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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마음고생 컸던 이고은 "이 고비만 넘어선다면 지금이 기회가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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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2연패 끊어내고 IBK상대로 첫 승

뉴스1

한국도로공사의 세터 이고은. (한국배구연맹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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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뉴스1) 이재상 기자 = 한국도로공사의 주전 세터 이고은은 올 시즌 마음고생이 컸다. 우승후보로 꼽힌 도로공사는 개막 후 2연패로 부진했는데,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면서 세터를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도 26일 화성 IBK기업은행전을 앞두고 이고은에 대해 "너무 '나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이날 이고은은 평정심을 찾으며 팀의 개막 후 첫 승을 견인했다. 아직 완벽한 리듬은 아니었지만 자신감을 찾을 수 있었던 중요한 경기였다.

도로공사는 기업은행에 세트스코어 3-1(25-22 25-10 20-25 25-17)로 이겼다. 도로공사는 2연패 뒤에 첫 승(승점 3)을 기록했고, 기업은행은 개막 3연패(승점 0)에 빠졌다.

이고은은 이날 동료들에게 46개의 정확한 패스(토스)를 기록했다. 3세트에서 리듬이 흔들린 적도 있었지만 켈시 페인과 전새얀 등을 활용한 공격으로 상대 블로킹을 무력화 시켰다. 이고은은 이례적으로 스파이크 득점(총 2점)도 기록했다.

경기 후 이고은은 "오늘까지 졌다면 다음 경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다 같이 이기려는 마음이 컸다. 승리해서 너무 좋다"고 웃었다.

포지션 특성상 압박감이 컸던 이고은이다. 그는 "세터 위치에서 흔들리지 않고 자리를 잡아주면 팀이 안정된다고 생각한다"며 "다른 선수들이 잘해도 내가 흔들리면 팀이 흔들린다. 그렇기 때문에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았다"고 돌아봤다.

주변에서 동료들의 도움이 그의 어깨를 짓눌렀던 부담을 줄여줬다. 주장 임명옥을 비롯해 맏언니 정대영, 베테랑 박정아 등은 쉴 새 없이 이고은의 어깨를 토닥이며 힘을 불어 넣었다.

이고은은 "감독님이 흔들려도 자신있게 하라고 말씀하셨다"며 "또한 옆에서 언니들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김종민 감독은 아직까지 시즌 전 구상했던 '스피드 배구'가 나오지 않는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높은 오픈 공격보다는 볼은 더 낮지만 빠른 템포의 배구를 하기 위해서는 이고은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그는 "더 플레이를 빨리 가져갈 수 있도록 내가 더 노력하겠다. 리듬이나 정확성이 필요하다"고 스스로를 채찍질 했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고은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 고비만 버티고 넘어선다면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이 기회일 수 있다"고 말했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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