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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이상청’ 속 문체부 장관 김성령 "30년 연기 내공 이정은에 담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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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주연 열연

조윤선, 나경원 스타일 참고

실제 여성 정치인들 옷가게에서 의상 제작

트위터, 댓글 봐… 백현진, 버려질까봐 걱정

세계일보

“너, 아웃!”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성폭력피해자를 이용하려는 정책보좌관을 내치는 장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에서 공개된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이상청’)에서 시청자에게 통쾌함을 준 장면이다. 배우 김성령이 OTT 웨이브 오리지널 ‘이상청’에서 부드럽지만 강하고, 따뜻하면서도 단호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정은 역할을 맡아 열연했다. 특유의 하이톤 목소리, 딱 부러지는 딕션으로 어떤 상황에도 굴하지 않는 이정은의 대사들을 찰지게 표현했다.

지난 29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김성령 역시, 가장 자신의 마음에 드는 장면으로 해당 장면을 꼽았다.

그는 “제일 기억나는 장면”이라며 “나중에 시사회 때 다시 봐도 속이 시원하더라”고 했다. 이어 “시청자들이 느꼈는지 모르겠지만, 이정은이 군인이었다는 점을 떠올리면서 군인 느낌을 담아서 연기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성령은 이번 연기를 위해 과거 문체부 장관들이나 여성 정치인 모습을 많이 찾아봤다고 소개했다. 그는 “조윤선 전 장관, 나경원 의원도 찾아보고 이들의 외적인 부분도 참고해서 의상이나 메이크업도 살펴봤다”고 했다. 또 “실제 여성 정치인들이 가는 단골 옷집을 찾아가 디자이너에게 부탁했더니 흔쾌히 의상 제작을 맡아줬다”고 덧붙였다.

국회의원 출신 장관, 대선 잠룡 연기를 해 본 소감에 대해서는 “양쪽에 경호원, 대변인, 보좌관이 다 있으니까 좋긴 하더라”며 웃었다. 이어 극 중 한국관광공사 홍보 동영상을 촬영한 장면을 예로 들며 “이런 (홍보성) 일도 정말 너무 많을 것 같고 예산마련을 위해 마른 수건을 쥐어짜기도 하고, 기재부와 겨뤄야 하고, 모두를 만족시키기도 어렵겠더라. 어떻게 보면 조금 씁쓸하기도 했다”며 “옆에서 정말 잘 도와줘야 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입에 붙지 않는 대사부터 해서 연기적으로는 참 고민이 많았다”면서 “윤성호 감독의 지도에 많이 따르고 배웠다”고 말했다. 정작 윤 감독은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정은 역할은 김성령 배우가 80% 이상 만들어낸 것”이라고 공을 돌렸다. “일찌감치 대중에 공개되고 그 시선을 수십 년 버텨온” 배우 김성령의 내공이 이정은과 닮았기에 자연스럽게 작품 주인공이 만들어졌다는 설명이었다. 극 중 이정은은 ‘80년대 김연아’로 설명되는, 일찌감치 스포츠 스타 반열에 올라 정치인이 된 설정이다.

이에 대해 김성령은 “미스코리아 데뷔 이후 34년, 연기를 시작한 지도 30년이 넘었는데 중간에 한 번도 길게 쉬며 연기를 그만둔 적은 없다”면서 “그런 공무원 같은 성실함이 극 중 이정은 장관 삶과 닮았다고 볼 수 있겠다”고 말했다.

남편 납치범들이 “일억! 일억!”을 외칠 때 이정은이 알아듣지 못하는 장면은 배우 김성령의 애드립이 한몫했다고 한다. 그는 “대본상으로는 다른 말이었지만, ‘이륙? 이륙? 날아가라고요?’ 하며 애드립을 쳤는데 웃겨서 결국 이걸로 들어갔다”며 뒷얘기를 공개했다.

그는 “윤성호 감독과의 인연이 참 희한하다”며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2010)를 찍었을 때도 배우로서 슬럼프에 빠져 있을 때 제안이 와서 새로운 자극, 리프레시를 기대하며 아무 욕심 없이 참여했는데, 이번에도 코로나19에 몸도 예전 같지 않고 마음도 낮게 떨어져 있을 때 윤성호 감독 연락이 왔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딱 그때 기억이 나면서 이번 작품 역시 또한번 신선한 자극이 되지 않을까 하고 참여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반응이 좋아 감사하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온라인상에서 작품에 대한 좋은 반응을 찾아보는 재미로 산다는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반응으로 “오징어 게임보다 재밌다, 올해 최고의 드라마다, 시즌5까지 가야 한다는 댓글들을 기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극 중 이정은 장관은 정의로운 주인공인 듯하지만 그렇게 단순한 인물도 아니다. 시즌2를 염두에 둔 포석처럼, 다 설명되지 않는 부분을 남겨놓는다. 이정은은 체육계 성폭력피해자를 위해 나서는 인물이지만 ‘체수처’ 설치를 호소하는 즉흥 연설에서는 약간의 거짓말을 하는 것으로 보이고, 남편 김성남에 대한 진심도 모호해 궁금증을 자아낸다.

김성령은 “남편이 납치됐는데 반려견 스텔라가 무사한지 묻거나, 남편이 구출돼서 반가운척하는데 그것도 어찌 됐건 국민을 속이는 장면”이라며 “이정은은 남편을 사랑하는 것인지 아닌지, 헷갈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정은은 착한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구분 짓기 어려운데, 그게 인간 본모습이기도 하다”며 “극 중 대사로 나오듯, 육식이면서 비건인 척하거나, 비건인 줄 알았지만 결국 육식이었네 싶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마 시즌2로 가게 되면 이정은의 야욕이나 본모습도 더 나오지 않겠나. 청와대로 간다는 제목처럼 청와대에 입성하려면 아마도 차정원(배우 배해선)과 치열하게 싸울 것 같다”고 예상하면서 “남편(배우 백현진)은 자신이 버려질까 벌써 떨고 있다”며 웃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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