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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70년대생의 설움 | 희비 엇갈리는 해외의 1970년대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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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미국 X세대는 정치, 경제계 곳곳에서 활약한다.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괴짜 천재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1971년생 X세대다.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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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세대라 불리며 한 시대를 풍미한 한국 1970년대생. 해외 각국의 1970년대생은 어떨까.

1970년대생 약진이 가장 두드러지는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은 1970년대생 세대를 ‘70 후’라는 뜻으로 ‘치링허우’라 부른다. 치링허우는 현재 중국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감을 뽐내는 세대다. 1960년대생 ‘류링허우’에 비해 활동력이 높고 1980년대 이후 세대인 ‘바링허우’ ‘주링허우’에 비해 경제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실상 중국 사회의 핵심 세대다. 특히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이후 정치권을 중심으로 이들 영향력이 더 커졌다. 1953년생인 시 주석이 장기 집권의 뜻을 내비치며 차기 권력을 물려받을 것으로 예측됐던 류링허우가 후계자에서 밀려났기 때문이다. 시 주석의 차기 후계자가 치링허우세대에서 나올 가능성이 커지며 중국 정계 중심으로 떠올랐다. 현재 중국 전역에 있는 1970년대생 부부장급(차관급) 이상 간부만 31명에 달한다.

‘원조 X세대’인 미국 1970년대생 약진도 두드러진다. 기성세대와 달리 톡톡 튀는 세대라는 뜻에서 붙여진 ‘X세대’라는 명칭은 본래 미국에서 시작됐다. 국내 X세대와 다른 점은 보다 자유로운 환경에서 자랐다는 점이다. 미국 X세대는 부모가 모두 맞벌이를 하거나 한부모 가정에서 자란 경우가 많다. 1970년대부터 많은 여성이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이혼율이 늘어난 결과다. 학교를 마치면 아무도 없는 빈집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열쇠 아동’이라고도 불렸다. 이 때문에 비교적 가부장적인 환경에서 자란 국내 X세대와는 차이가 난다.

현재 이들 원조 ‘X세대’는 미국 정계·경제·문화 분야 곳곳에서 활약을 펼친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X세대’는 백악관 실세로 자리 잡았다. 현재 바이든 대통령의 복심이라 불리는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1976년생), 브라이언 디스 국가경제위원장(1978년생),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 대표(1974년생) 모두 X세대다. 경제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들 면면 역시 화려하다. 괴짜 사업가로 불리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1971년생)를 포함 구글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1973년생)와 세르게이 브린(1973년생),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1972년생) 등이 포진해 있다.

모든 나라의 1970년대생이 잘나가는 것은 아니다. 일본의 경우 1970년대생을 부르는 별칭이 ‘로스제네’다. ‘로스트 제너레이션’의 줄임말로 ‘잃어버린 세대’라는 뜻이다. 사회·경제 활동에 참여조차 못하는 이들을 두고 ‘열외 세대’라고 부르기도 한다. ‘로스제네’라 불리는 이들 세대 규모는 약 2000만명이다. 이 중 500만명이 비정규직으로 추산된다. 1990년대 초 버블 붕괴 후 닥쳐온 취직 빙하기(1994~2005년)를 맞아 이 세대의 상당수가 정규직을 얻지 못하며 경제 최약자층으로 떨어졌다. 시간제 아르바이트로 연명하는 프리터, 일용 파견 노동자, 월 수백 시간의 수당 없는 노동을 강요당하는 ‘무늬만 관리직’들이 로스제네에 속한다. 이들은 국민연금이나 건강보험 등 사회복지제도의 틀에서 벗어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의 평균 생애 임금이 정규직의 20%에 불과하다는 통계도 있다.

[반진욱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36호 (2021.12.01~2021.12.0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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