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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할머니 무릎 꿇린 미용실 점주 “저, 죽일놈 맞습니다”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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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함에 전단 넣었다고 갑질… 공분 일자 사죄

세계일보

전단지를 배포한 70대 할머니를 무릎 꿇려 공분을 산 서울의 한 미용실 점주가 올린 사과문. 해당 미용실 블로그 캡처


서울 대학가의 한 미용실 점주가 전단지를 배포하는 70대 할머니를 무릎 꿇리고 빌게 한 일이 뒤늦게 알려져 공분이 일자 27일 뒤늦게 공개 사과했다. 이 점주는 할머니가 미용실 우편함에 전단지를 넣었다는 이유로 ‘갑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올해 3월 서대문구 대현동의 한 미용실로부터 신고를 받고 현장에 경찰관을 출동시켰다. 당시 미용실 점주 A씨는 전단지 아르바이트를 하던 70대 B(여)씨가 가게 우편함에 전단지를 넣은 일로 항의를 하다가 경찰까지 불렀다고 한다.

현장에 경찰관이 도착하자 놀란 B씨는 무릎을 꿇고 A씨에게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신고를 하기 전에 B씨에게 ‘무릎을 꿇고 빌어라’라고 요구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일은 한 유튜버가 자신의 방송에 B씨가 무릎 꿇고 사과하는 사진을 공개하면서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급속히 퍼졌다. 이 유튜버는 “할머니는 자신의 손주뻘도 되지 않는 점주에게 무릎을 꿇는 굴욕적인 경험을 하게 됐다”며 “해당 점주는 (미용 서비스에 대해) 불만을 제기한 손님들도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고 주장했다.

유튜버는 “우편함에 고작 전단지를 하나 넣은 게 70대 할머니를 무릎 꿇릴 정도로 큰 잘못이냐”며 A씨에게 B씨와 그가 경찰에 신고한 고객들의 용서를 구할 것 등을 요구했다.

세계일보

올해 3월 서울 서대문구의 한 미용실에서 70대 할머니가 무릎을 꿇고 있는 장면 사진. 유튜브 ‘구제역’의 영상 캡처


A씨는 논란이 커지자 이날 미용실 블로그 등에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제가) 죽일 놈인 게 맞다”며 “무슨 이유가 됐든, 어머니(B씨)를 무릎 꿇린 것에 대해선 입이 두 개라도 할 말이 없다. (B씨에게) 연락을 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라고 말씀드렸다”고 털어놨다.

그는 또 “제 행동이 대한민국에서 일어나선 안 되는 일이기에 드릴 말씀이 없다”며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제 잘못된 행동을 인정하고 반성하겠다”고 거듭 사과의 뜻을 밝혔다.

다음은 A씨가 올린 사과문 전문. 오타와 띄어쓰기 등은 수정했다.

전단지 어머니 관련 사과글

어머니(B씨)께서 전단지를 돌리러 오셨는데 제가 전단지를 돌리지 말라고 했어요. 어머니께서 ‘얼굴 깐깐하게 생겼네’ 하면서 말씀하시길래 전단지 업체에 연락해서 어머니 전화번호를 받아서 미용실로 오라고 말씀드렸고 어머니께서 ‘사과드렸어, 내가 전단지를 돌려야 되니까 사과했으니까 됐지? 간다’(고 해서) 제가 경찰에 연락을 해서 정확하게 사과받고 싶어서 연락을 드렸고 어머니 무릎을 꿇게 한 게 사실입니다.

그 후로 어머니께 연락을 드리고 무슨 이유가 됐던 어머니 무릎을 꿇린 것에 대해서 입이 두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어머니께 연락을 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글을 읽는 많은 분들께서 너무 너무 화가 나고 당황스럽고 (제가) 죽일 놈인 것 맞습니다. 제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드리고 이런 일, 못된 일을 해서 정말 사죄드립니다. 정말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어르신(B씨)을 찾아뵙고 저도 정말 제 행동이 너무 너무 잘못됐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제 행동이 대한민국에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기에 제가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어머니께서도 정말 잠도 못 주무실 정도로 화가 나셨고 ‘두 번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 정말 제가 정말 죄송하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많은 분들께, 제 모자란 행동으로 많이 화가 나셨을 겁니다. 제가 잘못된 언행, 행동으로 많은 분들께 분노를 사게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제 잘못된 행동, 인정하고 반성하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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