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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재명, 호남서 '집토끼 잡기' 사활… 윤석열, 세종서 '충청 대망론' 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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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3박4일 매타버스 일정 강행군

“호남은 텃밭 아닌 민주당의 죽비”

가는 곳마다 즉석 연설 지지 호소

선대위원장에 18세 고교생 발탁

김포공항 등 활용 주택공급 검토

尹, 중원서 외연 넓히기 주력

29일 세종 시작 2박3일 충청행

‘신중부권 시대 도약’ 표심 잡기

선대위 사실상 김병준 원톱체제

딸 특혜채용 논란 김성태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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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 때 이후로 이렇게 사람이 많이 몰린 건 처음이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여권의 심장’인 호남에서 가는 곳마다 ‘구름 인파’를 몰고 다니며 텃밭의 확고한 지지세를 재확인했다. 이 후보는 “호남이 없으면 민주당이 없다”,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와 개혁은 호남에 빚을 지고 있다”며 집토끼 잡기에 사활을 걸었다.

이 후보는 28일 호남 지역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심버스) 순회 3일 차를 맞아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현장에서 수습과 구호활동을 했던 광주 남구 양림교회에서 예배를 본 뒤 광산구 송정 5일 시장 등을 찾았다. 가는 곳마다 전통시장에서 즉석연설로 지지를 호소한 이 후보는 이날도 시장 연단에 올랐다. 그는 지난 23일 세상을 떠난 5·18 유공자 이광영씨 사연을 언급하며 “나라를 위해서 목숨을 바친 독립투사들도, 이 나라 민주주의를 위해서 온몸을 던진 사람들도 여전히 대우받지 못하고 어려움 속에서 허덕이고 있다”며 “정의가 넘쳐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직 회복되지 않은 ‘광주의 상처’를 보듬고 국가 폭력에 대한 공소시효를 폐지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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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위 ‘젊은 쇄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왼쪽 두 번째)가 28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두 손을 높이 들고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광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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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의 방문 소식에 시장 일대는 몰려든 지지자들로 발 디딜 틈도 없이 북새통을 이뤘다. 일부 시민이 이 후보의 ‘욕설 논란’을 언급하며 마찰을 빚었으나 절대 다수 지지자가 “그래 봤자 호남은 이재명이다”라며 이 후보에게 힘을 실었다. 이 후보는 지지자들과 일일이 사진을 찍고 사인을 하는 등 스킨십도 이어갔다.

이 후보는 오후엔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 대전환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민주당의 실책을 반성하는 동시에 윤 후보에 대한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철저하게 민생중심 정당으로 거듭나야 했는데 부족했다”며 “무엇보다 부동산 투기를 막지 못하고 공직 개혁 부진으로 정책 신뢰를 얻지 못했다”고 낮은 자세를 취했다. 그러면서 “호남은 민주당의 ‘텃밭’이 아니라 민주당의 ‘죽비’이고 ‘회초리’”라며 지속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윤 후보를 겨냥해선 “철학도, 역사 인식도, 준비도 없는 그런 사람에게 나라와 국민의 운명을 맡길 수 없다”며 “광주 학살의 주범 전두환을 찬양하고, 국민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은 대한민국을 끌어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날 출범식에서 2030세대는 물론 광주여고 3학년 남진희양 등 10명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하는 파격 인선을 단행했다. 이 후보가 강조하는 ‘젊은 쇄신’을 그대로 반영한 발탁으로 분석된다. 이 후보는 남 위원장과 나란히 서서 “만 18세의 여고생이고, 광주고 학생의회 의장을 역임했다”며 “청소년의 정치적 기본권 확장을 위해 애써 온 청소년 활동가”라고 소개했다. 남 위원장은 내년 3월 대선에서 생애 첫 투표권을 행사할 예정이다.

이 후보는 앞서 광양과 여수, 신안 등을 찾아 ‘기본소득’과 ‘닥터헬기’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대선을 꼭 100일 앞둔 29일 3박4일간의 호남권 매타버스 일정을 마무리한다.

