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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남아공 의사 “오미크론, 극심한 피로 증상…미각 상실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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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6일(현지시간) 긴급회의를 열고 최근 아프리카 남아공에서 확산 중인 새 변이 코로나바이러스를 ‘오미크론’이라 명명하고 ‘우려 변이’ 바이러스로 지정했다. 이에 대해 중앙방역대책본부는 남아공 등 인접 8개국을 방역강화국가 및 위험국가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27일(현지시간) 남아공 프리토리아 거리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이 음식을 팔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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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에서 델타보다 전파력이 강한 것으로 추정되는 코로나19 신종 변이(B.1.1.529) 바이러스 ‘오미크론’이 발견되면서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8일 0시부터 남아프리카 8개국에서 오는 외국인을 입국 금지한 데 이어 향후 추이에 따라 입국 제한 국가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오미크론 변이는 얼마나 위험한 걸까.

전문가들이 오미크론의 전파력이 높을 걸로 보는 건 스파이크(돌기) 단백질에서 확인된 돌연변이가 많아서다. 오미크론의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델타 변이의 2배가 넘는 32개 돌연변이가 확인됐다. 통상 코로나바이러스는 뾰족하게 솟은 스파이크를 인체 세포에 결합해 감염을 일으키는데 이 부위에 돌연변이가 많을 경우 항체를 피해 몸 안으로 침투할 가능성이 커지고 전파력이 높아질 수 있다. 특히 수용체결합영역(바이러스가 숙주 세포 수용체와 결합하는 영역)에서 델타 변이의 돌연변이가 2~3개였던 것에 비해 오미크론은 15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일각에선 돌연변이가 너무 많으면 바이러스의 적응력을 떨어뜨리기에 델타보다 전염력이 약할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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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 오미크론 변이 대응 조치.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오미크론이 위중증률이나 치명률을 높이는지에 대해서도 해석이 분분하다. 오미크론 변이를 처음 보고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의사 안젤리크 쿠체는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증상이 특이하긴 하지만 경미하다(mild)”고 밝혔다. 쿠체 박사는 “환자 중에는 극심한 피로감을 호소한 젊은이가 많았다. 환자 20명 중 대부분은 건강한 남성이었고 절반은 예방접종을 받지 않았다”며 “미각이나 후각 상실을 경험한 이는 없었다”고 말했다. 수전 홉킨스 영국 보건안전국 수석 과학고문은 “새 변이가 심각한 증상을 유발한다는 신호는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안심하기는 이르다. 쿠체 박사는 새 변이가 노인과 기저질환자들에게는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나이 든 사람들이 변종 바이러스에 더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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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인천공항에서 방역복을 입은 해외 입국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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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변이 등장으로 기존 백신이 무력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남아공 위트워터스랜드대의 바이러스학자 페니 무어 교수는 네이처에 “새 변이가 백신이나 이전 감염을 뚫고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지 분석 중”이라며 “돌연변이가 더 많다는 것은 백신이나 항체를 회피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국내에선 오미크론 확진자가 발견되진 않았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구체적인 연구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한국도 빗장을 걸어 잠그고 해외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일단 아프리카 8개국에 대해 입국 제한 조치를 한 건 발 빠르게 잘 대처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다른 변이들처럼 이틀 정도면 오미크론을 확인할 수 있도록 변이 PCR 키트 개발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28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위증증 환자(647명)와 사망자(56명)가 또 역대 최다를 기록한 가운데 29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특별방역점검회의를 열고 방역 강화 대책을 결정한다. 방역 패스 적용 대상을 만 12세 이상 청소년까지 늘리고 방역 패스 유효기간을 6개월로 설정해 부스터샷을 유도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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