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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 “에베레스트는 포기했지만, 필드는 반드시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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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후 美 매체와 첫 인터뷰

“풀타임 투어 출전은 어려워…

불행한 현실이지만 받아들인다”

“사고 후 다리절단할 뻔”

우즈재단 대회 2일 개막

첫 공식석상 등장할 듯

헤럴드경제

타이거 우즈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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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황제’는 뚜벅뚜벅 ‘걸어서’ 들어왔다. 미국 플로리다 자택의 실내 골프연습장에 자신의 애견을 앞세우고 천천히, 그러나 목발없이 자연스럽게 걸어왔다. 그리곤 미리 설치된 줌 인터뷰 카메라를 향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헤이(Hey)~”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6·미국)가 9개월 만에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우즈는 지난 2월 자동차 전복사고 후 처음으로 현지 매체와 인터뷰를 갖고 현재 자신의 몸상태와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는 29일(현지시간) 우즈와 30분간 인터뷰한 영상을 공개하며 우즈가 사고 후 보낸 고통스러웠던 시간, 앞으로의 복귀 계획 등을 털어놓았다고 전했다.

희소식은 우즈가 필드 복귀에 대한 강한 신념과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것, 아쉬운 건 이제 한 시즌을 모두 소화하는 우즈를 더이상은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우즈는 “에베레스트 산을 오를 정도의 몸은 안되지만 필드는 복귀할 수 있다”며 “다만 다시 등반하기 어려운 것만큼 (투어) 정상에 오르는 것은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최고의 선수들과 경쟁하지 않고도 훌륭한 삶을 살 수 있다”고 했다.

우즈는 풀타임 대신 1년에 몇 개 대회를 선택해서 출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우즈는 “필드에 복귀해도 풀타임은 못 뛴다. 벤 호건이 그랬듯이 1년에 몇몇 대회를 골라 출전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 불행한 현실이지만, 그게 내 현실이다. 이해하고 받아들인다”고 했다. 투어 통산 64승을 거둔 벤 호건은 1949년 교통사고로 갈비뼈와 골반, 발목이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지만 불굴의 의지로 재활에 성공, 이듬해 US오픈서 우승하는 드라마를 만들었다.

우즈는 사고 직후 다리를 잘라낼 뻔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당시 사고로 오른쪽 다리뼈가 산산조각이 났던 그는 “(다리 절단 가능성이) 50대50이었다. 한 쪽 다리로 병원에서 나올 뻔했다”면서 “내 손이 남아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병원 침대에 누워 여자친구(에리카 허먼)와 매니저(롭 맥나마라)에게 아무거나 던져보라고 하기도 했다”며 절망스러웠던 순간을 떠올렸다.

헤럴드경제

타이거 우즈가 2019년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후 포효하는 모습. 우즈는 2017년 고질적인 허리부상에 시달리며 "더 이상 선수생활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고백했지만, 이날 우승으로 2008년 US오픈 후 11년만에 15번째 메이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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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얼 우즈에게서 배운 강인한 정신력이 끔찍한 사고와 힘겨운 재활을 이겨내는 원동력이 됐다고도 했다. 그는 “특수부대에서 배운 아버지의 가르침이 도움이 됐다. 아무리 긴 고통이라도 잘라서 견디라는 게 아버지의 방식이었다. 9개월 동안은 지옥이지만, 두세 시간은 견딜 수 있다. 두세 시간 견디는 걸 반복하면 몇 주가 되고, 몇 달이 된다. 그게 쌓여서 여기 이 방에 이렇게 걸어 들어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우즈는 퇴원 후 집에 와서도 석달 간 병원형 침대에 누워 있어야 했고 이후 휠체어와 목발로 옮겨가면서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거쳤다. 퍼트 연습이 허락되자마자 메이저 14승을 만든 스코티카메론 뉴포트2 퍼터 길이부터 늘였다. 예전처럼 허리를 굽히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얼마 뒤엔 아들 찰리와 칩샷 내기를 하면서 조금씩 스윙 크기를 키웠고 지난 22일 SNS에 처음 올린 영상처럼 짧은 아이언 풀스윙도 할 수 있게 됐다.

우즈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중간도 못 왔다. 다리 근육과 신경을 더 발달시켜야 한다”면서도 “지금도 체육관에 들어서면 엔도르핀이 솟는다. 내가 수많은 우승을 거둘 수 있었던 힘이었다. 적극적이지만 도를 넘지 않는 속도로, 인내심을 갖고 앞으로 나아가려 한다”고 말했다.

우즈는 오는 2일 바하마 올버니 골프 클럽에서 개막하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이벤트 대회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 참석할 예정이다. 사고 후 첫 공식석상 등장이다. 우즈 재단이 주최하는 대회로, 우즈는 매년 이 대회에 출전해왔다. 일각에선 우즈가 프로암에 나설지도 모른다는 기대도 했지만, 이날 인터뷰로 우즈의 필드 복귀는 좀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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