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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외교원장 "김정은 약속 네댓개 지켰는데 미국은 아무행동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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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평화경제 국제포럼…남북미 종전선언 '인식차' 지적도

연합뉴스

홍현익 국립외교원장
['2021 DMZ 평화경제 국제포럼' 유튜브 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홍현익 국립외교원장은 26일 미국 트럼프 정부 시절 북미협상이 실패한 배경과 관련, "불량국가라는 김정은은 오히려 네댓 개의 약속을 지켰는데 미국은 아무 행동을 안 했다"고 지적했다.

홍 원장은 이날 강원도 고성 소노캄델피노에서 열린 '2021 DMZ 평화경제 국제포럼'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 간 신뢰 회복을 위해 종전선언을 제안했다는 취지로 설명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북한은 핵실험장을 폭파하고 인질로 데리고 있던 미국인 3명도 아무 조건 없이 돌려보내고, (미국인) 유해도 송환하고 동창리 장거리 미사일 발사대도 해체과정을 밟았는데 미국은 아무 조치를 안 해서 복구했다"고 말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처럼 미국과의 약속을 4가지나 이행했는데 미국은 아무런 상응 조처를 하지 않자 미국에 대한 믿음이 사라졌다는 게 홍 원장의 설명이다.

그러나 2018년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전에 이뤄진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는 북한의 자발적인 조치였고, 미국인 인질 석방이나 동창리 발사대 해체 등도 미국이 취하기로 약속한 상응 조처가 따로 공개된 적은 없다.

미군 유해 발굴 및 송환은 싱가포르 합의사항이지만, 나머지는 미국과의 약속 이행이라기보다는 자발적 조치에 가까웠다.

홍 원장은 이어 "김 위원장이 '말만 갖고는 미국을 못 믿겠다,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행동으로 보여줘야 믿겠다'라고 하지만 미국은 계속 조건없이 대화만 하자고 한다"고 말했다.

이에 "북핵문제로 가장 피해를 보고 있는 (한국의) 대통령이 유엔에 가서 미국이 북한에 상실한 신뢰를 조금이라도 회복해 북한이 대화에 나오도록 하기 위해 '평화협정도 아니고 종전선언이라도 해주자'라고 제안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미 간 종전선언 협의 상황과 관련, "미국은 종전선언이 한미동맹, 유엔군사령부, 주한미군, 한미연합훈련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걱정하는 것을 공개적으로 내색은 안 하지만 검토 중인 걸로 여겨진다"고 밝혔다.

고유환 통일연구원장은 남북미 간에 종전선언에 대한 인식 차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종전선언 논의는 좋은 생각이지만 그냥 문서화하고 사진 찍는 정도로는 안 되고 적대정책 철회라는 상응조치를 보이라는 것"이지만, "미국은 종전선언이 비핵화 과정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수순, 타이밍 등의 문제를 말한다"고 설명했다.

포럼에선 한국 정부가 북핵 협상의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동길 중국 베이징대학교 역사학과 교수는 "한반도 문제는 시시콜콜 미국의 동의와 합의를 얻어서 될 것이 아니라는 게 문재인 정부에서 증명됐다"며 "앞으로는 한국 정부가 그립을 쥐고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찬우 일본 테이교대 준교수는 "앞으로 한국 정부는 한미동맹 하에 군사적 자결권을 가져야 북한이 한국을 군사적 문제의 대화 당사자로 인정할 것"이라며 "북한이 남한을 파트너로 인정할 때 남북관계가 중심이 돼 '2(남북)+4(미일중러)'의 국제협조 체계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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