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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윤석열·이준석 갈등 속 ‘끈끈한 관계’ 과시하는 이재명·송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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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사진 가운데)가 지난달 28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 대전환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 손잡고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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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송영길 대표가 최근 ‘케미(끈끈한 관계)’를 과시하고 있다. 경쟁 상대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의 갈등이 커지는 상황과 대비된다. 민주당은 윤 후보와 이 대표 갈등에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으면서 자중지란에 따른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이 후보와 송 대표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친밀한 관계를 연출하고 있다. 송 대표가 이 후보를 띄우는 글을 쓰면 이 후보가 화답하는 방식이다. 이 후보는 송 대표가 대선 100일 전인 지난달 29일 올린 “시간이 지나면 발효되는 인간이 있고 반대로 부패되는 인간이 있다. 100일 동안 이 후보가 잘 발효되도록 온 정성을 기울이겠다”는 글을 다음날 공유하며 “참 와닿는다. 국민 여러분께 건강한 영향을 드릴 수 있도록, 시간이 지날수록 더 잘 발효되는 이재명이 되겠다”고 밝혔다.

송 대표가 지난달 27일 “일찍 일어나 이 후보를 역사의 도구로 쓰임 받게 해달라 기도하고 아내가 차려준 아침밥을 먹는다”고 올린 글에 이 후보는 “감사합니다 대표님. 더 열심히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다”는 댓글을 남겼다. 송 대표는 “이재명과 함께 새로운 대한민국 필승”이라고 추가 댓글을 달았다.

이 후보와 송 대표는 대선 경선에서 ‘이심송심’ 논란이 일 정도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두 사람은 당 비주류이며 광역지방자치단체장(경기지사·인천시장)을 지낸 공통점이 있다. 최근 관계를 과시하는 것은 선대위 구성 등을 놓고 갈등을 빚는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의 관계와 달리 안정적이라는 점을 부각하려는 취지로 읽힌다.

‘이재명의 민주당’ 구호를 앞세운 이 후보가 윤 후보처럼 당을 장악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후보와 마찰을 빚는 이 대표와 달리 송 대표는 “민주당이 반성해야 한다”며 적극적으로 발을 맞추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1일 기자와 통화에서 “모두가 힘을 합치지 않으면 대선에서 승리하기 어렵다는 절박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당 안팎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앞세우려 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송 대표는 이 후보를 뒷받침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재명 전도사·포교사’를 자처한 송 대표는 “이재명을 공부하자”며 이 후보 서적 읽기를 독려하는 한편, 황운하 민주당 의원의 윤 후보 지지층 비하 발언을 수습하는 등 내부 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다. 이 후보가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일정으로 다녀간 지방을 사후 방문해 당원과 조직 기반을 다지는 것도 송 대표 몫이다.

민주당은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 간 갈등이 심화된 상황에 공식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자중지란 상황에 왈가왈부할 건 아니다”라며 ‘강건너 불구경’ 태도를 보였다. 국민의힘 분열을 활용해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기류도 감지된다. 기동민 의원은 이날 SNS에 “당원과 국민의 선택을 받은 당대표 패싱 논란 같은 게 사당화의 징후”라며 윤 후보를 비판했다. 강병원 최고위원은 SNS에 “이모티콘 올리고 잠수 타는 당대표, 꼰대 가득한 올드보이 선대위, ‘나는 모르겠다’는 윤 후보까지 모두 정치를 코미디로 만든다”고 지적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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