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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깊이의 ‘바닷속 기지’ 추진하는 한국 [우리의 미래, 바다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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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한국 과학자들은 한반도 주변 해역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기 위해 바다에 탑 형태로 생긴 종합해양과학기지를 건설해 운영하고 있다.

해양과학기지는 바닷물의 높이 변화와 파도, 수온, 풍향, 풍속, 습도, 일사, 방사능, 미세먼지와 같은 종합적인 해양 및 기상 자료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일을 한다. 이를 통해 해양과 기상 예보의 적중률을 높이고, 지구 환경 문제와 해상 교통안전, 재해 방지에 필요한 자료를 수집한다.

실시간으로 관측되는 기상 및 해양 자료는 한국의 무궁화 6호 위성중계기를 통해 기상청 등 국내외 유관기관에 실시간으로 전송된다. 한국의 종합해양과학기지에는 이어도 해양과학기지, 신안가거초 해양과학기지, 옹진소청초 해양과학기지가 있으며, 현재 울진 왕돌초 해양과학기지 건설이 추진 중이다. 이런 기지는 모두 해수면 밖으로 노출된 모습을 띠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해상에 설치한 해양과학기지는 깊은 수심의 해저를 탐사하는 데 제한이 있다. 동해처럼 최대 수심이 2000m에 달하는 깊은 바다를 해상에서 자세히 관측하거나 탐사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최근 해저기지 구축에 힘을 쏟고 있으며, 미국에선 예전부터 수중기지에서 우주인 무중력 훈련을 할 정도로 이미 다양한 활용 사례를 만들고 있다.

한국 동해는 심해 연구의 최적지로서 전 세계 해양학자들에게 세계 해양의 축소판이란 평가를 받는다. 깊은 수심이 특징인 동해를 과학적으로 심층 연구하기 위해서는 바닷속에서 연구실 기능을 하는 해저과학기지가 필요하다.

해저과학기지는 유인 또는 무인으로 운영할 수 있으며, 해저의 극한 환경에 견디는 수중실험실을 구축해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인간이 우주 공간에 진출하기 위해 지구 궤도에 설치한 우주정거장과 같은 역할이다.

우리 인간은 우주보다 지구 내부에 대해 모르는 게 더 많다는 말이 있다. 바다에 대한 연구 또한 그러하다. 바다에 깊게 접근해 수중 생태계와 환경을 자세히 연구하기 위해서는 해저과학기지를 건설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한국 바다에서는 동해의 대륙붕 지역이 해저기지를 짓기에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실제로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서는 기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2030년까지 동해의 수심 200m 해저에 과학기지를 건설하겠다는 게 구상의 핵심이다. 현실화한다면 세계에서 가장 깊은 바다에 기지를 짓는 것이다.

해저과학기지를 활용하면 심해 탐사와 해양 현상 분석의 수준을 높일 수 있는 데다 수중 드론을 운영하는 전진기지로 쓸 수 있다. 국가 안보를 위한 수중감시 체계를 만들고, 해저 생물체 연구를 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또 정부의 탄소중립 방향에 맞춰 해중 및 해저에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시설을 만들거나 해상풍력으로 생산한 전기로 해수를 전기 분해해 수소를 생성하고 저장하는 일을 모색할 수 있다. 해양 구난·구조훈련 기지, 수중쉼터 시설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우리의 해양영토를 관리하고, 극한의 해저탐사를 위해 해저과학기지 구축은 절실하다. 바다는 깊고, 할 일은 많다.

최복경 |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지원단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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