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의 한 장면. 〈사진=넷플릭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오징어 게임' 사기와 관련해 자체 조사 중이라고 현지시간 3일 밝혔습니다. 큰 인기를 끈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본 따 만든 가상화폐 '스퀴드(SQUID)' 가격이 최근 치솟았다가 급락하면서인데요. 조사 결과에 따라 사법 당국에도 넘길 수 있다고 했습니다.
■ '스퀴드' 0달러대로 '떡락'…바이낸스 "자체 조사"
'스퀴드'라는 가상화폐는 지난주 출시됐었습니다. 출시가는 코인 하나에 0.01달러였습니다. 새로 시장에 나왔을 때부터 이게 믿을 만한 코인이냐를 두고 말이 무성했는데요. 어쨌든 거래는 폭발적으로 이어졌고, 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가격도 무섭게 뛰었습니다.
암호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지난 1일 '스퀴드' 는 한때 2천861달러까지 급등했습니다. 한 개에 우리 돈 337만 원까지 간 것인데요. 그렇게 최고가를 찍는가 싶더니 5분 만에 눈을 의심할 만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0.00079달러로 내려앉은 것입니다. 지금 다시 열어봐도 0.1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우리 시간 오늘(4일) 오후 4시 현재 가상화페 '스퀴드(SQUID)'가 한 개당 0.1달러 수준을 기록 중이다. 〈사진=코인마켓캡 홈페이지 캡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날 '스퀴드' 개발자들은 회원이 9만명에 육박하던 텔레그램 채널에 "우리 개발자들은 사기꾼들 때문에 우울하고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서 더는 이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싶지 않다"는 마지막 게시글만 남겼습니다.
■ 전 재산 날린 中 투자자…40억원대 '먹튀' 게임?
난데없는 '먹튀'에 피해 사례는 더욱 극적입니다. 현지시간 2일 CNBC는 비극적인 사연을 소개했습니다. 자신을 버나드라고 밝힌 중국 상하이에 사는 한 투자자는 평생 저축해 모은 2만8천 달러(약 3천300만 원)를 '스퀴드'에 투자했다고 합니다.
급등의 기쁨도 잠시, 그날 버나드는 코인 가격이 0달러대로 곤두박질칠 때까지 못 팔았습니다. 사실상 전 재산을 날리고 말았는데요. 버나드는 "이 코인 매수를 서두른 건 순전히 드라마가 인기 있는 지금, 코인도 인기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었다"고 털어놨습니다. 미 연방수사국(FBI)과 증권거래위원회(SEC)에도 알렸지만 별 도움을 받지 못했다며 "어떻게 가족을 부양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도 했습니다.
내부 조사에 착수한 바이낸스 측은 일종의 '러그 풀(rug pull)' 사기라고 보고 있습니다. 양탄자(rug)를 순식간에 잡아당기는(pull) 것처럼 치고 빠진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스퀴드' 개발자들이 갖고 있던 코인을 고점에서 현금으로 바꿔치기해 가치를 떨어뜨렸다는 것인데요. CNBC는 이런 수법으로 적어도 340만 달러(약 40억 2천만 원)까지도 챙겼을 것이라는 시장 관측을 전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