끄지 암살 배후에 무함마드 왕세자가 있다는 정보당국의 보고서를 공개하고, 사우디를 제재했다.

유엔 역시 2019년 6월 “무함마드 왕세자 등이 사적으로 개입한 것을 조사할 필요성이 있다는 신뢰할 만한 증거가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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