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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英, 메타에 '기피' 매각 명령.."시장경쟁 제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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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미국 캘리포니아 주 멘로파크에 위치한 메타 본사. EPA/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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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가 메타(옛 페이스북)에 '기피'(Giphy)를 매각하라고 명령했다. 메타는 이른바 '움짤' 공유 플랫폼인 기피를 인수해 인스타그램에 통합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의 최고 경쟁규제기관인 경쟁시장청(CMA)은 메타의 기피 인수가 소셜미디어 플랫폼과 영국 광고주 간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면서 기피를 매각하라고 지시했다.

CMA는 지난해 5월 메타가 기피를 3억1500만달러(약 3730억원)에 사들인다고 발표한 이래 해당 거래를 조사해 왔다. 이에 대한 최종 판단이 이날 나온 것이다. CMA는 이번 인수가 디스플레이 광고 시장에서 잠재적 경쟁자인 기피를 제거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CMA는 다수 이해관계자와 논의를 거치고 대안 평가까지 진행해본 결과, 경쟁 제한에 관한 우려는 메타가 기피를 매각하는 방식으로만 해소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또 기피 인수는 이미 시장 내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가진 메타에 더 큰 힘을 실어줄 뿐더러 메타 사이트 접속량만 늘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국의 소셜미디어 이용자는 사용시간 73%를 메타에서 보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메타의 주요 경쟁사인 트위터와 바이트댄스, 틱톡 등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들 경쟁사는 기피에서 생산된 GIF를 활용하는데 인수 이후 메타가 기피로의 접근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기피는 2013년 설립된 짧은 동영상 공유 플랫폼이다. 소리 없이 반복되는 짧은 GIF 파일을 검색하고 공유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움짤(움직이는 짤림방지) 플랫폼으로 알려져 있다.

메타는 성명을 내고 “이번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항소를 포함해 모든 선택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기피를 독립적으로 운영하라는 규제당국 요청에 순응해 왔다”면서 “기피와 소비자는 메타 플랫폼이 제공하는 인프라와 리소스를 활용할 경우 더욱 발전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앞서 CMA는 지난해 4월 시장경쟁 제한 우려를 근거로 여행 예약 플랫폼 '세이버'(Sabre)가 경쟁사 '페어로직스'(Farelogix)를 인수하지 못하도록 명령하기도 했다. CMA는 이 같은 인수가 해당 분야 혁신을 저해하고 고객에게는 더 높은 비용을 초래한다고 봤다.

오다인기자 ohda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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