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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韓 의료기기, 국제 품질관리 기준 따르게 도왔더니…글로벌 투자자까지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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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김광수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 원장/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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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의료 스타트업 메디픽셀은 올 한해 국⋅내외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약 10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메디픽셀은 AI로 심혈관 조영 영상을 분석해 혈관이 협착된 위치와 병변(病變)을 알려주는 솔루션을 개발한 기업인데, 올해 받은 투자 중에는 글로벌 의료기기 업체로부터 받은 35억원의 전략적 투자도 있었다.

이 업체는 자사 솔루션에 병변기준이나 협착률 등을 사용자 요구에 맞게 바꿀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해 투자자들로부터 높은 평가(99.7%)를 받았다. 그런데 이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추진한 ‘최신 의료기기 품질관리 국제기준 도입을 위한 기술지원사업(이하 의료기기 품질관리 지원사업)’의 도움이 컸다고 한다.

◇ 온·오프라인 국내 제조업체 맞춤형 기술지원

의료기기 품질관리 지원사업은 국내 의료기기 업체들이 최신 품질관리 국제 기준 (ISO13485:2016)을 도입할 수 있도록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등이 돕기 위해 마련한 정부 사업이다.

메디픽셀은 지원을 받는 과정에서 사용적합성 평가를 받았고, 그 결과 자사의 솔루션에서 개선해야 할 점을 찾아 냈다고 한다. 이 사례는 지원사업의 ‘사용적합성평가 가이드라인’ 에도 반영됐다.

매디픽셀은 개선 작업을 거쳐 제품허가와 품질관리 수준을 인정받아 투자 유치에 성공할 수 있었고, 올해 국내 판매를 위한 의료기기 인증도 받았다. 이 업체는 현재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시장 판매를 위한 절차도 진행 중이라고 한다. 메디픽셀의 사례는 정부 당국이 의료기기 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해 추진한 ‘품질관리 지원사업’이 낸 대표적 성과로 꼽힌다.

코로나19 사태로 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을 두고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은 내수시장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국내 의료기기 업체에게 수출은 성장을 위한 필요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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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교육사진/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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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의료기기는 사람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각국의 규제가 많다. 이런 규제는 각국 상황에 따라 달라서, 수출을 하려는 업체는 이런 관리 규정을 잘 알아야 한다.유럽, 캐나다는 지난 2016년 ‘의료기기 품질관리(GMP) 국제기준(ISO13485:2016)을 마련하고, 2019년 3월에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한국은 2019년 7월 GMP 기준을 반영해 2020년 7월부터 전면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의료기기 품질관리 국제 요구 기준을 업계에 정착시키기 위해 작년부터 약 15억 3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들여 ‘의료기기 품질관리 지원사업’을 추진했다. 올해는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가 주관기관으로서울대학교병원, 한국스마트헬스케어협회, 연세대학교 의료기기산업학과이 컨소시움을 구성해 사업을 진행했다.

◇ 국제기준 온라인 교육에 오프라인 지도 병행

이 사업으로 국내 의료기기 제조업체를 위한 GMP국제 기준을 교육하는 것은 물론, 150개 업체에게 맞춤형 기술지도 및 GMP내 사용적합성 평가 수행, 관련 가이드라인 2종을 만들었다.

최신 GMP 기준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마련된 ‘GMP 국제기준 교육’은 의료기기 제조업체 GMP 실무자를 대상으로 매월 한 번씩 강의를 진행했고, 모두 300명이 강의를 들었다. 전문성 높은 강사진으로 온라인 커리큘럼을 짜고, 코로나19 사태로 대면 교육은 최소화하는 대신 참석자들이 강연자에게 실시간 댓글로 질의응답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전국 의료기기 제조업체 150개사를 선정한 후, 최신 GMP 기준에 맞춰 문서검토, 문서화 지원, 제조시설 및 공정에 대한 점검지원, 예시제공 등 기업맞춤형 기술지도를 통해 2년동안 약 52개 업체를 지원했다.

컨소시움은 올해 기존(ISO13485:2003)의 GMP를 보유한 업체 외에 의료기기 제조 및 업허가를 새로 받고자하는 신규 업체까지 지원 범위를 확대했다. 이런 활동은 국내 의료기기 업체들이 GMP에 대한 최신 기준을 빠르게 적용할 수 있도록 시너지를 냈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 사용적합성평가 가이드라인 개발 2종

또 ‘사용적합성’ 평가를 통해 업체가 개발하는 의료기기의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했다. 사용적합성은 제품을 사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사용 오류 등의 위험을 줄이고 사용자가 의료기기를 정확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디자인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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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원장의 기업 방문 사진/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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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튼이나 화면, 사용설명서 등이 사용적합성 평가 대상인데, 메디픽셀은 이런 평가 작업을 통해 기능을 개선했다. 의료기기 제조업체는 품질관리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사용적합성평가는 중요한 요인이다.

컨소시움은 식약처가 올해 1월부터 6개월 단위로 등급별로 품질문서 내에 사용적합성을 요구한 데 따라, 관련 국제기준(IEC62366-1) 해설, GMP 내 적용 방법, 사례 등이 담긴 가이드라인 2종(로봇보조정형용운동장치, 조직수복용생체재료)을 발간했고, 올해는 의료용레이저조사기, 심혈관영상분석소프트웨어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추가로 제정할 예정이다.

김광수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 원장은 “지원기관별 맞춤형 지원을 통해 의료기기 산업계의 애로사항 등을 청취함에 따라 업무에 반영하여 적극적인 대응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본 사업을 통해 개발된 사용적합성 가이드라인의 효과성과 국내 의료기기 산업의 국제적 품질관리 수준에 따른 더 높은 성장을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김명지 기자(mae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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