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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부동산 빙하기" vs "수요 여전"…가계부채 대책 시장 반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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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축소·금리인상 겹쳐 위축”

“똘똘한 한채 선호 두드러질 듯”

세계일보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 빌딩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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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6일 강력한 가계부채 관리 추가 대책을 내놓으면서 부동산 시장도 직격탄을 맡게 됐다. 이미 수도권을 중심으로 거래절벽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대출 조이기’가 한층 강화되면서 “주택 매매시장에 빙하기가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2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소득 대비 갚아야 할 원리금 비율) 조기 시행을 골자로 한 가계부채 대책으로 주택 매매심리가 크게 얼어붙은 것이란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이번 대책에 따른 금융권의 대출한도 축소 움직임과 다음달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맞물리며 부동산 구입심리를 제약하고, 주택 거래량을 감소시킬 전망”이라며 “누적된 집값 상승의 피로감과 겹쳐 주택 매수세가 크게 감소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도 “이번 규제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이 어려워지면서 현금부자가 아니라면 주택 마련에 상당 부분 제악이 생겼다”면서 “전반적으로 주택거래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거래절벽이 심화하고, 주택 매수세가 줄어든다고 해도 바로 집값 하락과 연결짓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대출 규제로 매수세는 묶였지만, 주택 수요 자체는 여전하다는 이유에서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금리 인상과 가계부채 추가대책 예고 등 하락요인도 있지만, 전세난과 공급 감소, 풍부한 유동성 등 상승요인이 맞서는 상황”이라며 “가을 이사 수요도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현재의 상승기조가 쉽게 바뀌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도 수도권 전반의 주택 매매가 급감한 가운데에서도 서울 강남권을 비롯한 우수 학군의 주요 단지와 외곽 지역 신축 단지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대출 규제로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진 만큼 ‘똘똘한 한 채’ 선호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인기 지역과 비인기 지역 간 집값 격차가 벌어지는 부동산 양극화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정부는 DSR 규제 대상에서 분양주택에 대한 중도금 대출과 전세대출 등은 제외했다. 이에 따라 주택 매수 대신 전세로 머물며 청약을 노리는 대기 수요가 늘어날 경우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다시 집값을 끌어올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세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대출을 옥죄면 불안요소만 키우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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