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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14년만에 올림픽 다시여는 中…코로나 넘어 지구촌 축제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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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징 동계올림픽 D-100 ◆

매일경제

① 베이징 내셔널 스타디움(개회식·폐막식) ②내셔널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스피드스케이팅) ③ 국립 알파인스키 센터(알파인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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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2월 4일 개막하는 지구촌 최대 겨울 스포츠 축제인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27일 'D-100' 카운트다운에 돌입한다. 2020 도쿄 하계올림픽이 끝난 지 불과 6개월 만에 또 하나의 성화가 타오르는 것이다. 올림픽이 반년 만에 개최되는 것은 1992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이 2월에 끝난 뒤 같은 해 7월 바르셀로나 하계올림픽이 열린 이후 30년 만의 일이다.

이번 대회는 7개 종목(세부 15개 종목)에서 총 109개의 금메달을 놓고 뜨거운 경쟁을 펼치게 된다. 스키점프와 에어리얼 종목에 혼성 단체전이 추가되면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보다 금메달이 7개 늘어났다. 참가국은 평창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되지만 러시아와 북한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징계를 받아 국가가 아닌 개인 자격으로만 참여가 가능하다.

이번 올림픽은 크게 세 지역에서 경기가 진행될 예정이다. 베이징 내셔널 스타디움에서 개회식·폐막식이 열리고 스피드스케이팅, 컬링, 아이스하키 등 빙상 종목이 준비돼 있다. 베이징과 약 90㎞ 떨어져 있는 옌칭에서 알파인스키와 봅슬레이, 루지, 스켈레톤 등 썰매 종목이 진행된다. 스키 종목은 베이징에서 약 220㎞ 떨어진 허베이성 장자커우에서 치러진다. 상당히 먼 거리지만 최고 시속 350㎞로 달리는 고속열차가 있어 이동시간이 1시간 안팎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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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을 앞세운 만큼 지난 하계올림픽에서 썼던 경기장들을 재단장해 활용하는 점도 인상적이다. 내셔널 스타디움은 그대로 쓰고, 수영 경기가 열렸던 베이징 내셔널 아쿠아틱스 센터, 일명 '워터 큐브'는 '아이스 큐브'가 돼 컬링 경기를 치르게 됐다. 배구가 열렸던 서우두체육관과 농구가 펼쳐진 캐딜락 아레나도 각각 빙상과 아이스하키 경기장으로 변신한다.

올림픽이 100일 앞으로 다가오자 개최지인 베이징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이번 올림픽이 중국의 미래를 좌우할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중국에 크게 두 가지 의미를 가진다. 우선 미·중 무역전쟁 속에서 달라진 중국의 위상을 대내외에 천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경기장 등 건설현장을 네 번이나 찾을 만큼 공을 들인 것도 이런 맥락이다. 시 주석의 장기 집권으로 연결되는 징검다리이기도 하다. 내년 가을 3연임 확정을 앞두고 열리는 올림픽의 성공은 시 주석의 정치 행보에 정당성을 부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 순이구에 사는 왕웨이 씨는 "베이징에서 하계올림픽에 이어 동계올림픽까지 열리게 돼 기쁘다"며 "13년 전과 또 달라진 베이징의 모습에 세계가 놀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변 여건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실제 베이징은 기대감 속에서도 긴장감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안으로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성공적으로 유지해야 하고 밖으로는 국제사회의 보이콧 움직임을 막아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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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하계올림픽이 사실상 무관중 대회로 열린 반면에 이번 동계올림픽은 중국 본토 거주자 가운데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충족시킨 사람들을 대상으로 경기 관람이 허용될 예정이다.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5개 정도를 획득하는 게 과제가 될 전망이다. 미국 데이터 기업인 그레이스노트 역시 올해 초 한국 선수단의 성적을 금메달 5개, 은메달 4개, 동메달 2개로 예상했다.

한국은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이후 매번 금메달 2~6개씩을 획득하며 무시할 수 없는 동계 스포츠 강국이 됐지만 이번 대회가 그리 만만치는 않을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월드컵 시리즈와 세계선수권대회 등이 제대로 열리지 못했고, 훈련도 어려웠다. 여기까지는 다른 국가와 비슷한 조건이지만 유독 한국 선수단에 악재가 많았고, 유니폼을 벗은 스타들이 많다.

역대 올림픽에서 금메달 24개, 은메달 13개, 동메달 11개를 수확하며 그야말로 '메달밭' 역할을 해온 쇼트트랙이 가장 큰 어려움에 처해 있다. 황대헌(한국체대)과 최민정(성남시청)이 세계 최고 수준의 실력을 갖췄지만 여자 대표팀 선발전에서 1위를 차지한 심석희(서울시청)가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고의 충돌 의혹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 최민정도 최근 1차 월드컵에서 부상을 입어 컨디션이 썩 좋지 않다. 감독 선임을 하지 못하고 전임 코치 체제로 대표팀이 운영된다는 점과 유니폼 업체 선정 과정에서의 잡음 역시 악재로 꼽힌다. 가장 큰 경쟁국인 중국이 홈텃세를 부리는 것은 물론 한국 출신 김선태 감독과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 기술코치를 영입해 실력을 키우고 있는 것도 불안 요소다.

'빙속 여제' 이상화가 은퇴한 스피드스케이팅 역시 불안하다. 장거리 간판 선수인 이승훈(IHQ)은 현재까지 5개의 올림픽 메달로 이번 대회에서 메달을 추가할 경우 진종오(사격·6개)와 함께 한국 역대 최다 올림픽 메달 보유자가 될 수도 있지만 평창 대회 이후 후배 폭행 논란 등으로 완벽한 상태가 아니다. 매스스타트 등 역시 장거리에 강점이 있는 여자 대표팀 김보름(강원도청)이 대표팀 선배 노선영(은퇴)과의 불화로 힘든 시간을 겪었다. 그래도 평창 남자 500m 은메달리스트 차민규(의정부시청)와 남자 1500m 동메달리스트인 김민석(성남시청), 지난해 3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6차 대회 파이널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우승한 정재원(서울시청) 등이 메달권에 들 수 있는 선수들로 꼽힌다.

평창에서 한국 최초로 스켈레톤 금메달을 수확한 '아이언맨' 윤성빈(강원도청)이 디펜딩챔피언 자격으로 2연패에 도전하고, 스노보드에서는 이상호·김상겸(이상 하이원리조트)도 메달을 노려볼 만하다.

[베이징 = 손일선 특파원 /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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