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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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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진의 LPGA 도전' 성공할 수 밖에 없는 이유 [오태식의 골프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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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최혜진. <사진 KL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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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진(22)의 시간'이 시작된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드디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국내 무대를 평정한 2019년 곧바로 LPGA 문을 두드리는 시나리오가 최상이었겠지만 조금 더 국내 무대에 안주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 것이고, 예상치 못한 코로나 19가 세상을 할퀴면서 계획이 조금 더 틀어졌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칼을 빼들었으니 정말 다행이라는 마음으로 그의 장도를 응원한다.

LPGA 투어 퀄리파잉 시리즈 최종전은 12월 2일(현지시간) 시작해 12일 끝나는 '8라운드 장기 레이스'로 치러진다. 2일부터 5일까지 나흘간 먼저 앨라배마주 모빌의 매그놀리아 그로브 골프코스에서 4라운드를 치른 뒤, 사흘을 쉬고 다시 9일부터 12일까지 앨라배마주 도탄의 AL하일랜드 오크스 골프클럽으로 무대를 옮겨 4라운드 경쟁을 이어간다.

여기서 상위 45위 이내에 들면 내년 LPGA투어에서 뛸 자격을 받는데, 수석을 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10위 이내에만 들어도 안정적으로 LPGA 대회를 뛸 수 있다.

'톱10 머신'이나 다름 없은 최혜진으로서는 원하는 목표를 충분히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최혜진은 올해 최악의 해를 보냈다. 2017년 2승, 2018년 2승, 2019년 5승, 2020년 1승 등 4년 연속 이어오던 우승 행진이 끊겼다. 그래도 올해 최혜진의 톱10 확률은 39.3%로 이 부문 7위다. 물론 지난 3년의 톱10 확률과 비교하면 '최악'이었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신인이었던 2018년 66.6%로 1위였고 5승을 거뒀던 2019년에도 48.1%로 3위였다. 1승에 그쳤던 지난 해는 비록 출전 대회 숫자가 16회로 평년보다 훨씬 적기는 했지만 톱10 확률이 무려 87.5%(1위)에 달했다.

LPGA 투어 퀄리파잉 시리즈 최종전이 8라운드 144홀로 치러지는 건 '톱10 머신'인 최혜진에게는 엄청난 호재다. 실력자에게는 홀이 많을 수록 유리할 수 밖에 없다. 2018년 말 LPGA 투어 퀄리파잉 시리즈 최종전에 출전한 이정은은 순위를 꾸준히 끌어 올리더니 결국 마지막 8라운드에 가서 1위에 오르며 수석 합격의 영예를 안았다.

최혜진의 성공을 예상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그가 LPGA 무대를 휩쓸고 있는 고진영(26) 못지 않은 최강의 아이언 샷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최혜진은 4년 연속 KLPGA 그린적중률 1위를 차지했다. 2018년부터 올해까지 단 한번도 1위 자리를 내놓지 않았고 그린적중률 80% 밑으로 내려온 적도 없다. 최혜진은 장타력까지 갖췄다. 올 시즌 KLPGA 드라이브 샷 거리 부문 10위(245.8야드)에 올랐다.

다만 걱정되는 부분은 퍼팅인데, 올해 라운드 당 퍼트수가 31.01개로 76위에 머물렀다. 지난해도 31.23개 (76위)였고 심지어 5승을 하던 2019년에도 퍼팅은 31.09개(74위)로 나빴다. 아무래도 그린적중률이 높다 보니 먼 위치에서 퍼팅해야 하는 횟수도 많아지기 때문에 평균 퍼트수가 많아 질 수 밖에 없지만 그가 세계 최고의 골퍼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신인일 때부터 너무 화려한 성적을 내다보니 최혜진은 사실 최근 목표 의식이 희미해졌을 수 있다. 꿈은 큰데 큰 바다로 가지 못한 것이 그의 슬럼프를 자초했을 수 있다. 이제 LPGA 무대로 눈을 돌린 최혜진에게는 다시 뚜렷한 목표가 생겼을 것이다.

너무 성급한 예상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지금 그려 놓은 시나리오대로 LPGA에 진출한다면 내년 신인왕은 최혜진의 몫이 될 가능성이 크다. 고진영과 함께 한국여자골프의 원투펀치가 될 것이다.

대한민국이 배출한 또 한명의 최강 아이언 우먼이 간다. LPGA 선수들은 모두 긴장해야 할 것이다. [오태식 골프포위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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