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8 (목)

디지털 영상시대 맞아 ‘서예의 미래’ 제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021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동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5일 개막한 ‘제13회 2021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12월 5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14개 시군 28개 전시장에서 열린다. 전시행사, 학술대회, 특별행사, 부대행사, 연계행사 등 6개 부문 34개 행사를 마련했다. 올해는 자연에 대한 심오함을 세계인과 음미하고 서예의 본질을 구현하기 위해 ‘자연을 품다’를 주제로 정했다.

비엔날레는 크게 순수서예와 응용서예로 나뉜다. 순수서예는 전통서예의 범주 내에서 작가의 개성이 반영된 것이고, 응용서예는 축적된 전통서예 실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재료 및 기법을 사용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최은철 예술감독은 “동양예술의 핵심인 서예를 다른 장르와 융합해 새로운 예술로 창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실증해보려 한다”며 “무엇보다 현대인의 다양한 미감과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서예의 확장성’을 검증해 나가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디지털영상서예’를 비롯해 ‘디자인글꼴전’ ‘융합서예전’ ‘서중화 화중서’은 서예의 재료와 형식이 달라져야 한다는 필요성을 검증하고 있다. 특히 종이를 멀리하고 ‘쓰기’가 없어지다시피 한 ‘영상시대’에 서예의 생존과 발전을 위해서는 ‘디지털영상서예’와 같은 시대가 원하는 기획도 적극 연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2021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의 핵심은 ‘역사와 철학을 보는 서예’다. 동양예술과 서양예술의 차이점을 간단히 표현한다면 서양의 ‘초점주의’와 동양의 ‘다초점주의’로 구분할 수 있다. ‘초점주의’란 예컨대 풍경을 그린 작품에서 한 시점을 기준으로 화폭을 구성해 한 장의 사진을 보듯 실제 풍경과 같은 시각적 감흥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반해 ‘다초점주의’란 창작자의 의도에 따라 멀리 있는 것도 가까이 있는 것처럼, 가까이 있는 것도 멀리 있는 것처럼 구성해 작가의 철학적 사유를 읽어내며 감상할 수 있다.

최 예술감독은 “서예는 서양식 사고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동양적 사유가 근간을 이룬다”며 “예컨대 도(道), 기(氣), 운(韻), 자연, 조화 등은 동양사상의 핵심 명제이자 서예의 생명”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양식, 과학주의, 논리주의 등이 지구촌에 눈부신 성과를 올린 이면에 우리가 겪게 된 물질적, 정신적 폐해를 생각해 볼 때 동양의 ‘자연’을 중심으로 하는 ‘생명정신’이야말로 지구를 살리고 인류의 건강과 안녕을 위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2021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조직위원회 측은 “이번 비엔날레는 동양예술의 중심에 있는 서예정신, 즉 ‘자연정신’을 활성화하고 ‘전통과 역사’를 계승 발전시키며 서예의 미래를 제시하는 ‘세계 서예인의 축제’이자 더 나아가 동양 정신문화의 축제”라고 밝혔다.

권혁일 기자 moragoheyaji@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