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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마침내 천슬라, 머스크 하루에 42조원 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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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회사 최초로 시총 1조달러 넘어… 전기차는 이제 대세가 됐다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가가 25일(현지 시각) 뉴욕 증시에서 하루 동안 12.7% 상승하며 1024.86달러를 기록, 처음으로 1000달러를 돌파했다. 지난 20일 3분기 역대 최대 실적 발표 후 상승세를 탔던 테슬라 주가는 이날 미국 렌터카 빅3 중 하나인 허츠(Hertz)가 내년 말까지 테슬라의 보급형 세단(모델3) 10만대를 구매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급상승했다.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1조100억달러(약 1183조원)로 자동차 회사로선 처음으로 ‘1조달러 클럽’에 가입했다. 시총 1조달러 이상 글로벌 기업은 애플·마이크로소프트·사우디아람코·알파벳·아마존뿐이다. 일론 머스크 CEO는 하루 만에 재산이 약 42조원 늘어난 337조원이 돼 지구상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의 자리를 확고히 했다. 자동차 업계에선 “테슬라의 1조달러 클럽 가입은 전기차가 더 이상 틈새 제품이 아니라 자동차 시장의 주류가 됐음을 알리는 상징적 사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일보

테슬라 주가가 1000달러를 돌파하면서 하루 만에 재산이 42조원 불어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작은 자동차 사진은 테슬라의 주력 차종인 모델3. /그래픽=송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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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주류가 됐다”… 직원들 자신감 충만

최근 실리콘밸리에서 본지 기자를 만난 한 테슬라 직원은 “직원들 사이에서 우리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이 충만하다”고 말했다. 이 직원은 “요즘 테슬라의 분위기는 아이팟을 성공시키고, 아이폰을 막 내놓기 전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던 시절의 애플과 닮았다”고 했다.

이날 허츠의 10만대 주문 소식은 자동차 업계에도 큰 충격이었다. 허츠의 주문량은 테슬라 작년 판매량(50만대)의 20%에 해당한다. 모델3의 기본 가격(4만달러)을 감안하면 전체 계약 금액은 40억달러(약 4조6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허츠는 다음 달부터 고객에게 테슬라 대여가 가능하며, 이번 테슬라 구매로 전 세계 자사 렌터카의 20%를 전기차로 채우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렌터카 업체들은 통상 대규모로 구매한 신차를 3~4년 뒤 중고차로 팔아 넘기기 때문에 감가상각이 많은 전기차 구매를 꺼려 왔다. 하지만 이런 통념이 테슬라엔 통하지 않고 있다. 닛케이신문은 “테슬라 중고차의 잔존가치가 높게 유지되는 것을 확인한 허츠가 대량 구매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 자동차 전문지 카에지에 따르면, 최근 테슬라 모델3의 3년 차 중고차 잔가율(신차 가격 대비 중고차 가격 비율)은 미국 보급형 차량 평균(62%)보다 높은 77%에 달했다. 허츠의 마크 필즈 임시 CEO는 “전기차는 이제 주류가 됐다”며 “전 세계적으로 수요와 관심이 상승하는 모습을 이제 막 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전기차 돈이 되기 시작했다

그동안 전기차는 투자 비용만 크고 판매량이 적어 ‘돈이 안 된다’는 인식이 강했고 실제 그랬다. 그러나 이런 시각도 점차 변하고 있다. 향후 1~2년 안에 전기차가 큰돈을 벌 수 있는 사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자동차 업계에 확산되고 있다. 시장 규모가 급성장하면서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진 데다, 하나의 플랫폼(차의 뼈대)으로 다양한 차종을 찍어낼 수 있게 됐다. 통상 자동차는 한 플랫폼당 연간 10만대 이상을 생산해야 손익분기점을 넘는 것으로 보는데, 올해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이 400만대 규모로 예상되면서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 전기차 모델들이 나오고 있다.

테슬라는 이미 전기차의 사업성을 증명하고 있다. 테슬라 판매량 96%를 차지하는 모델3와 모델Y는 같은 플랫폼을 적용한 차로, 지난 3분기 23만대를 찍어냈다. 테슬라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8%를 기록했으나 지난 3분기엔 14%까지 올라왔다. 전기차 가격의 4분의 1을 차지했던 배터리 가격도 대량 생산으로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리튬이온배터리의 1kWh(킬로와트시)당 가격은 2010년 1110달러(약 120만원)에서 지난해 약 132달러(약 15만원)까지 낮아졌고, 1~2년 내에 100달러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는 단순히 동력원이 다른 차가 아니라, 자율주행 등 각종 첨단 기능이 적용된 ‘미래차’로 인식돼 내연기관차 대비 높은 가격을 유지할 수 있을 것도 장점”이라며 “전기차 시장 진입을 머뭇거리던 도요타·BMW가 사업을 본격화하는 것도 돈냄새를 맡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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