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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나름 최선의 노력…제 과오에 깊은 용서 바란다” 유언 공개[노태우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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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노태우 전 대통령이 1995년 10월 서울 연희동 자택에서 대통령 재임 당시 4100억원의 불법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을 인정하는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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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측, 성명 통해 유언 공개
“돌아가시기 전 평소 남긴 말씀”
“제 과오들에 깊은 용서 바란다”


대한민국 제13대 대통령을 지낸 노태우 전 대통령이 26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89세.

이날 공개된 유족측 입장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그럼에도 부족한 점 및 저의 과오들에 대해 깊은 용서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주어진 운명을 겸허하게 그대로 받아들여, 위대한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어서 참으로 감사하고 영광스러웠다”고 밝혔다고 유족측이 전했다.

노 전 대통령은 “생애에 이루지 못한 남북한 평화통일이 다음 세대들에 의해 꼭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는 당부를 했다고 유족 측이 전했다.
서울신문

노태우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지병 악화로 숨을 거뒀다. 노 전 대통령은 1980년 전두환 전 대통령과 12·12 군사 쿠데타를 주도하고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폭력 진압하며 군사정권의 2인자 역할을 했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첫 대통령에 당선돼 북방 외교, 남북관계 개선 등을 추진하며 일정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재임 당시 수천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이 퇴임 이후 드러나면서 역대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전 전 대통령과 함께 구속되는 등 영욕의 세월을 보냈다. 사진은 노 전 대통령이 1988년 2월 국회에서 열린 제13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 선서를 하는 모습.서울신문 DB


“장례는 국법에 따라 최대한 검소하게 해주시길 바라셨다”

유족측은 “오랫동안 병환에 계시던 사랑하는 저희 아버지 노태우 전 대통령께서 10월26일 오후 운명하셨다. 많은 분들의 애도와 조의에 감사드리며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 전 평소에 남기신 말씀을 전해드린다”며 이같이 전했다.

유족측은 노 전 대통령이 “장례는 국법에 따라 최대한 검소하게 해주시길 바라셨다”며 “장례 절차는 정부와 협의 중이며, 장지는 이런 뜻을 받들어 재임시에 조성한 통일 동산이 있는 파주로 모시는 것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입장은 유족측 성명 초안 성격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의 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은 ‘노 전 대통령의 생전 뜻과 평소 남긴 말을 유언이라고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 “맞는다”고 답했다.

한편 노 관장은 이날 빈소가 차려질 예정인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머물다가 현재 연희동 자택에서 어머니 김옥숙 여사와 함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출장 중인 노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원장도 오는 27일 오전 귀국 예정이라고 박철언 전 의원이 전했다.
서울신문

노태우 전 대통령(왼쪽)이 1996년 12·12 및 5·18 사건 항소심 선고 공판에 전두환 전 대통령과 출석한 모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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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이날 공개된 유족 입장 전문

오랫동안 병환에 계시던 사랑하는 저희 아버지 노태우 전 대통령께서 10월26일 오후 운명하셨습니다.

많은 분들의 애도와 조의에 감사드리며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 전 평소에 남기신 말씀을 전해드립니다.

아버지께서는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겸허하게 그대로 받아들여, 위대한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어서 참으로 감사하고 영광스러웠다”고 하시며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그럼에도 부족한 점 및 저의 과오들에 대해 깊은 용서를 바란다”고 하셨습니다.

장례는 국법에 따라 최대한 검소하게 해주시길 바라셨고 “자신의 생애에 이루지 못한 남북한 평화통일이 다음 세대들에 의해 꼭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는 당부를 하셨습니다.

(장례 절차는 정부와 협의 중이며 장지는 이런 뜻을 받들어 재임시에 조성한 통일 동산이 있는 파주로 모시는 것을 협의 중입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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