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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폐쇄 앞둔 MLB…FA시장은 요동치는데, 노사는 줄다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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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단체협약, 2일 종료…협의 못 하면 직장폐쇄

폐쇄 앞두고 쏟아지는 FA 계약

연합뉴스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왼쪽)와 토니 클라크 선수노조 사무총장
[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최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는 하루에 연평균 2천만 달러 이상의 초대형 계약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달 29일(한국시간) 내야수 마커스 시미언은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 1억7천500만 달러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었고, 우완 투수 케빈 가우스먼은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5년 1억1천만 달러에 도장을 찍었다.

30일엔 코리 시거(텍사스·10년 3억2천500만 달러), 맥스 셔저(뉴욕 메츠·3년 1억3천만 달러), 로비 레이(시애틀 매리너스·5년 1억1천500만 달러)의 계약 소식이 들렸다.

12월 1일에도 대형 계약이 체결됐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는 FA 유격수 하비에르 바에스와 6년 1억4천만 달러에 계약했다.

FA 시장이 열리기 전 MLB닷컴이 발표했던 FA 순위 톱10 중 남아있는 선수는 카를로스 코레아, 크리스 브라이언트, 트레버 스토리, 프레디 프리먼 등 4명뿐이다.

FA 계약이 속전속결로 체결되는 이유가 있다.

현재 MLB는 직장폐쇄(Lockout)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2016년 구단과 선수노조가 체결한 단체협약(collective bargaining agreement·CBA)은 현지시간 1일 오후 11시 59분에 종료하는데, 이때까지 새로운 CBA를 체결하지 못하면 구단들은 직장폐쇄 조처에 들어가게 된다.

직장폐쇄 조처가 발동되면 FA 협상 등 MLB의 모든 행정 업무는 중단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선수들은 이 기간 구단 시설을 이용하는 것이 금지된다.

직장폐쇄 기간이 길어지면 윈터 미팅 등 각종 행사도 무기한 연기되거나 취소된다.

문제는 더 커질 수 있다. 직장폐쇄가 1월까지 이어지면 스프링캠프 일정은 물론 정규시즌 일정도 미뤄질 수 있다.

구단, 선수들이 직장폐쇄 발동 전 빠르게 FA 계약을 마무리하는 배경이다.

MLB에서 구단주 주도의 직장폐쇄 조처가 이뤄진 건 1973년과 1976년, 1990년 등 3차례다.

1970년대 두 차례 직장폐쇄는 정규시즌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그러나 1990년 직장폐쇄는 스프링캠프 기간 축소와 개막 일정 연기로 이어졌다.

MLB 노사는 현재 미국 텍사스주 어빙에서 만나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쟁점은 돈 문제다. 양 측은 서로의 이익을 위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현재 FA 자격은 MLB에서 6년을 뛰면 취득할 수 있다. 구단은 FA 자격 요건을 MLB 활동 연수과 관계없이 연령으로 정하자고 버티고 있다.

29세 6개월의 나이가 되면 FA를 취득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반면 선수노조는 취득 요건 완화를 주장하고 있다.

MLB 풀타임 출전에 관한 기준 또한 쟁점이다.

현재 MLB 1년의 서비스 타임을 채우기 위해선 정규시즌 187일 중 172일 동안 현역 로스터 혹은 부상자 명단에 포함돼야 한다.

선수노조는 구단들이 선수의 서비스 타임을 줄이기 위해 유망주들의 소집 시기를 2주가량 늦추는 꼼수를 쓰고 있다고 주장한다.

신인드래프트 방식을 둘러싸고도 양측의 입장은 첨예하다.

현재 MLB 신인드래프트는 전년도 성적 역순으로 선수를 지명하는데, 이로 인해 구단들은 FA시장에서 전력보강을 하는 대신 일부러 경기에서 지는 '탱킹 전략'을 쓰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선수노조는 구단들이 탱킹 전략을 쓰면 FA시장에서 지갑을 열지 않고, 이는 선수들의 몸값 상승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이 때문에 신인드래프트 방법을 로터리 방식으로 바꿔서 각 팀이 선수 영입으로 전력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신인드래프트 지명 순서가 전년도 성적 역순이 아닌 추첨 배분으로 이뤄진다면 각 구단은 탱킹을 하지 않고 전력 강화에 더 투자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 밖에도 양측이 줄다리기하는 사안은 산적해 있다.

현지 매체들은 단체협약 종료 기일까지 양측이 합의할 가능성이 작다고 보도하고 있다.

MLB 직장폐쇄 분위기는 FA 김광현(33)에게도 악재다.

예상대로 12월 2일 MLB의 문이 닫힌다면, 김광현은 소속 팀 없이 손 놓고 기다릴 수밖에 없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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