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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니다” 했다가 툭하면 “안한다”… 정책·발언 바꾸는 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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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은 “실용주의”… 유권자들은 혼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주요 공약을 잇달아 철회하거나 말을 바꾸고 있다. 이 후보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 주장을 철회한 데 이어, 이번엔 기본소득 재원으로 쓴다며 도입을 거론한 국토보유세도 “국민 반대”를 이유로 들며 철회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해 이 후보는 “허송세월하고 논쟁에 빠지기보다는 당장 국민의 삶을 한 개라도 개선하겠다”며 ‘실용주의’를 강조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전형적인 이중 플레이로 지킬과 하이드”라고 했다. 비판을 피하기 위한 변신일 뿐, 근본적 정책 기조 변화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30일 “우리는 과거가 아닌 미래로 가야 한다”며 “앞으로 경제성장을 추구하는 데 핵심은 미래 산업”이라고 말했다. 대선 경선 초기 기본소득을 주장하며 분배를 강조했던 것과는 다른 기조다. 그는 전날엔 방송에 출연해 기본소득 재원 마련을 위한 국토보유세 공약과 관련해 “90% 이상의 국민은 내는 것보다 받는 게 많다”면서도 “국민이 반대한다면 안 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지난 15일엔 페이스북에 “토지 보유 상위 10%에 못 들면서 손해 볼까 봐 기본소득토지세(국토보유세)를 반대하는 것은 악성 언론과 부패 정치 세력에 놀아나는 바보짓”이라고 했었다. 그는 과거 자신이 “친일 매국 세력의 아버지”라고 불렀던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이승만 정권의 최대 성과는 농지 개혁”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지난 18일에도 “아쉽지만 각자의 주장으로 다툴 여유가 없다”며 전 국민 재난지원금 공약을 철회했다. 그 전날만 해도 여당 원내대표가 재난지원금에 난색을 보인 정부를 향해 “국정조사를 하겠다”며 압박했었다. 이 후보는 지난 29일 광주(光州) 조선대 간담회에서 “차별금지법이 필요하고, 입법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 8일 한국교회총연합을 방문해서는 “차별금지법에 대한 교계(敎界) 주장을 잘 알고 있다. 이 일은 긴급한 사안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 후보의 이 같은 ‘변신’은 대선을 90여 일 앞둔 상황에서 ‘독주 이미지’를 벗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그동안 ‘이재명은 합니다’란 슬로건을 앞세웠다. 하지만 추진력을 강조하기 위한 이런 캠페인이 독선으로 비치면서 청년·여성층 지지 확보를 어렵게 한다는 평가도 있었다. 이 후보는 ‘명심 캠프’ 행사 등에선 음주 운전 전력, 형수 욕설 등을 암시하는 댓글을 골라 읽으며 “제가 잘못한 것”이라고 사과했다.

그러나 이 후보의 이런 언행이 민주당의 정책 기조 변화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이 후보는 전날 국토보유세 포기 가능성을 밝히면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소상공인 손실 보상 50조원’ 공약을 “받겠다”며 “당장 하자”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 박완주 정책위의장은 이날 “(지금 당장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 후보는 집값을 잡기 위해 보유세 강화를 주장해왔지만, 박 의장은 “한시적 양도세 완화도 검토 대상”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지난 18일 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해 “제가 특검을 강력히 요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이 법사위에 특검법을 빼고 다른 법만 상정하자고 하고 있다”며 “전형적인 이중 플레이로 국민을 속이는 지킬과 하이드”라고 했다. 국민의힘 김은혜 선대위 대변인도 “‘이재명은 합니다’가 사실은 ‘이재명은 철회합니다’냐”고 했다.

[조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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