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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3ℓ짜리 대용량 전용 용기만…‘반쪽짜리’ 이마트 ‘에코 리필 스테이션’ [밀착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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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에코 리필 스테이션' 자사 전용 용기에 3ℓ 다 채워야 하는 불편함 있어

선택할 수 있는 세제 종류도 하나뿐

이마트 관계자 “화학제품이라 법적으로 전용 용기 사용해야" 해명

"품질·가성비는 자신 있다. 추후 세분·다양화할 것”

세계일보

지난 19일 찾은 서울 성동구 소재 이마트의 ‘에코 리필 스테이션’ 내 자판기에서 3ℓ짜리 전용 용기에 세제가 담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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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필이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는 대안으로 주목받으면서 이마트도 서울 등 다수 지점에서 세탁세제·섬유 유연제를 대상으로 ‘에코 리필 스테이션’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19일 이마트 서울 성수점의 에코 리필 스테이션을 찾았다. 필요한 양만 담고 그 무게만큼 값을 지불하는 방식의 서초구 ‘덕분애’ 매장과 달리 이곳에서는 3ℓ짜리 전용 용기를 구매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컸다. 가성비는 상대적으로 돋보였으나 세제로 가득 채운 3ℓ짜리 전용 용기를 들고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야 하는 만큼 소비자 접근성 측면에서는 개선해야 할 점이 분명했다. 전용 용기가 없으면 자판기 버튼을 눌러 세제와 함께 용기 가격까지 모두 결제하면 된다.

실제로 자판기에 맞는 전용 용기가 아니면 리필 자체가 쉽지 않아 보였다.

원하는 양만 소량으로 리필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단점과 더불어 선택할 수 있는 세제 제품이 하나밖에 없다는 점도 아쉬웠다. 이와 달리 덕분애 매장에서는 향이 다른 다양한 세제를 원하는 만큼 빈 통에 담을 수 있다.

주변에서 자취한다는 30대 오모씨는 “3ℓ짜리 대용량을 한번에 집까지 들고 가긴 어렵다”며 “소분에 적합한 작은 용량의 용기를 제공하거나 집에서 개인 용기를 가져올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대용량 전용 용기 리필에 따른) 불편함은 있지만 세제는 안전 확인 대상 화학제품이라 법적으로 전용 용기를 사용해야 한다”며 “3ℓ는 3인 가족 기준 2~3개월 사용 분량으로 대형 마트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용량”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시범 사업이기 때문에 추후 소비자가 더 편하도록 다양화·세분화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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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 이마트 내 ‘에코 리필 스테이션’의 전경. 왼쪽은 세탁 세제, 오른쪽은 섬유 유연제 자판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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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측은 세제 품질과 가격을 에코 리필 스테이션의 장점으로 꼽았다. 세제액 자체는 친환경 제품이라는 게 담당자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마트 입장에선 판매대에 진열된 본품을 파는 게 더 이득이지만 소비자가 더 많이 사용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리필 제품은 그보다 저렴하게 팔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리필 스테이션에서 세제를 구입했더니 5000원(리필 용기 500원+3ℓ 리필액 4500원)이 나왔는데, 똑같은 구성의 본품은 6900원이었다.

담당자는 또 “처음엔 품질을 의심하거나 번거롭게 여기는 고객이 많았는데, 점점 단골이 늘고 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자주 나오기 힘들어 한 번 올 때 대량으로 리필하는 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주요 고객층을 묻자 “점점 20대가 많이 보인다”며 “근처 사는 젊은 신혼부부들도 빈 통들을 가지고 와 세제를 리필한다”고 답했다.

글·사진=김민지 인턴 기자 als66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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