한편 민주당은 김포공항 등 수도권 각종 공항과 도로·대학 부지를 이용한 주택 공급 대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대위 내에선 경인선 지하화와 함께 서울대 농생명과학대학, 용산 등도 아이디어 차원에서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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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본부 출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왼쪽)가 28일 서울 여의도 정치카페 하우스에서 열린 ‘대선 D-100, 내일을 생각하는 청년위원회 및 청년본부 출범식’에서 참석자 발언을 들으며 박수를 치고 있다. 국민의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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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세종서 ‘충청 대망론’ 점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선거대책위원회 정비 이후 첫 지역 행보로 역대 대선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권을 29일 방문한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빠진 가운데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원톱’ 체제로 선대위를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다.

국민의힘 선대위는 28일 윤 후보의 충청 방문과 관련해 “대선 D-100일 시점에 기획한 이번 지역 일정의 의미는 ‘균형과 미래’”라며 “과거 동남권 산업 발전과 오늘의 수도권 과밀을 극복하는, 신중부권 시대로의 도약에 대한 윤 후보의 의지를 보여드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 국토의 중심축이자 행정의 중심지인 충청은 대한민국의 균형 성장과 조화로운 발전의 핵심 거점”이라며 “윤 후보는 신성장 동력 발굴과 첨단 과학기술 개발의 메카라고 할 수 있는 충청권에서 탄소중립과 같은 혁신 과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29일 세종과 대전을 시작으로 2박3일간 충북, 충남 지역을 차례로 찾을 예정이다. 부친의 고향이 충남 공주인 윤 후보는 한때 ‘충청대망론’ 주자로 주목받았다. 선대위 출범 이후 첫 지역 행보로 중원 민심을 선점해 승기를 잡으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당 안팎에선 김 전 위원장이 선대위 합류를 거부하며 비토한 것으로 알려진 김 상임선대위원장이 세종시당협위원장이었던 만큼 김 상임선대위원장을 지지해주는 행보라는 해석도 나왔다.

김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 원톱이 된 것으로 이해하면 되느냐’는 질문에 “원톱이다, 중심체제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굳이 얘기드리지 않겠다. (언론이) 판단해주시면 된다”며 즉답을 피했다. 윤 후보도 “원톱이니 투톱이니 하는 말 자체가 민주적 선거운동 방식과 안 맞다”고 말했다. 당초 총괄선대위원장 원톱 자리로 합류가 점쳐졌던 김 전 위원장 영입 가능성에 선을 그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다만 선대위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김종인 총괄 위원장님의 방은 당사 6층에 비어있는 채로 있다”며 “모시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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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청년작가 특별전 '마스커레이드 전'을 관람하고 있다. 윤석열 캠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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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위원장의 합류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중도 성향 외부인사 영입에도 진통을 겪고 있다.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이 유력하게 거론됐던 권경애 변호사 합류는 불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권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김 전 위원장 합류가 무산된 것에 대해 “‘김종인 상왕설’을 퍼뜨린 세력이 결국 승리했다”며 거세게 비판했다. 권 변호사와 함께 ‘조국 흑서’를 쓴 김경율 회계사도 공동선대위원장직 제안에 간접적으로 거절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위원장 합류를 위해 노력해온 이준석 대표는 최근 제기된 ‘당 대표 패싱’ 논란에 “가당치 않다”며 “선대위는 김병준 위원장을 ‘원톱’으로 놓고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정치카페 하우스에서 후보 직속 ‘내일을 생각하는 청년위원회’ 출범식을 갖고 “윤석열정부에서 청년은 정책 수혜자를 넘어 국정 파트너이자 정책 기획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년위원장은 윤 후보가 직접 맡는다. 김일성종합대 출신 탈북 청년 김금혁씨도 위원에 이름을 올렸다. 선대위 내에 청년본부도 신설된다.

한편 선대위 직능총괄본부장으로 인선됐던 김성태 전 의원은 전날 딸의 ‘KT 특혜 채용’ 논란 끝에 자진 사퇴했다. 윤 후보는 “국민이 바라보는 시각에서 결단한 것”이라며 “그 뜻에 참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배민영 기자, 광주·여수=이동수·김현우 기자, 곽은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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