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韓 거쳐간 日 오미크론 감염자...靑 "대대적 방역조정 있을 수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11월 3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외국인들이 버스를 타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5000명을 넘어선 1일,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국내 유입 가능성이 커지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나이지리아를 방문한 인천 40대 부부에게서 변이 의심 사례가 발견된 데 이어 일본에서 처음으로 오미크론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외교관이 인천국제공항을 경유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정부는 역학조사를 통해 밀접접촉자를 찾아내는 한편 남아프리카 8개국 입국 제한 외에 추가 검역 조치를 조만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등 대대적인 방역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40대 부부 25일 확진…30일 확진된 지인에게 오미크론 전파 정황



중앙일보

주요국 오미크론 변이 확산 현황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국내에서 처음 확인된 오미크론 의심 사례는 나이지리아 여행을 다녀온 40대 부부다. 전날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1월 25일 인천에 거주하는 40대 부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부부는 11월 14일~23일 나이지리아에 여행을 다녀왔고 24일 오후 3시 30분 인천공항으로 귀국했다. 확진 부부는 10월 28일 모더나 백신 접종을 완료했으나 돌파감염된 사례다.

이때까지만 해도 오미크론이 세계에 알려지기 전이라 이들 부부는 일반 코로나19 확진자로 분류됐다. 하지만 인천공항에서 자택까지 부부의 차량 이동을 도와준 지인(40대 남성)과 부부의 10대 아들이 11월 30일 확진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질병청은 “추가 확진된 지인에 대한 변이 PCR 검사 결과 오미크론이 의심돼 지표환자를 포함해 전장 유전체 검사를 추가로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다.

당국은 지인의 PCR 분석 결과, 델타에서 음성이 나온 반면 알파ㆍ베타ㆍ감마ㆍ오미크론에 동시에 나타나는 사이트(위치)에서 양성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알파ㆍ베타ㆍ감마ㆍ오미크론에서는 발견되지만, 델타에는 없는 게 ‘N501Y’ 돌연변이 딱 하나”라며 “알파ㆍ베타ㆍ감마 변이로 확인은 되지 않았는데 해당 돌연변이가 검출됐으면 오미크론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변이 PCR 기법으로는 확진 여부는 알 수 있으나, 오미크론인지 아닌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어 3만개 유전자를 전수 검사하는 전장 유전체 분석을 돌리고 있다. 분석에만 하루 정도 시간이 걸려 최종 결과는 이날 오후 8~9시쯤 발표될 예정이다.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 폭증에 오미크론까지 겹치자 정부는 추가 방역강화 대책을 논의 중이다. 전해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2차장(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수도권 지역 사적모임 규모와 식당ㆍ카페 미접종 방문인원 축소, 방역패스 확대 등을 포함하는 추가 방역강화 조치에 대해 이번주 중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도 “오미크론 확진자가 늘어나면 대대적인 방역조치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회의에서 “과거로 후퇴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거리두기를 강화해야한다는 주장을 일축했다. 그러나 오미크론이란 새 변수가 등장하자 입장이 바뀌었다.



같은 항공기 탑승객 45명 중 1명 확진…오미크론 가능성↓



중앙일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는 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외국인들이 입국하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오후 백브리핑에서 이들 4명 외에도 부부와 같은 비행기를 타고 입국한 45명을 전수조사한 결과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오미크론 확진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현재 추가 검사를 진행 중이다. 다만 이 확진자의 경우 차드(아프리카)를 여행하고 온 입국자로 40대 부부와의 좌석 간격을 고려했을 때 접촉 가능성이 작다고 보고 있다. 또 당국은 변이 PCR 검사 시 나이지리아 부부처럼 특이한 경향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아 오미크론을 의심할만한 근거는 아직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방대본은 현재 40대 부부와 관련된 밀접접촉자는 총 9명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부부 좌석 기준 항공기 내 앞·뒤 2열에 앉았던 탑승객 6명과 ▶자택 이동을 도와준 40대 남성 지인 1명 ▶동거가족 2명이다. 이 중 40대 지인 1명과 동거가족 중 1명이 확진된 상태다. 당국은 이 외에 추가 노출자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40대 부부가 연립주택에 살고 있던 점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거주지 내 노출 가능성이 있는 8명을 추가로 검사했다고 밝혔다.



