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인재 영입 및 운영과 관련해 윤석열 대선 후보측과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힘 대회의실 앞에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대선 후보의 모습이 담긴 당 홍보물이 붙어 있다. 2021.12.1/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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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천안=뉴스1) 이호승 기자,손인해 기자,유새슬 기자 = 국민의힘 대선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및 운영 과정에서 불거진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대선 후보 간 갈등 국면이 좀처럼 출구를 찾지 못한 채 길어지고 있다.

이 대표는 전날(11월30일)에 이어 1일 부산에서 '잠행'을 이어갔고 윤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에게 무리하게 연락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 대표의 '지방 잠행'이 길어지고 윤 후보 역시 일단 관망세를 취하면서 당분간 냉각기가 이어질 공산이 커졌다.

전날부터 공식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당무 거부 중인 이 대표는 전날 오후 부산으로 내려가 당일 저녁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만났다. 그 직전에는 이성권 부산시 정무특보와 저녁식사를 하며 가덕신공항 등 지역 현안을 챙겼다고 한다.

이 특보는 통화에서 "어제 퇴근 무렵 이 대표와 김철근 당대표실 정무실장, 김용태 당 최고위원과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며 "이 대표에게 당 상황 등에 대해 물었으나 일절 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에는 사상구에 소재한 장제원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을 찾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 장 의원은 대표적인 윤석열 후보 측근이다. 이 대표 측은 "격려차 방문했으며, 당원 증감 추이 등 지역 현안과 관련해 당직자들과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이 대표가 당무 복귀를 시사하며 윤 후보의 '행동'을 주문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현재로선 윤 후보는 이 대표 당무 복귀를 위해 직접 나설 뜻은 없어 보인다.

사흘째 충청 지역 일정을 소화 중인 윤 후보는 이날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자세한 이야기는 만나서 들어 봐야 할 것 같다"면서도 "무리하게 연락하는 것보다 (이 대표가) 생각을 정리하고 당무에 복귀하면 연락을 취해보겠다"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윤 후보가 직접 이 대표를 찾아가 '모시는' 그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지만 윤 후보 참모들은 자칫 후보가 '무릎을 꿇는' 식으로 비칠 경우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며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는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민주적 정당 내에서 다양한 의견 차이와 이런 문제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것이며 합의점을 찾아 나가는 것이 민주적 정당 아니겠는가. 일사불란한 명령 체계가 있다면 그게 민주적 정당이라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사태 악화를 경계했다.

윤 후보 측에서는 이 대표의 당무 거부 및 잠행이 길어지자 불만의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윤 후보 측근인 권성동 사무총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의 잠행에 대해 "굉장히 황당하고 곤혹스러운 상황"이라며 "대표께서 왜 그런 결심을 하고 그런 결정을 하셨는지, 그 이유가 뭔지에 대해서도 파악이 안 되고 있다"고 했다.

권 사무총장은 이수정 교수 영입 건이나 충청 지역 일정의 '대표 패싱' 논란 등이 배경으로 거론되는 데 대해서도 '문제가 될 사안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해명하며 "저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불편한 기색을 비쳤다.

권 사무총장은 이번 사태에 대한 윤 후보의 인식을 묻자 "본인은 충청도에 가서 열심히 선거캠페인을 하고 있는데 서울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서 캠페인이 지금 묻히고 있는 그런 상황 아니냐"며 "굉장히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도 했다.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은 이 대표와 윤 후보의 갈등 상황이 한동안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이 대표도 하루 이틀 생각할 시간이 필요할 테니 지켜보겠다"며 "지금 당 대표가 가장 열심히 해야 할 일은 선거에서 이기는 것으로 대표가 선거에 헌신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 대표가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하지만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영입에 대해서는 "선거 끝날 때까지 영입작업을 해야 하나. 그건 아니다. 어느 정도 선이 있고 그 선은 윤 후보가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가 자신을 겨냥해 "전투 실적이 없다"고 한 것에 대해서는 "난 2002년 대선을 승리로 이끈 주인공이다"며 "집권 뒤 한미FTA를 통과시켰는데 어제까지 머리를 맞댔던 지지 세력과의 어마어마한 싸움이었다. 선거에서 이기는 것만이 정치가 아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는 자진사퇴설에 대해 "그런 일 전혀 없다"며 "싫든 좋든 인사안을 존중해 줘야 된다. 그렇지 않으면 윤석열 후보의 권위가 손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가장 소중하게 여겨야 될 것은 후보의 권위와 지위, 지도력"이라며 "후보의 지위를 흔드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yos54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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