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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일)

"탈레반 연말에나 점령할 줄"…다 틀린 미 정보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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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연말에나 점령할 줄"…다 틀린 미 정보당국

[앵커]

지난 9월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앞두고 미 정보당국의 예측이 단 한 개도 맞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별한 근거 없이 아프간 군대의 능력을 과대평가한 건데요.

워싱턴 이경희 특파원입니다.

[기자]

미국의 정보기관들이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앞두고 정보 수집과 상황 예측에 완전히 실패한 사실이 문서로 확인됐습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미 중앙정보국, CIA를 비롯한 정보부서 4개 기관이 생산한 20여 개의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보도했습니다.

국방정보국은 아프간 정부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고, 탈레반의 능력을 과소평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6월에 낸 보고서를 통해 탈레반이 향후 1년간 카불을 고립시키는 전략을 쓸 것이라고 예상했고 카불 함락 직전인 7월에 낸 보고서에선 아프간 정부가 카불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두 보고서 내용 모두 완전히 빗나간 겁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국방정보국은 미군이 훈련한 아프간 군대의 능력을 근거도 없이 믿어버렸다"고 지적했습니다.

CIA는 아프간 정부가 미군이 철수하면 탈레반에 무너질 것이라는 분석을 했지만, 역시 급격한 몰락은 전혀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아프간 정부가 카불을 비롯해 일부 지역에서만 요새처럼 지배력을 행사하거나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이 아프간을 양분해 지배하는 상황에 더해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에 완전히 권력을 내주는 시나리오까지 상정했지만, 그 시기를 올해 연말로 내다봤습니다.

결국 정보기관들의 터무니없는 예측이 미군의 아프간 철수 당시 발생한 혼란과 정책 실패의 원인이 된 셈입니다.

<마크 밀러 / 美 합참의장> "역사상 가장 큰 공중 대피로, 12만 4천 명을 탈출시키며 전술적, 작전적으로는 성공을 거뒀지만, 전쟁은 전략적 실패였습니다."

이 때문에 바이든 정부는 철군은 찬성하는 여론이 높았음에도 지지율이 하락하기 시작해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현재 조 바이든 행정부뿐 아니라 연방 의회도 당시 아프간 상황과 관련한 정보기관의 업무에 문제가 없었는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워싱턴에서 연합뉴스TV 이경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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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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