오미크론 의심 확진자 4명 상태 양호…밀접 접촉자 조사 중



다만 10대 아들과 40대 지인의 밀접접촉자 현황은 현재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두 확진자 모두 부부가 확진된 25일 이후 5일 뒤인 30일에 추가 확진된 사례라 그사이 추가 접촉자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당국은 지인과 아들 모두 예방 접종을 받지 않은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지침 상 접종 완료자의 경우 밀접접촉자로 분류돼도 격리 없이 수동 관리 대상이지만 미접종자라면 25일 부부가 확진된 후부터 자가격리를 해야 했던 대상이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10대 아들의 경우 학교에 가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동선은 지자체 역학조사 결과를 살펴봐야 한다”며 “40대 지인에 관해서도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다. 부부를 포함한 확진자 4명은 현재 병상 배정을 위해 자택 격리 중이다.

당국은 오미크론 변이 감염 의심 확진자 4명의 현재 건강 상태는 양호하다고 밝혔다. 박영준 팀장은 “인지 단계부터 오미크론 변이가 기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하고 증상으로 구분할 수 있을 만한 특별한 점은 현재까지 보고된 바 없고 이 사례들도 의심 사례이기는 하지만 특별한 증상이 없다”고 밝혔다. 박 팀장은 “감염 초기에 나타나는 호흡기 증상이나 근육통 이외에 특별하게 나타난 증상은 없다”고 말했다.



일본 1호 확진자, 인천공항 경유



중앙일보

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체 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편, 40대 부부 사례 외에도 ‘일본 1호 오미크론 확진자’인 나미비아 외교관이 인천공항을 경유해 일본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돼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해당 외교관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출발한 비행기에 탑승해 다음 날 오후 인천공항을 거쳐 일본 나리타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 과정에서 외교관이 비행기에서 내려 한 시간가량 인천공항 내 제한구역에 머문 것으로 추정된다.

박영준 팀장은 이 사건과 관련해 “일차적으로 항공기 탑승객을 추적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팀장은 에티오피아에서 인천까지 같은 비행기에 탑승해 국내 입국한 사람은 41명이라고 밝혔다. 입국 후 1일 차에 PCR 검사를 하게 돼 있는데 아직 추가 확진 보고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공항 내 노출 상황은 별도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추가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 “8개국 제한 조치로는 한계…확산 최대한 막아야”



중앙일보

AFP 통신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간) 브라질 식약위생감시국(ANVISA)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온 부부에게서 오미크론 양성 반응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잇따라 관련 사례가 발생하자 방역을 강화해 오미크론의 국내 확산 속도를 최대한 지연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기석 교수는 “사실상 뚫렸다고 봐야 하는데 더는 확산하지 않도록 막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입국자들을 시설 격리하고 오미크론 확진자가 발생한 국가는 입국 금지하는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의 경우 처음 변이가 발생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비롯해 인접국인 보츠와나, 짐바브웨, 나미비아, 레소토, 에스와티니, 모잠비크, 말라위 등 남아프리카 8개국에 대해서만 입국을 제한하고 있다.

김동현 한림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어차피 유럽 등 최소 20개 국가에서 오미크론 확진자가 발견돼 입국 제한 조치는 실효성이 없다”라며 “그보다는 예전처럼 입국자를 열흘 이상 시설 격리하거나 국내에서 오미크론 양성 확진 판정을 받았을 때 무조건 시설 격리하는 등 강화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 당국도 뒤늦게 팔을 걷어붙이는 모양새다. 이날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오미크론 변이 등장과 관련해 해외 입국을 조금 더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외교적 문제가 있어서 외교부와 관련 부처들과 신속하게 논의해 금명간 구체적인 방안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