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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적book적]비트코인 사용자 1억…화폐 지각변동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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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일극체제 현 화폐시스템, 한계 지적

중립 대안화폐로 선호…금 넘어설것

향후 다양한 디지털화폐 동시 통용 전망도

12세기 금화부터 화폐 발달사 재조명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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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을 처음으로 법정화폐로 지정한 엘살바도르는 최근 비트코인 도시 건설계획을 발표했다. 탄소배출 제로를 지향하는 이 생태도시는 부가세를 제외한 재산세, 소득세 등 다른 세금을 전혀 부과하지 않을 방침이다. 그런가하면 미국은 지난달 비트코인 ETF 상장이 이뤄졌으며,미국 최대 영화관 체인 AMC는 온라인 결제에서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을 받고 있다. 홍콩에 본사를 둔 글로벌 호텔체인 파빌리온호텔&리조트도 가상자산 결제를 받기 시작했다.

디지털화폐가 속속 제도권과 일상 속으로 들어오면서 화폐시스템이 변화를 맞고 있다. 국가와 중앙은행을 건너뛰고 비트코인으로 직접 거래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기관들이 비트코인을 금보다 나은 인플레이션 헤지수단으로 여긴다는 얘기도 나온다. 과연 비트코인이 현 화폐시스템의 운명을 바꿔놓을 수 있을까?

금융전문가 닉 바티아 서던캘리포니아대 마셜경영대학원 교수는 1억명에 달하는 비트코인 이용자를 들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비트코인 이용자는 결코 과거 방식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지난 10년 동안 우편제도가 이메일에 빼앗긴 영향력을 회복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말한다.

헤럴드경제

바티아는 최근 저서 ‘레이어드 머니 돈이 진화한다’(심플라이프)를 통해 인류가 동전 대신 화폐시스템을 사용하게 된 이유를 비롯, 이 시스템이 진화해 오늘날 복잡한 다단한 구조로 변화한 과정과 나아가 미래 디지털 화폐의 모습을 설득력있게 그려나간다.




그가 화폐시스템을 설명하는 개념은 ‘계층 화폐’라는 낯선 개념이다.르네상스 시대 통용된 증서를 예로 들자면 이렇다.

증서에는 ‘증서를 소지한 자가 요구할 경우 메디치 은행가는 금화 한 개를 지불할 것임’이란 문구가 들어있다. 여기에서 금화는 최종 지불이 이뤄지는 첫 번째 계층화폐이며, 문구가 적힌 종이는 해당 증서가 지급을 담보하는 금화가 있기에 존재하는 두 번째 계층 화폐다. 이런 화폐의 계층구조는 '발행자'라는 거래상대방 위험이 내재된 돈의 형태를 신뢰할 때만 존재가 가능하다.

계층 화폐 이전 돈은 단순했다. 인류는 수천 년 동안 바닷조개, 동물 이빨, 보석, 가축, 철제 도구 등을 물물교환의 수단으로 사용하다가 금과 은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화폐로 삼았다. 이 두 금속을 본원화폐로 삼음으로써 무역이 획기적으로 발달하게 된다.

저자는 최초의 화폐혁명이랄 12세기 세계 최초의 기축통화인 플로린 금화의 탄생부터 환어음, 은행권, 금본위제를 거쳐 현재의 화폐에 이르기까지 화폐발달사를 조명한다. 또한 17세기 네덜란드암스테르담은행의 설립에서부터 잉글랜드은행을 거쳐 현재 미 연준까지 중앙은행 설립으로 국가가 화폐발권력을 독점하고 국가 이익을 우선 관철하도록 발권력을 행사해온 현 화폐시스템이 만들어진 과정을 설명해나간다.

1971년 금을 퇴위시키면서 등장한 현재 달러 일극 체계의 한계도 지적한다. 대량 화폐발행에 따른 천문학적 부채, 특히 2008년 리먼사태로 신용화폐의 불안정성 노출과 신뢰의 붕괴는 새로운 화폐시스템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비트코인은 자국화폐를 쓰는 것을 자연의 섭리처럼 여겨온 화폐의 고정관념을 바꿔놓은 진정한 대안화폐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저자는 비트코인의 등장으로 촉발된 전 세계 화폐의 지각변동과 향후 비트코인이 어떻게 신뢰할 만한 글로벌 화폐가 될 수 있는지 조목조목 설명한다.

그에 따르면, 화폐시스템의 변화는 불가피하다. 저자는 앞으로 중앙은행 내에 비트코인 거래 창구가 개설되고 공개시장 조작시에도 비트코인을 포함, 중앙은행에서 직접 디지털 환율을 관리할 것으로 본다.

중앙은행들도 디지털 화폐로 대응에 나서고 있는데, 높은 금리나 캐시백 멤버십 제공 등의 방법으로 중앙은행 전자화폐 사용시 혜택을 주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공산이 크다. 또한 아토믹 스왑이 본격 적용돼 서로 다른 종류의 디지털 화폐를 거래하는 불편이 줄어들면 스테이블코인은 탄력적인 신용과 대출을 위한 자금 원천으로 주목받게 된다. 전세계 정부와 기업은 비트코인을 지불준비금으로 보유해 달러 시스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

저자는 이제 달러 시스템은 저물고 있으며 세상은 이미 암호화폐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며, 금의 존재감 역시 디지털 세계에서 비트코인에 미치지 못한다고 진단한다. 결국 비트코인은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중립 화폐로서 금의 지위를 대체하고 총 시장가치도 금을 넘어서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저자에 따르면, 앞으로 모든 화폐는 디지털 지갑으로 보관하는 디지털 토큰으로 바뀌고 여러 종류의 전자화폐가 동시에 통용된다.

“자신이 살고 있는 국가의 화폐만 사용하는 시대는 다시 오지 않는다”고 단언하는 저자는 “이는 전 세계가 간절히 원해온 것이지만 그 파급력은 이제 막 이해되기 시작했을 뿐”이라고 말한다.

비트코인 등 디지털화폐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되는 가운데, 진정한 대안화폐로 비트코인을 주목한 책이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레이어드 머니 돈이 진화한다/닉 바티아 지음, 정성환 옮김/심플라이프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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