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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일)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샘물교회 사건때 탈레반과 협상 한국에 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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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아프간戰 기록서에서 비판

2007년 한국 교인 등 23명 피랍

韓정부, 테러단체에 철군 약속

“적의 합법성 인정해준 것” 평가

세계일보

2007년 7월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에 납치됐다가 풀려난 분당 샘물교회 여성 신도(가운데)가 같은 해 8월 29일 현지 전통 의상으로 얼굴 등을 가린 채 적십자위원회 직원의 부축을 받으며 걷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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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에게 매우 실망스럽게도 한국 정부는 탈레반과 직접 협상했다.”

2007년 아프가니스탄에서 분당 샘물교회 신도들이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에 납치됐을 당시 노무현정부가 탈레반과 직접 협상을 벌인 것을 두고 미국이 ‘실망스러웠다’는 반응을 보여 주목된다. 2001년 아프간에서 탈레반을 몰아내고 약 20년간 자국 군대를 주둔시킨 미국이 최근 철군을 단행하면서 아프간은 20년 만에 도로 탈레반 수중에 들어갔다.

22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미 육군 군사연구소는 아프간 전쟁을 다룬 ‘고대의 땅에서 벌어진 현대전’이란 제목의 책을 펴냈는데, 여기에 샘물교회 신도 피랍사건 관련 내용이 들어 있다. 해당 사건은 2007년 7월 아프간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분당 샘물교회 신도 23명이 탈레반에 납치돼 그중 2명이 살해되고 나머지 21명은 42일의 억류 끝에 풀려난 것을 뜻한다.

책은 이 사건을 두고 “미국인들에게 매우 실망스럽게도 한국 정부는 탈레반과 직접 협상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 미군 장교가 표현했듯이 적의 합법성을 인정하거나 홍보해 주는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당시 노무현정부는 국가정보원이 나서 탈레반과 직접 협상했다. 책은 “6주간의 협상 끝에 탈레반은 한국이 그해 연말까지 200명의 군대를 철수한다는 약속을 얻어낸 뒤 남은 이들을 석방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 일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테러리스트들이 분쟁지역에서 연합군의 일원이 철수하도록 강요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당시 협상에 임한 한국 정부의 저자세가 테러리스트들한테 ‘잘만 하면 인질극으로 연합군의 결속력을 무너뜨릴 수 있겠다’고 하는 그릇된 신호를 준 점을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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