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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종합] ‘사면초가’ 페북, 빛바랜 3분기 실적…애플·내부고발자·언론 집중포화·10대 사용자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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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사생활 보호 강화 여파에 매출 증가세 둔화
17개 언론사 컨소시엄 구성 일제히 비판 기사
내부고발자는 영국 하원 청문회 출석
미국 청소년 페북 사용시간 16% 감소


이투데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2018년 5월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새너제이/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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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이 온갖 악재에 휩싸이면서 회사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게 됐다. 내부고발자의 연이은 비판과 언론의 집중포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회사 분기 실적마저 애플의 사생활 보호 강화 여파에 성장 둔화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은 이날 3분기 주당순이익(EPS)이 3.22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 3.19달러를 웃도는 것이다. 순이익은 전년 대비 17% 증가한 91억9000만 달러(약 10조7600억 원)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선방했지만, 매출은 성장세가 둔화했다.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한 290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295억7000억 달러)를 밑돌고 지난해 4분기 이후 가장 낮은 매출 증가율을 기록한 것이다. 2분기 증가율은 56%였다.

매출 둔화의 결정적 요인으로는 애플의 운영체제(iOS) 업데이트가 꼽힌다. 애플이 개인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표적 광고를 사실상 차단하면서 페이스북의 광고 수입이 영향을 받은 것이다. 애플은 지난 4월 아이폰 이용자가 특정 모바일 앱을 쓸 때 해당 앱이 사용자의 검색 기록이나 활동 내역을 수집하는 것을 허용할지를 승인받도록 했다. 데이브 웨너 페이스북 최고재무책임자(CFO)는 “iOS 변경이 분기 실적에 가장 큰 역풍이었다”면서 “그것이 없었다면 2분기부터 3분기까지 순차적인 성장을 예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4분기 실적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페이스북은 iOS 업데이트 등의 여파에 4분기 매출이 315억~340억 달러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 348억 달러를 밑도는 실적 가이던스다.

페이스북은 최근 내부자 고발과 정치권의 압박, 언론의 비판 보도 등 여러 악재에 휩싸인 상황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내부고발자와 최근 언론의 비판적 보도에 대해서 “우리 회사에 대한 잘못된 그림을 그리기 위해 유출된 문서를 선택적으로 악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투데이

페이스북 프로덕트 매니저 출신 내부고발자 프랜시스 호건(오른쪽)이 2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하원 청문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런던/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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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프로덕트 매니저 출신 프랜시스 호건은 이날도 페이스북 이면에 대한 폭로를 이어갔다. 이번에는 영국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페이스북이 온라인상에서 증오를 부추기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규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자회사 인스타그램이 청소년의 정신건강에 유해한 것을 알면서도 어린이용 인스타그램 개발을 추진한 내용이 담긴 내부 문건을 언론에 전달한 것을 시작으로 이달 초 미국 상원 청문회에 출석했는데 이제 대서양 너머 영국에서도 페이스북에 대한 비판을 이어간 것이다.

호건이 수집한 수천 페이지 분량의 방대한 내부 문건은 언론의 이례적인 ‘연합 행보’로 이어졌다. 이날 CNN과 뉴욕타임스(NYT) 블룸버그통신 등 17개 미국 언론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호건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의회에 제출한 사내 문건 일명 ‘페이스북 페이퍼’에 대해 공동조사한 내용을 토대로 일제히 비판 기사를 보도했다. CNN은 페이스북이 자사 서비스가 인신매매에 악용됐다는 사실을 알면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전했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저커버그가 베트남 공산당의 요청에 반정부 인사들의 콘텐츠 업로드를 제한했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 페이퍼에는 회사 성장에 대한 우려도 담겼다. 올해 3월 작성된 내부 문건에 따르면 미국 청소년의 페이스북 사용 시간은 전년 대비 16% 감소했고, 10대 이용자 수는 2019년 이후 2% 줄었으며 앞으로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날 실적 둔화 소식에도 회사 주가는 정규 거래에서 1.3% 상승, 시간 외 거래에서는 3% 넘게 급등했다. 자사주 매입프로그램을 500억 달러 확대한다고 밝힌 영향으로 풀이된다. 자사주 매입은 통상 주가의 호재로 받아들여진다.

[이투데이/김나은 기자 (better68@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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