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8 (목)

'빛과 그늘' 노태우 빈소에 정·재계 조문 행렬…시민들도 애도 발길(종합)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文대통령, 비서실장 보내 애도…박병석·송영길·이준석·김종인 등 정치인 줄이어

'사위' 최태원·이재용 등 재계 인사들도 찾아…재헌씨 "아버지 직접 사과 못해 안타깝다"

뉴스1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 2021.10.27/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유새슬 기자,박재하 기자,구진욱 기자 =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27일 여야 정치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여야는 공과가 함께 있다고 하면서도 여당은 과(過)에, 야당은 공(功)에 무게를 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등 재계에서도 추모의 발길이 이어졌다. 상주인 아들 재헌씨와 딸 소영씨 등 유가족은 손님들을 차분하게 맞이하며 위로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이철희 정무수석을 빈소가 있는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보내 애도를 표했다.

유 실장은 조문 후 기자들과 만나 "고인의 명복을 빌고 슬픔을 당한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의 조문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밝혔다. 그는 "한-아세안 정상회의가 이어지고 있고 내일 아침에는 G20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이 예정돼 있다"며 "현재로서는 대통령의 조문이 물리적으로 굉장히 어렵다"고 말했다.

장례가 국가장으로 결정된 것에 대한 일부 비판에 대해서는 "공과가 다 있기에 여러 국민의 의견이 다르지 않겠냐"며 "그런 부분들도 다 고려해서 절차에 따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망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를 한 것으로 생각하면 좋겠다"고 조문 이유를 밝혔다.

이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은 빛과 그림자가 있지만 빛의 크기가 그늘을 덮지는 못할 것"이라며 "그럼에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노력을 다한 점을 저는 평가한다"고 말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2021.10.27/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국가장을 막겠다며 법 개정을 예고했다. 송 대표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문제보다도 전 전 대통령에 대한 문제가 더 크다"며 "민주당 대표로서 내란목적살인죄로 유죄확정 판결을 받은 전두환씨가 지금도 반성하지 않고 광주의 명예를 훼손하면서 재판을 받는데 이런 사람이 국가장을 치를 수 없도록 법 개정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송 대표는 방명록에 "과오들에 대해 깊은 용서를 구했던 마음과 분단의 아픔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기억한다"고 적으며 노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빌었다.

오전에 조문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장례식장을 나서며 "노 전 대통령의 과(過)를 덮고 갈 수 없는 분들도 대한민국에 많은 걸 알지만 (아들의 5·18 사죄, 추징금 납부 노력 등)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와는 달리 평가될 부분이 있다"며 "여러 의미에서 대한민국의 민주화 이후 직선제 대통령이었다는 차원에서 현대사에서 굉장히 큰 이정표를 남긴 분으로 추모한다"고 말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가장 먼저 빈소를 찾았다. 김 전 위원장은 노태우 정부 당시 보건사회부 장관과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을 역임하며 '경제 브레인'으로 활동, 노 전 대통령과 인연이 깊다.

김 전 위원장은 약 한시간쯤 빈소에 머무른 후 나서며 "노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가운데 외교에 대해선 커다란 족적을 남긴 분"이라며 "경제적인 기반을 이뤘고 북방정책을 표명해서 우리나라 시장을 거대하게 해 선진국이 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주셨다"고 말했다.

뉴스1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찾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 위원장이 조문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10.27/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노 전 대통령은 빛과 어둠이 있다"며 "그러나 대한민국을 국제무대로 넓혔고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성과도 있었다"고 말했다.

대권 도전에 나선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1노3김 시대가 저물었다"며 "87년 체제는 시대적 사명을 다한 만큼 5년 단임제 대통령제 개정을 포함한 개헌을 통해 새로운 제7공화국의 문을 열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의 아들 재헌씨는 장례절차가 시작된 후 처음으로 언론 앞에 서며 유언의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노씨는 "아버지께서 대통령을 하셨고 책임이 많아서 잘하신 일, 못하신 일 다 본인의 무한책임이라고 생각하고 계셨다"며 "특히 5·18 희생자에 대한 가슴 아픈 부분이나 그 외에도 재임 안 하셨을 때 일어난 여러가지 일에 대해서 본인 책임과 과오가 있다면 너그럽게 용서해 주시고 역사의 나쁜 면은 본인이 다 짊어지고 가시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세대는 희망을 갖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평소에 쭉 하셨다"며 "돌아가시기 전 육성으로 남기지 못했지만 평소하셨던 말씀을 간단히 정리해 말씀드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씨는 또 "아버지께서 5·18에 평소 갖고 계셨던 미안한, 사과하는, 또 역사를 책임지는 마음을 중간중간 많이 피력했는데 직접적으로 말씀으로 표현하지 못하신 게 아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뉴스1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오른쪽 두번째)가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조문한뒤 유족인 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왼쪽)과 아들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1.10.27/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장례가 국가장으로 치러지지만 국립묘지 안장은 어렵게 된 것에 대해서는 "현충원 국립묘지도 영예스러울 수 있지만 유족은 고인께서 인연이 있고 평소 갖고 계셨던 북방정책, 남북평화통일의 의지를 담아 파주 통일동산에 묻혔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계속 갖고 있었다"며 "(정부와) 그렇게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계의 발길도 이어졌다. 딸 소영씨와 이혼 소송 중인 사위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재계 인사 중 가장 먼저 조문에 나섰다. 최 회장은 "오랫동안 고생하셨는데 아무쪼록 잘 영면하셨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마음이 상당히 아프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오후에 빈소를 방문해 약 6분간 조문 후 별다른 말 없이 장례식장을 빠져나갔다. 손경식 경총 회장과 박용만 전 대한상의 회장도 조문을 왔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전담도청 상황실장을 지냈던 박남선씨도 조문을 와 유가족들의 손을 잡고 위로를 건넸다. 박씨는 전두환 전 대통령을 향해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광주학살에 대한 사죄표명을 하고 돌아가신 유족들과 그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구하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박진 국민의힘 의원, 정진석 국회부의장,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문희상 전 국회의장, 조은희 서초구청장 등이 조문을 마쳤다.

빈소에는 문 대통령과 김부겸 국무총리, 전두환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인인 손명순 여사, 최태원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보낸 조화가 놓여있다. 빈소 복도는 정재계 인사들이 보낸 조화로 가득 찼다.

대구 팔공산 자락에 있는 노 전 대통령 생가에 설치된 분향소와 경북도청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공무원과 시민들의 애도 발길이 이어졌다. 서울시는 28일부터 30일까지 서울광장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시민들의 조문을 돕는다.

뉴스1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찾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조문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2021.10.27/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ickim@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